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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요 법 회

03월03일,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4.

작성자밸라거사|작성시간17.03.03|조회수103 목록 댓글 0

 

 

 2017.03.03.. 이제부터 추위의 공식 이름은 꽃샘추위

 

 

 

 

 

  033,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4.

 

 

 

 

 

  여보세요, 밸라거사입니다.

 

 

 

 

 

  ,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그 책 숨결이 바람 될 때를 말하는 것입니다. 방금 읽은 책과 비슷하게 보이는 책이 있어서 책장冊欌에서 꺼내보았습니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키친‘N.P’라는 책입니다. 비교해보았더니 책의 크기와 장정裝幀 분위기가 비슷했습니다. 그리고 한 때 유행의 물결을 타고 있다는 것도 비슷합니다. 그렇지만 내용은 전혀 다릅니다. ‘N.P’가 허구虛構를 통해 진실眞實을 추구하고 싶은 소설小說이라면 숨결이 바람 될 때는 죽음을 맞게 된 36살 젊은 의사의 간략한 자전적 글로서 암 말기의 치료과정과 죽음에 다다르는 경로를 의사이자 환자의 눈으로 관찰하듯 써놓은 글입니다. , 그리고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있습니다. ‘N.P’는 직업 소설가가 문화 소비자인 독자를 대상으로 해서 독자들이 읽어주도록 써놓은 창작물이지만 숨결이 바람 될 때는 영문학도이자 죽음을 앞둔 젊은 의사가 자신의 삶에 대한 의지意志와 성찰省察들을 세상에 남기기 위해서 써놓은 기록입니다. 며칠 전 젊은 출판 기획가가 나에게 책을 건네주면서 내용이 그렇게 무겁거나 지루하지 않으실 테니 시간이 나시면 한 번 읽어보십시오.” 라고 말을 했는데 막상 읽어보았더니 책 겉장에 쓰인 화려한 추천사들과는 약간 다르게 무겁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젊은 의사의 아내인 루시가 책의 본내용으로 본다면 다소 긴 듯한 30여 쪽에 해당하는 에필로그를 뒤에 첨부하였는데, 본 내용 못지않은 성찰과 인간적 고뇌가 들어있었습니다. 아마 책을 출판할 즈음해서 출판사의 요청으로 인해 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에필로그 내용이 본 내용과 어조나 분위기가 너무 흡사해서 출판사측의 가벼운 도움이 있었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작자와 출판사가 만나 한 권의 책이 출판되면 작품과 상품, 또는 기록과 상품 사이에서 많은 고민과 노력과 투자와 시도가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결과물이 독자를 만나서 읽혀질 때 한 권의 책은 비로소 진정한 창작물創作物이자 시장 안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상품商品이 되는 것입니다. ‘숨결이 바람 될 때를 읽어보고 이 책이 왜 지난해부터 우리나라 독서계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요새 우리 독서계를 장악하고 있는 일본풍의 가벼운 읽을거리도 아니고, 독자 모두가 전문적인 말기 암치료과정이 흥미로운 의학도들도 아니고, 복선伏線과 반전反轉이 치밀한 추리소설이나 필력이 정치情致하고 화려한 문학소설도 아닌데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사서 읽었다면 분명 설명 가능한 어떤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독자가 책을 읽는 것과 독자가 책에게 읽히는 것은 겉모습은 같지만 속 모습은 전혀 다른 것입니다. 결국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는 인문학적 교양이 탄탄한 바탕이 된 후라야 책으로부터도, 독서로부터도 자유로운 독자가 될 것입니다. , 물론 이 책숨결이 바람 될 때는 글쓰기로부터 성실하고 삶과 죽음에 대한 지적성찰知的省察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좋은 책이라는 데는 전혀 이의異意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왜 이 책을 우리나라 독자들이 많이 사거나 또는 읽게 되는 것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겨났다는 것입니다.

 

 

 

 

 

  요즘 날씨로 말하면 낮이 눈에 띄게 길어져서 저녁7시가 되어도 어둡지가 않습니다. 낮에 비해서는 저녁부터 약간 쌀쌀한 바람이 감돌았지만 양재천으로 운동을 나갔습니다. , 어젯밤 이야기입니다. 오늘은 숨결이 바람이 될 때‘N.P’를 다시 읽어보느라고 운동을 못나갔답니다. 실제로 집에서 출발한 시간은 오후719분이어서 탄천2교를 지날 무렵에는 양재천변의 가로등이 불붙은 호박꽃처럼 제 구실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점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옷을 두툼하게 입고 나와 산책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산책길에는 상당수사람들이 개를 데리고 있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자신의 산책이라기보다는 개를 운동시키기 위해 겸사해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렇게 주인을 따라 산책이나 운동 중인 개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옛날과 사뭇 다른 점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우선 겉옷을 입고 있는 개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시골집에서 음식물 쓰레기나 구정물을 먹여 막 키우던 똥개라기보다는 무언가 애견도감에서 불쑥 튀어나와 수시로 손이 많이 가야할 듯한 개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런데다 개를 묶어 다니는 목줄보다는 개의 어깨나 몸통을 걸고 있는 줄이 어쩐지 개의 권리를 보호해주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었습니다. 다리 위에서는 양치기 개라는데 하얀 털이 풍성하고 엄청 덩치 큰 개를 처음 보고는 주인의 허락을 받아 머리와 등을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주인은 양치기 견이라 기질이 사납지는 않은데 사람을 잘 따르고 좋아해서 두 발로 사람을 껴안으려고 하니 옷을 조심하라고 일러주었습니다. 등을 쓰다듬고 이름을 불러주자 컹컹~ 짖으면서 두 발로 서서 앞 두 발을 내 어깨에 턱 걸치고는 혀로 내 얼굴을 핥아주려고 했습니다. 두 발로 선 키가 내 키만큼은 되어보였습니다. 개의 겨드랑이와 옆구리를 쓸어주었더니 꼬리를 흔들면서 좋아했습니다. 그렇게 개를 만져보았더니 풍성한 털 안에 살은 별로 없고 근육과 뼈가 바로 손에 닿았습니다. 아마 저 하얗고 풍성한 털을 모조리 깎아 준다면 지금 덩치의 절반정도로 날씬해 질 것 같았습니다. 이런 활동력이 있는 큰 개를 키우려면 마당이나 정원이 넓은 집에서 살아야겠다고 했더니 그렇게 큰 마당이나 정원이 없어서 양재천으로 산책 겸 운동을 나온다는 말이 금방 돌아왔습니다. 탄천2교에서부터 대치교를 거쳐 영동6, 5, 4, 3, 2, 1교를 지나면 양재천을 한 바퀴 도는 작은 다리가 나옵니다. 다리를 건너서 건너편 천변을 따라 길을 거슬러 내려가면 역순으로 영동1교부터 탄천2교까지 나옵니다. 그 한 바퀴코스가 양재천 둘레길 10Km입니다. 집에서 탄천2교까지 왕복 3Km 하면 모두 13Km 가량의 운동 겸 산책길이 됩니다. 걷기만 한다면 시간은 2시간20분이 걸립니다. 보통 Km10분 속도의 걸음걸이인데 등에 땀이 기분 좋게 배일만큼 운동이 됩니다. 예전에는 러닝팬티 바람에 달려 다녔는데 요즘에는 속보로 걸어 다닙니다. 달려 다니면 운동효과運動效果가 좋지만 걸어 다니면 사고효과思考效果가 좋습니다. 그래서 긴 글을 쓸 때면 달리기보다는 걷기를 선호選好합니다. 영동6교 즈음을 지나칠 때쯤 마라톤 동호회 여성회원 여남은 분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그녀들은 웬일인지 걷고 있었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안부 말씀을 전한 뒤에 오늘밤에는 남자 분들은 운동을 안 하느냐고 물었더니 잠시 뒤에 달려올 거라면서 여성분들은 어제 3.1절 휴일을 맞아 장거리를 달렸기 때문에 오늘은 가볍게 걷기만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어젯밤은 제법 수은주가 내려가 쌀쌀한 날씨였는데 가벼운 복장에도 별로 추워하는 기색도 없이 수다를 떨면서 걸어가는 여성 마라토너들의 군살 하나 없는 날씬한 몸매가 매끈한 호리병처럼 부연 가로등불 아래 빛나고 있었습니다.

 

 

 

 

 

  글을 쓰다보면 조금이라도 빨리 써서 카페 게시판에 올려놓고 우선해서 여러분들에게 읽는 즐거움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과 천천히 쓰더라도 재미있고 충실하게 써서 제대로 된 글을 카페 게시판에 올리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서로 자기주장을 상반相反되게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래서 대부분은 그 중간지점에서 타협妥協을 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타협이라는 말에는 현실적인 무게가 포함되어있어서 별로 정의롭지 않게 느끼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지만은 예전에 어느 분 말씀에서 들어보았던 타협妥協이라는 본래 의미는 타당妥當하면 협조協助한다.’ 라고 의미를 새긴 뒤로는 협상協商이라는 말과는 한 수 다른 타협妥協의 힘 같은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밤에도 그 두 가지 생각의 타협점妥協点을 찾아가면서 글을 마무리 하고 이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카페 게시판에 완성된 글을 올리고 있답니다. 일요법회 도반님들(한 분 한 분 이름을 불러보면 얼굴이 또렷이 눈앞에 떠오르는 정덕거사님, 묘길수보살님, 수월거사님, 길상화보살님, 무진행보살님, 묘광명보살님, 호당거사님, 무량덕보살님, 태평거사님, 평택보살님, 여래자보살님, 락화보살님, 김화백님, 진월거사님, 백화보살님), 그리고 보지 않아도, 말하지 않아도 항상 체취와 온도를 느끼고 있는 카페 회원님들께 글을 통해 깊은 마음을 전하고 새로운 세상과 창의적인 믿음을 함께 하고 싶은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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