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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허스님과 제자들

경허스님의 선시

작성자천장암|작성시간11.09.14|조회수96 목록 댓글 1


 

 

 

 


희천 두첩사에 앉아서


無生무생의 한 곡조 노래를 부르니
대천세계에 금물결이 이는구나
대도는 사람을 멀리하지 않는다고 누가 말했나
뭐라 해도 뜬 세상 꿈인걸 어이하리
온종일 산빛은 맑게 비쳐오고
먼 마을 숲그림자 어지러이 언덕에 이어져 있구나

물건마다 다 진면목이니
수컷 암컷 부처 마군은 가려서 무엇하리





영변의 신시장을 지나며


시의 명성과 술의 역량 영웅호걸에 비기어
신시장에서 나그네의 회포를 푸는도다
큰강물은 아득히 천리나 흘러가고
웅장한 산봉우리는 높고 가팔라 만길 벼랑이네
하늘을 감동시키는 도덕 누가 우러러 보지 않으며
바다를 헤아리는 문장 올리기를 기다리지 않네
질곡같은 영화와 명예 다 떨쳐버리고
구름과 학을 짝하여 여생을 보내리라






김담여에게 화답하다


가련타 고향이 하늘가에 아득한데
감회에 젖음은 청명절을 변방에서 보내는 것
동풍이 불어 꽃은 나무에 만발하니
원컨대 항아리의 술도 저 강물처럼 괴였으면





공귀리에서 여러 벗들에게 화답하다


병들고 술 취해서 나라 걱정 잊는가 했더니
신선 찾던 이곳도 또한 나라일세
조촐한 도시락과 담박한 나무로 위안을 삼으며
서울을 잊고자 하는 옛마음 그대로일세





범어사에서 해인사로 가다 읊다


앎은 얕고 이름만 높아 세상은 위태롭고 어지러운데
어느 곳에 이 몸 감출까 알 수가 없네
어촌과 술집이 어디엔들 없으랴마는
다만 숨긴 이름 더욱 새로워질까 저어하노라







영명당과 함께 불령으로 가는 도중에

무엇을 가리켜 거짓이다 참이다 하는가
참과 거짓 모두 참되지 못한 데서 왔네
안개 놀은 날리고 잎이 떨어져 가을 모습 조촐한데
옛 그대로 청산은 참을 대하고 있네





석왕사 영월루

산사의 봄날 꽃은 사라기 눈 같고
기이한 새소리에 낮잠이 달다
온갖 공덕과 신통광명을 증명할 수 없는 곳에
하늘에 꽂힌 새벽 봉우리 쪽보다 더 푸르다






채약상 조씨의 운을 따라(次採藥商趙氏韻차채약상조씨운
)

공명을 원치 않고 다만 산을 원하여
산중에서 약초를 캔 지 몇 해인가
깊고 깊은 松 송뢰와 연기와 놀 속에서
한 곡조 芝草지초 노래에 온갖 경계 한가하네




은선동에 노닐며

산은 사람과 더불어 아무 말이 없고
구름은 새를 따라 함께 날으네
물 흐르고 꽃 핀 곳
담담히 돌아감을 잊고자 하네




천장암

세속과 청산 어느 것이 옳은가
봄이 오니 성마다 꽃피지 않은 곳이 없다네
누군가 나(성우=경허)의 일을 묻는다면
돌계집 마음에 시절 밖의 노래를 부른다 하리라

世與靑山何者是 세여청산하자시
春城無處不開花 춘성무처불개화
傍人若問惺牛事 방인약문성우사
石女心中劫外歌 석녀심중겁외가









달빛자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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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토정비결 | 작성시간 12.08.21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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