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일 요 법 회

12월25일,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3.

작성자밸라거사|작성시간16.12.28|조회수129 목록 댓글 2

  2016.12.25.. 미세먼지 살짝 낀 신진도항의 푸른 하늘이나 주근깨 살짝 덮인 그녀의 얼굴이나




 

 

 

  1225,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3.



 

 

 

  여보세요! 일요법회 앵커맨 밸라거사입니다.



 

 

 

 

  오늘 저녁공양을 마치고 일요법회 도반님들과 서산시내로 나와 김화백님 작업실에서 차담茶啖 겸 송년회 뒤풀이를 하였습니다. 요즘 천장암 차실을 화재로 인해 스님들께서 숙소로 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천장암에서 멀지 않은 서산의 김화백님 작업실을 거의 천장암 차실茶室 수준으로 사용을 하고 있습니다. 밖에서 보면 붉은 밭과 허허로운 공터에 둘러싸여 어지간히 황량한 듯하지만 안에 들어서면 넓고, 활수하고, 창발하여, 불붙은 난로를 가운데 두고 모여앉아 차를 마시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법담法談, 화담和談, 고담高談, 소담笑談, 준담俊談, 사담私談, 괴담怪談을 즐기기에 아주 그만입니다. 그런데다 목소리의 기복이 없는 차분하고 설명조의 주인장 말솜씨가 언제든지 한 이야기를 하는 분위기라 어느 누구라도 대화에 참여하기가 좋습니다. 주고, 받고, 듣고, 풀고, 하다보면 밤9시인지 밤10시인지 구별하기 싫을 정도의 훈기薰氣와 열의熱意와 태평泰平한 시간이 그 안에서만은 존재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저녁 차담을 즐기면서 흥미롭고도 관심이 쏠리는 말을 두 가지 들었습니다. 요즘 젊은 학생들은 어른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인사를 잘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심지어 자신의 부모나 자신을 가르치는 선생님께도 인사를 잘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분의 말씀으로는 그러한 행동양식도 하나의 세태나 흐름 또는 새로운 문화로 받아들여야할 태세나 준비를 기성세대는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절에 처음 또는 두어 번 와본 젊은이가 스님에게 삼배三拜를 해야 할 마땅한 근거나 스스로 납득할만한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이 하기 때문에 무조건 따라서 해야 한다면 스승이나 걸식수행자에게 예의를 갖추는 불교식 참배나 절에 대해 불만이나 반감을 사게 된다는 것입니다. 팔팔한 20대를 전후한 젊은이들과 교류나 소통이 별로 없는 나는 그 말에 귀가 번쩍 뜨였습니다. 절이나 인사를 잘 하지 않는 문화, 곧 말을 바꾸면 한편에서 인사나 절을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절이나 인사를 받아주는 전통적인 일방통행식一方通行式 인사법이 아니라 마주 쳐다보면서 악수를 하거나 가볍게 손짓을 하는 쌍방향식雙方向式 인사법으로 어느 틈엔가 바뀌고 있거나 바뀌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우리 기성세대들이 모르는 사이에 어느 추운 겨울날 아침부터 우리가 알고 있던 예절의 범위와 한계가 살짝 바뀌었다는 말에 다름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인사성이 없는 젊은이를 가정교육이 잘 되지 않았다거나 싸가지 없다고 치부置簿해버릴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장을 펼치거나 상호 문화적 소통과 이성적 교류아래 현실現實을 받아들이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아무튼 아차하면 세태를 따라가기 힘든 현실입니다. 가상현실假想現實이나 증강현실增强現實이 아닙니다. 그저 숨 가쁜 현실現實입니다.





 

 

  아, 또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혹시 독자가 스님이시라면 안 읽어도 좋습니다. 한국불교에는, 더 쉽게 말하자면 아직도 스님들은, 최소한 한국스님들은 종교적 서비스 정신이 전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글쎄, 표현하는 방식은 나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기는 하지만 일단 이렇게 이야기를 풀어나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인간생활에 필요한 재화財貨와 용역用役을 조직적으로 생산하는 활동을 산업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산업을 그 형태에 따라 일반적으로 1, 2, 3차 산업으로 분류합니다. 1차 산업에는 농··수산업, 2차 산업은 광업·제조업, 3차 산업은 생산된 물자 수송 및 판매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설·교통·운수·상업·공무·자유업 등이 속합니다. 최근 후기 산업화 사회에서 3차 산업을 세분화하는 경향이 있는데, 3차 산업 가운데 개인 서비스업·사무업·판매업을 3차 산업으로, 정보·통신·금융·공무·의료·연예·교육 등을 4차 산업으로, 유전공학·생명공학·우주 항공 등 전문 연구 개발직을 5차 산업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산업産業이라는 말을 초등사회 개념사전에서 찾아보았습니다. 산업産業이란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모든 활동을 말합니다. 농사를 짓고, 컴퓨터를 만들고, 가게에서 물건을 파는 일 등 생활에 필요한 물건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활동이 모두 산업에 속합니다. 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종교가 1차 산업이나 2차 산업이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3차 산업에 억지로 밀어 넣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순수한 정신적 활동영역인 종교가 교단의 형성으로 말미암아 종교집단과 종교사회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사회적 분류가 가능하다고는 생각을 합니다. 전통적으로 절집에서 내려오는 사람을 맞이하는 방식인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은 한국불교의 서비스 정신을 정직하게 표현하는 정확한 태도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야말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모든 것을 인연소치因緣所致에 맡겨버리는 무서비스 정신은 한국불교의 일천구백 년 동안 면면綿綿히 이어온 전통이 아니라 아마도 조선 오백 년 동안 산중에 숨어서 살아왔던 피해의식과 무사안일無事安逸한 태도로 보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종교와 사회와의 관계가 일방적인 은혜恩惠와 은전恩典의 관계가 아닌 상호상생相互相生의 관계가 아닌지 다시금 생각해 볼 일입니다. 이렇게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치열熾熱한 고민도 지난至難한 갈등도 없이, 고요히 선방에 앉아 화두話頭를 든 채 1000년 전 대혜종고선사大慧宗杲禪師에게 무엇을 묻고 있는지 오히려 한국불교에게 묻고 싶습니다. 이상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앵커맨 밸라거사였습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우리사랑(길상화) | 작성시간 17.02.13 앵커님의 소식만으로 천장사법회소식을 접하는 사람이 있다면?... 가정을 하시고 소식전해주시길 간곡히부탁드립니다 (.ㅋ 저라고 말씀은 안드릴래요).욕심이라면 법회 내용도 부탁드립니다.감사합니다()
  • 작성자밸라거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02.13 저라고 밝히지 않으니 누구신지는 확연히 모르겠으나 '간곡히부탁드립니다'는 대목에서 잠시 생각을 해봅니다. 한 분이라도 간곡히 천장사 일요법회소식을 기다리는 분이 있다면 법회소식을 올려드리는 것이 마땅한 일이라고 나도 생각을 합니다. 다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눈앞에 첩첩疊疊 있어서 꼼꼼히 전하지 못하지만 틈나는 대로 일요법회 소식을 올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즐거운 일요법회, 사랑받는 일요법회, 미래를 향하는 천장사 일요법회가 되도록 서로 손 잡고 힘을 보태어 도반중심 공동체를 만들어나갔으면 합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