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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사진

천장사 일요일 법회 - 21.10.10

작성자자작나무|작성시간21.10.10|조회수157 목록 댓글 0

천장사에서는 오늘도 일요법회가 열렸고, 예불의식에 이어 주지스님의 법문이 있었습니다.

 

(강원도 어디쯤으로 산행을 가려다가 오늘 비가 온다고 해서 그만두고, 9시 30 분쯤 집을 나섰는데 그냥 천장암으로 가지네요)

 

오늘은 임태경의 '옷깃'을 들으면서 천장사의 모습을 올려봅니다.

 

'옷깃'의 가사에서 처연한 슬픔이 방울져 내립니다. 인연의 소중함과 죽음을 넘어서는 사랑의 감성이 애뜻하게 다가옵니다. 법정스님의 상좌이신 덕현스님께서 들을 만한 노래라고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인연되어 만났다 인연이 다하면 헤어지는 것, 참 무상합니다. 

지속되는 행복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삶의 본질은 행복이 아니라 고통 슬픔입니다.

이를 극복하는 가르침이 부처님의 말씀입니다.

 

 

 

빗방울 듣는 오늘 천장암의 모습입니다.

 

고요한 법당 앞의 저 단풍나무 아래엔 나무 의자가 있어서, 가만히 앉아 있으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그 옆에는 오랜 세월 견뎌온 돌탑이 지난 시간의 흔적을 간직한 채, 말없이 서 있고요.

 

법회가 끝나고 맛있는 국수로 점심 공양을 한 다음, 언제나처럼 주지스님과 법우님들이 모여 차를 마십니다.

 

오늘 법회에서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와 관련된 법문이 있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의미는 '우주 법계의 모든 것들은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다' 입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삼세 일체의 부처를 알고자 한다면(若人欲了知三世一切佛), 마땅히 법계의 본성을 관하라(應觀法界性).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다(一切唯心造)."

 

그런데,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일체는,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스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일체는 '오온五蘊, 즉 색 수 상 행 식-보고 듣고 맛보고... 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오온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오온은 모두 무상하므로 생겨나고 소멸하는 현상을 지속합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이 오온이 생겨나고 소멸하는 것을 살펴아는 지혜를 얻어, 탐진치를 여의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일어남을 관하면 그것이 결국 소멸함을 알게 됩니다. 이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라고 합니다. 위빠사나도 이런 수행입니다. 대승불교와 초기불교에서 기본적인 가르침이 같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이 다르게 해석됨으로써 문제가 생깁니다.   

 

앞으로는, 일체의 제 법은 마음이 만들어낸다 - 이런 해석은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제가 조금씩 공부한 초기 불교에서도 부처님은 항상 오온을 대상으로 법을 설하셨습니다. 유식에서  마음을 강조하다가 일체유심조가 나온 거라고 합니다.

 

모두는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다.

참 멋지고 깊은 뜻을 함유하는 글귀이긴 합니다. 그렇긴 해도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벗어났다고 합니다.

 

 

단풍나무 아래 의자와 돌탑입니다.

저 돌탑에게도 천 년 이상의 시간동안 온갖 세상 일들이 있었겠지요.

무상, 항상 고정된 실체로 존재하지 않고 변한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담겨 있는 모습의 돌탑입니다.

 

 

 

나무들 중에 노란 빛의 잎새들을 가진 나무가 있습니다.

옆의 나무와 같은 느티나무인데, 봄부터 저렇게 노랗습니다.

 

공양간이 있는 건물의 마당에 상추와 아욱의 새싹이 돋았습니다.

 

 

산비탈에 서 있는 감나무에 붉으스름한 감들이 익어가네요.

 

 

쑥부쟁이.

관음보살상이 있는 절 뒷편에는 쑥부쟁이들이 꽃망울 터뜨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언젠가 속리산 계곡에서 자리를 펴고, 가지고 간 도시락을 먹으며, 사과에 쑥부쟁이를 꽂아놓으니 멋진 분위기를 자아내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저는 저 쑥부쟁이 꽃을 좋아합니다.

 

지난주보다 훨씬 자란 모습이 싱그럽습니다.

 

하루하루 자라는 모습이, 사실은 죽음을 향해서 다가가는 무상함의 모습이라면, 느낌이 달라집니다.

즐거움, 싱그러움, 아름다움 모두 무상합니다.

 

그러나 죽음은 변화하는 현상일 뿐, 끝이 아니라고 합니다.

 

무상한 이 세상의 삶을 살아가는 동안, 좋은 인연으로 선업을 쌓으며 살다가, 마지막 죽음의 순간이 아무리 무섭고 슬프더라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죽음의 순간, 처연한 슬픔의 이면에는 또 다른 작은 인연의 싹이 슬픔을 뚫고 나와 파란 잎을 내밀 거라고 생각해봅니다.

 

토란입니다.

 

 

취나물입니다. 아마 곰취.

 

 

 

 

나무 잘 타는 거사님이 감나무에서 홍시가 된 감을 따왔습니다.

 

 

 

담쟁이 덩굴들도 미리 겨울 준비를 마쳤습니다.

 

돌계집 마음속

겁 밖의 노래라 하리라.

 

무슨 의미 일까요 ?  제 생각에는 '일없다' 이런 의미가 아닐까합니다만....

 

천장사 아랫마을 사시는 보살님댁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늘 처음 천장사에 오신 한 거사님께서 요리에 일가견이 있으신지,

보살님댁에서 돼지호박찌게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주 맛이 좋네요.

참고로, 저 호박은 제가 썰었습니다. 언제나처럼 보조지요....ㅎㅎ

 

 

 

 

 

- 여기 자작나무의 글들은 개인 입장의 천장사 이야기일 뿐, 스님이나 천장사를 대표하지 않음을 알립니다. 단지 가볍게 읽어보는 바람 불면 날리는 단풍잎에 담긴 그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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