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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허스님과 제자들

[스크랩] 수월스님 전기 - 깨닳음을 얻으러 온 스님들 (금오)

작성자천장암|작성시간14.08.22|조회수39 목록 댓글 1
    
    
    ▣  수월스님 전기  ▣ 
    
    
    깨닳음을 얻으러 온 스님들 (금오)
    
    
     
    
    옛날 인도 땅에 
    아주 진실한 수행자 두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둘 도 없이 가까운 사이였다. 
    그들은 어느 날,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와서 
    진리를 가르치신다는 말을 듣고 부처님께서 머물고 계신 
    슈라바스티를 향해 먼 길을 떠났다.
    
    슈라바스티로 가는 길목에는 
    며칠을 걸어야 지날 수 있는 너른 벌판이 있었다.
    나무도 풀도 자라지 않는 사막 같은 벌판이었다.
    불볕 더위 속을 뚫고 두 수행자는 앞으로 앞으로 걸어갔다.
    
    며칠이 지나자 마실 물이 떨어졌다. 
    그들은 더는 걸을 수 없어 그만 주저 앉고 말았다.
    마침 그들이 앉은 자리 곁에 조그마한 물 웅덩이가 있었는데
    그 웅덩이에는 물고기 몇 마리가 겨우 목숨을 연명하며 살고 있었다.
    
    한 수행자가 생각했다. 
    "내가 이 물을 마시면 이 고기들은 죽고 말리라."
    
    다른 수행자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렇지만 내가 이 물을 마시고 부처님을 뵈어 깨닳음을 얻게 되면 
    이 고기들에게도 큰 공덕이 되리라."
    
    그래서 한 수행자는 슈라바스티를 바로 눈앞에 두고 숨을 거두고
    다른 수행자는 그 물을 마신 뒤에 부처님을 뵙고 
    여러 대중들과 함께 부처님의 말씀을 듣게 되었다.
    부처님의 말씀을 들은 수행자는 함께 오지 못한 벗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더없이 맑은 눈으로 이 사실을 아신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 하셨다.
    
    "장한이여, 그렇게 슬퍼하지 마라. 
    그대의 벗은 벌써 하늘 사람이 되어 
    그대보다 앞서 여래의 법문을 듣고 있다."
    
    수월이 나자구의 화엄사에 머무는 동안 
    화엄사는 수월을 만나려고 먼 길을 걸어온 
    조선 스님들의 발길이 끊일 날이 없었다고 한다.
    그때 간도 땅은 비록 많은 조선 사람들이 모여 살고는 있었지만
    길목 곳곳에 마적이나 비적들이 숨어 있어
    가진 것을 몽땅 털리고 목숨마저 잃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게다가 호랑이, 질병, 날씨, 먹을거리, 노잣돈 같은 부담까지 겹쳐
    조선에서 송림산까지 오는 길이란 왠만한 신심이 아니고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참으로 그때 조선에서 송림산으로 가는 길이란
    부처님을 찾아 물없는 벌판을 지나던 저 두 수행자들처럼 
    목숨을 내걸어야 하는 멀고도 험한 길이었다
    
    나자구에 살고 있는 노인들의 말에 따르면 
    그때 수월을 만나려고 금강산이나 서울에서 온 조선 스님들이 
    거의 날마다 줄을 이었다고 한다.
    그들은 무슨 까닭으로 목숨까지 내걸고서 
    그 험한 길을 걸어서 수월을 찾아 왔을까?
    
    이것이야말로 깨닳음을 향한 목마름
    진리를 찾는 수행자들의 뜨거운 구법 열정이라고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이 외로운 가르침의 등불
    이 바람을 거슬러 흐르는 진리의 향기를 찾아온 
    그 많은 스님들에 관한 이야기는 어느 때에 
    어떤 스님들이 왔다 갔는지
    지금은 금오, 효봉, 청담 말고는 거의 전해지지 않는다.
    
    금오는 만공의 선법을 이은 보월의 제자였다. 
    그가 수월을 찾아 길을 떠난 해는 1925년으로 
    수월의 나이 일흔하나, 금오의 나이 서른이던 해였다.
    금오는 원산에서 배를 타고 길을 떠낫다고 한다.
    그러나 그 배를 타고 어디서 내렸으며 어느 길을 따라 
    화엄사로 왔는지는 알 수 없다.
    짐작으로는 두만강 하구에 내려서 훈춘 쪽에서 
    나자구로 갔거나 아니면 수월이 그랬던 것처럼 
    도문에서 황청을 거쳐 화엄사로 갔을 듯하다.
    
    금오는 가깝게 지내던 참선하던 스님과 함께 길을 나섰다고 한다.
    그런데 금오 일행은 간도 땅 어느 마을을 지나다가 
    사람을 죽인 살인자로 오인받아 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그때 같은 방에 아편 밀수범인 조선 동포가 함께 갇혀 있었는데
    그는 하루종일 말없이 앉아서 참선에만 열중하는 금오에게 감동을 받아
    살고 싶으면 탈옥을 하는 길밖에 없다고 귀띔해주었다.
    
    그 무렵 그곳은 경찰력이 무척 약해서 
    살인범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아무나 붙잡고 살인자로 만들면 
    경찰이 할 일은 다 끝났다는 식이었다.
    경찰은 자신들의 수사 실적을 위해서는 
    누구라도 살인자를 잡아들여야 했다.
    금오 일행이 살인자가 아님은 알았지만 주변에 
    아는 사람이 없는 금오 일행이 
    그들에게는 안성맞춤의 제물이엇던 것이다.
    게다가 금오 일행을 풀어주면 그들을 무고하게 가둔 것에 대한 
    책임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었다.
    
    이런 사정을 자세히 일러준 아편 밀수범은 돈을 써서 곧 풀려나갔다.
    그는 감옥에서 나갈때 탈출하면 들르라고 
    자기 집 약도까지 그려서 알려주었다.
    마음이 바빠진 금오 일행은 그날부터 관세음보살을 부르기 시작했다.
    먹는 일, 잠자는 일을 다 잊어버리고 용맹 관음기도를 올리기를 
    며칠째 하던 날이었다.
    
    깊은 밤, 기도를 올리고 있던 금오 일행은 똑같이 관세음보살을 보았다.
    관세음보살은 그들에게 감옥 창살 가운데 어느 어느 것을 뽑으라고 
    일러주시더란다.
    시키는 대로 하자 거짓말같이 창살이 쉬 뽑혔고
    그래서 쉽사리 감옥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감옥을 벗어난 금오 일행은 다시 높은 담을 뛰어넘어야 했다.
    몸이 건강한 금오는 쉽게 뛰어 넘을 수 있었지만
    금오와 함께 있던 스님은 담을 넘지 못하고 
    쩔쩔매다가 정문을 지키는 병사가 깊은 잠에 푹 빠져 있는 틈에 
    어렵사리 밖으로 빠져나왔다.
    금오가 뛰어넘은 담은 높이가 안팎이 달랐다.
    안쪽은 한 길밖에 안되지만 밖은 서너 길이나 되는 바람에 
    금오는 발목을 크게 다쳤다.
    날이 밝기를 기다려 그들을 찾는 경찰관을 따돌리고 
    아편 장수 집을 찾아간 금오 일행은 며칠 동안 극진한 치료를 받은 뒤 
    마침내 수월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이야기는 한때 금오를 모시고 수행한 서암 스님에게 들은 이야기다
    
    출처 - 물 속을 걸어가는 달 - 김진태지음 
    
    
    
    
    
    
    
    
아미타불과 함께하는 마음의 고향 무주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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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무일 | 작성시간 16.10.06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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