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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요 법 회

02월27일,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2.

작성자밸라거사|작성시간17.02.28|조회수391 목록 댓글 0

 

 

 2017.02.27.. 맑고 따뜻하고 이럴 때 생각나는 건 먼 산 아지랑이

 

 

 

 

 

  0227, 일요법회 뉘우스 데스크 2.

 

 

 

 

 

  여보세요, 일요법회 앵커맨 밸라거사입니다.

 

 

 

 

 

  외출했다 집에 들어와서 혈압을 재보았더니 118/71이 나왔습니다. 어이쿠, 이러다가는 자칫하면 저혈압을 걱정하게 생겼습니다. 그런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들아이가 미국에서 서울로 들어오면서 오늘 낮에 출판사측 사람들과 시간약속을 하고 온 모양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서울에 도착을 해서 어제, 오늘 연거푸 미팅이 잡히는 바람에 출판사측과의 미팅을 이행하기가 어렵게 되자 서울보살님에게 문자를 보내 대신 좀 나가달라고 부탁을 했나봅니다. 그 이야기를 서울보살님이 나에게 전해주어 듣고 보니 그럴 바에는 차라리 내가 일정을 바꾼 뒤 시간을 내어 출판사측 미팅에 참석을 하고 오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여의도 IFC 몰에서 오전1130분까지 만나기로 한 미팅에 내가 참석을 하게 되었습니다. 만날 예정인 사람이 세 번이나 바뀐 뒤에 나타난 나를 출판사측 사람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출판사 기획실장은 단정하고 예의바른 태도가 아직 MBA 학생 분위기가 풋풋하게 남아있는 젊은 출판 기획가였습니다. 오늘 처음 만나본 사람이지만 아들아이를 연결고리로 해서인지 상호간 편안하고 친밀한 분위기였습니다. 이 젊은 출판 기획가의 말이 사실 글을 쓰는 아버님을 직접 만나야하는데 하는 생각에 아들아이에게 전화를 해서 퇴근 이후 밤늦게라도 좋으니 아버님과 시간을 갖도록 해달라고 요청을 하려고 했는데 만날 사람이 서울보살님에서 다시 아버님으로 바뀌었다는 연락을 조금 전에 받고는 마침 잘 되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나는 여의도 IFC(International Finance Corporation,국제금융공사) 지하에 그렇게 거대한 몰이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삼성역의 코엑스에 비해 규모는 조금 작아보였지만 개발가능한 지하세계로 향하는 미래지향적이라는 분위기로서는 매우 흡사했습니다. 인류가 땅위에서 개발의 한계를 느끼면 활동범위를 넓히기 위해 당연히 땅속을 개발해서 사용해야할 것입니다. 특히 인력과 자본력이 몰리는 대도시에서 그 수요와 효용은 점점 증가를 하게 될 것입니다. 땅속을 개발해서 사용하고, 그 다음에는 바다 속을 개발해서 사용을 하고, 그리고 머지않아 다른 행성을 찾아 무한한 활동범위와 새로운 가치를 향해 신천지를 찾아 나설 것입니다. 이제는 나도 코엑스나 IFC 등 지하세계에서의 활동이 전혀 불편하지 않습니다. 답답하다거나 막혀있다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밝고 안온한 느낌이 강합니다. 아마 바다 속에 대 도시를 건설해놓으면 이런 느낌은 더 강화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1130분에 만나 악수를 하고나서 서로 인사소개를 한 후에 식사를 하고 찻집으로 자리를 옮겨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거의 오후3시가 되었습니다. 젊은 출판 기획가는 책 출판과 도서시장과 한국 독자들의 현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고, 나는 어떤 글을 써왔고 어떤 글을 쓰고 있는지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럼 글을 쓰실 때 어떤 주제나 어떤 종류의 글감을 주로 다루십니까?”

,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즐겨 쓰는 것이 있다면 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 등에 대해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그러다보면 사이를 이어주거나 발생시키는 관계關係와 상실喪失의 문제를 많이 파고드는 편이지요.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나 사람과 사물, 또는 사람과 현상들, 곧 사람들 사이에서 피치 못하게 발생하는 관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것들을 직시하려고 노력을 하는 것이 바로 내가 글을 쓰는 과정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수많은 관계 속에서 나타나는 개개인이나 어떤 집단들의 상실에 관한 문제는 상실에 대한 대안으로써 선택選擇과 극복克服이라는 다음 과정을 수반하기 때문에 역시 매우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접근하는 소재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수많은 상실을 통해 또 다른 선택을 하게 되고 그 선택을 통해 좌절이나 극복을 경험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되는 것인데, 사람은 누구나 마지막 상실인 거대한 죽음 앞에서는 어떤 선택도, 극복방안도 제시할 수가 없다는 사실이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오랜 고민 끝에 마지막 상실인 죽음을 극복하려는 선택지로 종교를 만들었다고 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오랜만에 이러한 대화를 마음 놓고 할 수 있다는 것이, 그리고 이런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차분차분 이야기를 풀어가면서도 새삼스레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서로 만나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원고와 더불어 일상적이 이야기를 더 하기로 하고 자신이 마신 커피 잔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점심으로 먹은 월남쌀국수와 커피빈의 아메리카노도 맛이 괜찮았지만 역시 사람 사이에서는 관심關心과 열의熱意가 이끌어내는 대화를 통한 말맛이 으뜸이라는 사실이 무척이나 기분 좋은 시간들이었습니다. 지상으로 나가지 않고도 IFC 몰에서 지하통로를 따라 여의도지하철역까지 간 뒤에 급행 지하철을 타고 잠실운동장 역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왔습니다. 공기는 깨끗하고, 하늘은 맑고, 해는 반짝이고, 땅기운은 따뜻한 날이었습니다. 이런 상태를 우리들은 보통 봄이라고 말을 합니다. 그리고 집에 들어와서 식탁에 앉아 혈압을 재보았더니 118/71이 측정된 것입니다. 혈압과 고지혈증은 심리적인 요인이 아주 크다는 한의원 원장님의 말씀은 신통하게도 내 몸을 통해서 확인 되어버린 듯했습니다. 저녁식사 후 늦은 밤에 양재천을 돌며 운동을 하고 들어와서 또 혈압을 재보았더니 121/78이 측정되었습니다. 수치상으로는 두 시간의 운동보다 세 시간의 즐거운 대화가 훨씬 혈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낸 몸을 통해 확인을 한 것입니다. 그나저나 오늘 젊은 출판 기획가와 만난 덕분에 글을 쓸 방향이 뭐랄까 좀 선명해진 기분입니다. 그 젊은 친구의 말 중 이 대목이 참으로 신선했습니다.

 

 

 

 

 

그러니까 독자가 원하는 색깔을 내주셔야합니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이걸 먹어보라고만 하지마시고 상황에 따라서는 떠먹여준다는 서비스정신까지도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Good 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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