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1세대 여성작가이자 한국 최초 신여성 가운데 한 분인 일엽스님<사진>을 기리는 학술행사가 열린다.

김일엽문화재단(이사장 월송스님)은 일엽스님의 탄신일(음력 4월28일, 올해는 양력 6월14일)을 맞아 오는 12일 서산 한서대 연암도서관 5층 국제회의실에서 ‘오늘, 왜 김일엽인가’를 주제로 제1회 김일엽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김우영 서울대 교수 사회로 진행되는 이번 학술대회는 김일엽문화재단 이사장 월송스님의 환영사와 함기선 한서대 총장의 축사로 시작된다.

이어 방민호 서울대 교수가 ‘김일엽은 누구인가’, 유진월 한서대 교수가 ‘김일엽과 콘텐츠 활용 방안’, 박진영 아메리칸대 교수가 ‘김일엽, 여성과 불교철학’, 김광식 동국대 특임교수가 ‘김일엽 불교의 재인식 인연, 수행, 출가를 중심으로’, 김주리 한밭대 교수가 ‘김일엽 문학의 연구방향에 대한 고찰’을 주제로 각각 발표한다.

김일엽문화재단은 “한국 근대사의 대표적 신여성인 김일엽의 생과 문학 활동, 여성운동, 불교사상 등을 총망라해 연구함으로써 김일엽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콘텐츠 사업 등 문화 활동으로 발전시키는 계기를 만들고자 한다”고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앞으로 영문판 평전과 전집을 출간할 예정이며, 장기적으로는 기념관 건립, 근대여성문학관 건립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일엽스님(1896~1971)은 근대문학 태동기의 문학도이자 개화기의 여성운동가, 사상가이다.

평남 용강에서 목사의 딸로 태어나 이화학당, 이화전문, 동경 영화(英和)학교 등 신학문을 수료한 후 한국근세사 최초의 여류문인이자 여성운동가로 활동했다. 1920년대 <신여자>를 창간하고 ‘신정조론’과 ‘자유연애론’으로 대표되는 여성계몽운동을 전개, 당시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 후 홀연히 만공선사의 법하(法下)에 귀의해 선사로부터 직접 법(法) 인가를 받았다. 입산 후에는 ‘불립문자(不立文字) 견성성불(見性成佛)’이라는 스승의 뜻에 따라 절필하고 견성암 입승(入繩)직을 30여 년 간 맡아 생애의 대부분을 ‘장좌불와(長座不臥)’ 등의 참선수행으로 일관했다.

만년에 산내암자인 환희대에서 10년을 주석하며 대중포교에 대한 열정으로 <어느 수도인의 회상>과 <청춘을 불사르고> 등을 펴내 세간의 큰 화제를 모았다. 김일엽 개인과 비구니 세계의 내면에 대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이 책들에 대한 관심은 스님의 깊은 성찰과 사색의 세계에 매료되어 폭발적으로 팔려 나갔고 책을 읽었던 사람들은 내용에 감화돼 입산을 하거나 불교에 귀의하는 등 사회적 영향력도 만만치 않았다.

일엽스님은 1971년 1월28일 세수 76세 법랍 43세로 스님이 설립한 덕숭총림 비구니 선원에서 열반했다. 스님의 영정과 추모탑이 덕숭산 수덕사 환희대에 모셔져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서대학교가 주관하고 덕숭총림 수덕사, 경허만공선양회가 후원한다.  

[불교신문3111호/2015년6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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