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일 요 법 회

12월11일,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3.

작성자밸라거사|작성시간16.12.13|조회수85 목록 댓글 0

  2016.12.11.. 천장사 집웅이 된 하늘, 파랑이 용궁龍宮처럼 쌓여있었다




 

 

 

  1211,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3.



 

 

 

  여보세요! 일요법회 앵커맨 밸라거사입니다.



 

 

 

 

  여느 절에서는 보통 일요일 사시불공이 끝나면 점심공양을 하러 공양간으로 내려갑니다. 그러나 천장암에서는 사시불공을 마치면 불공보다 더 재미있는 일요법회를 합니다. 입정入定에 잠깐 들었다가 빠알리경전을 소리 높여 두어 대목씩 읽고 그 내용이나 그와 관련된 교리와 신행생활信行生活 등 무엇이든 이야기하고 토론을 합니다. 우리 일요법회 도반님들은 지난 이 년 반 동안 사시불공시간을 통해 능숙하게 해왔던 일이지만 신임 주지스님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긴 해도 꼭 빠알리 경전을 미리 읽고 예습을 해 오시는 등 상당한 성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약간 문제가 생겼습니다. 원래 오늘 공부할 곳은 전법선언:중생의 행복을 위하여 길을 떠나라.’ 인데 주지스님께서는 그 다음 쪽에 있는 깟사빠 삼형제의 귀의를 공부해오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주지스님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깟사빠 삼형제의 귀의까지 내쳐 읽고 공부하기로 했습니다. 깟사빠 삼 형제인 우루웰라 깟사빠, 나디 깟사빠, 가야 깟사빠는 머리를 땋은 결발고행자인데 불의 신 아그니를 섬기는 사람들이었다고 합니다. 불의 신 아그니라는 말은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아궁이라는 형태로 남아있다고 설명하셨습니다. 맏형인 우루웰라 깟사빠는 자신에 대한 교만심과 아집 때문에 부처님께 쉽사리 승복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을 꿰뚫어 아시는 부처님의 훌륭하심에 그는 결국 부처님께 귀의하게 되었고 자신을 따르던 제자들도 모두 부처님께 귀의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머리를 깎고 불을 섬기는 제사도구들을 모두 물에 떠내려 보내고 부처님께 계를 받았습니다. 이것을 지켜보던 나디 깟사빠와 가야 깟사빠도 형과 똑같이 머리를 깎고 불을 섬기는 제사도구들을 물에 떠내려 보낸 뒤 부처님께 귀의하여 계를 받았습니다. 이렇게 깟사빠 삼 형제의 귀의로 부처님 교단은 천 명이 넘는 가장 큰 교단이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깟사빠란 한자식으로 말하면 두타頭陀 제일 가섭존자迦葉尊者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깟사빠 삼 형제 이야기에 이어서 동지冬至 이야기와 내년 봄 방생법회放生法會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차담茶啖시간에 더 이어가기로 하고 오늘 일요법회를 마쳤습니다. 자아, 이제부터는 행복한 점심공양시간입니다.





 

 

  점심공양을 하면서 락화보살님이 쪄온 쑥떡 인절미와 태평거사님이 공양물로 가져온 크림빵까지 먹었더니 배가 조금 불렀지만 속이 든든했습니다. 점심공양을 마치고 도반님들과 밥상머리에 둘러앉아 염궁선원 화재로 몽땅 타버린 선방 좌복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일반 법당 좌복하고 다르게 선방 좌복은 크기도 하려니와 속에 목화솜이 잠뜩 들어가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안거 중 참선을 주로 하는 선방 스님들께 좌복이란 붕어빵의 앙꼬 혹은 낙타의 혹 같은 것이어서 선방 필수품목 중 아마 첫 번째가 될 것입니다. 다행히 수덕사 정혜사와 연화사에서 좌복을 보내주기로 하여 좌복 문제는 해결되었습니다. 그래서 일요법회에서는 이왕 낸 마음이니 세탁기와 성금으로 명칭을 바꾸어 준비하자고 결정을 했습니다. 여래자보살님과 락화보살님은 그 자리에서 적지 않은 성의를 보여주셨습니다. 정덕거사님께서 주관을 해주시고 무진주보살님께서 임시총무를 맡아 염궁선원 화재복구를 위해 일요법회도 할 수 있는 만큼 노력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야 뭐, 벌써 태평거사님은 어제 절에 와서 당장 필요한 공구를 준비해놓고 가셨다고 합니다. 함께 앉아있던 주지스님께서 오후2시부터 서산주지연합회에서 천장암을 위로 차 방문하기로 되어있다면서 잠깐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며칠 전부터 공양간 옆방인 차실이 효원스님과 길상스님의 처소가 되었습니다. 염궁선원에 있던 효원스님과 입승스님의 거처가 거친 불길과 함께 없어져버렸기 때문에 길상스님께서 쓰던 방으로 입승스님이 내려오시고 길상스님과 효원스님이 차실로 옮기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일요법회 도반님들과 차를 마시고 법담을 나눌 장소가 공양간으로 한정되어버렸습니다. 그렇지만 공양간에서 차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기에는 뭔가 불편한 점이 있을 것 같아 주지스님께 점심공양 후에는 주지스님 내실로 올라가서 차를 마셔도 되겠는지요? 하고 물어보았더니 오늘은 서산주지연합회에서 내방來訪을 하기로 했으니 오늘만 제외하고 언제든지 사용해도 좋다고 말씀하셨지만 글쎄 시간이 조금 더 흘러봐야 차실문제도 정리가 될 듯합니다. 그래서 지난주에도 오늘 오후에도 서산 시내 김화백님 작업실로 모두 몰려가서 차를 마시고, 이야기를 하고, 즐겁게 시간들을 줄 세워 보았습니다.





 

 

  도반님들과 둘러앉아 하던 이야기도 마무리가 되고 간식도 먹고 나서 탄구스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일요법회 도반님들은 탄구스님께 벌써 4.5회에 걸쳐서 경행經行과 좌선坐禪을 통한 위빠사나 수행법 가르침을 받아왔습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위빠사나 수행법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탄구스님은 일요법회팀 중에서 눈에 띄게 위빠사나 수행 속도가 빠른 분이 있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쩌면 자신보다 훨씬 정진력이 수승한 스님이나 선생님에게 소개를 해주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 이야기는 소리 내지 말고 조용히 비밀로 해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나도 소리 내지 않고 조용하게 글로 쓰고 있습니다. 이렇게 조용히 하면 아무도 모를 것입니다. 그런데 석가모니부처님께서도 중도中道의 미묘한 법을 알아 위빠사나 수행법으로 생노병사生老病死의 근원을 파악하고 우주宇宙의 실상實相에 대한 깨달음을 얻으셨는데 우리 일요법회 도반님 중에서도 대보살大菩薩님이나 아라한阿羅漢이 나올지도 모를 일입니다. 빠알리경전에도 보면 부처님 성도 후 초기에는 교단의 성립에 시간이 걸렸지만 깟사빠 삼 형제의 귀의가 있고 나서는 마른 풀에 불이 붙는 것처럼 교단의 위세와 규모가 커져가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일요법회 도반님들 중에서도 한 분의 성자가 나오기만 하면 그 뒤를 따라 둑이 무너지듯이 수많은 도반님들이 아라한과를 줄줄이 증득하실 것입니다. 일요법회를 통해 그런 날이 다음 주 아니면 그 다음 주 혹여 늦더라도 그 다음다음 주에는 분명하게 오리라는 기대期待와 사명감使命感을 갖고 정진해야할 이유와 목적이 거기에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이상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앵커맨 밸라거사였습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