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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요 법 회

05월07일,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작성자밸라거사|작성시간17.05.08|조회수124 목록 댓글 0

 

 

 2017.05.07.그러니까 2년 뒤에도 한국 땅에서 코로 숨을 쉬며 도반님들과 정답게 살 수 있을까?

 

 

 

 

 

  0507,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여보세요, 일요법회 앵커맨 벨라거사입니다.

 

 

 

 

 

  미세먼지 농도지수는 좋음, 보통, 나쁨, 매우 나쁨 등 네 단계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미세먼지 농도 80이하면 보통, 미세먼지 농도 81이상이면 나쁨, 그리고 미세먼지 농도 151이상이면 가장 공기의 질이 좋지 않은 상태로 매우 나쁨에 해당하는데, 그 위로 상한선이라는 것이 없어서 미세먼지 농도 280이나 350이 되어도 그냥 계속해서 매우 나쁨일 뿐입니다. 오늘 서울은 이른 아침에는 미세먼지 농도 100~120으로 시작을 해서 오전9시 전후해서 130~150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오전11시를 넘어서 정오를 앞두고는 230~250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바깥에 사람들이 돌아다니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 같은 날에도 미세먼지에 강한 면모를 보여주는 서울사람들이 볼일이나 생업을 위해 외부활동을 하고 있는데, 1/3가량의 사람들이 마스크를 하고 돌아다니고 있고 나머지 2/3가량은 마스크 없이도 잘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대치우성아파트 사거리의 현대자동차 대치점 앞 도로에서는 젊은 엄마와 세 살, 다섯 살 두 아이가 외출 중인데 엄마는 마스크를 안 하고 두 아이에게만 작고 까만 마스크를 씌워주었습니다. 횡단보도 신호등을 기다리면서 세 살 아이가 얼굴에 쓰고 있던 검정색의 작은 마스크를 만지작거리더니만 답답했던지 마스크를 벗어들고 손으로 가지고 놀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본 젊은 엄마가 세 살 아이의 손에서 마스크를 뺏어들고는 얼굴에 단정히 씌워주었습니다. 그렇지만 엄마가 다른 곳을 쳐다보자 세 살 아이는 다시 마스크를 벗어들고 또 두 손으로 가지고 놀았습니다. 한참 후 이번에는 스타필드 코엑스몰이 있는 영동대로 봉은사역 부근입니다. 그런데 코엑스 앞에 스타필드Star Field라는 말이 붙어서 더 멋져 보이는지 모르겠으나 내 눈에는 전이나 후나 역시 똑 같아 보입니다. 보도블럭이 깔려있는 넓은 인도에 단체로 맞춘 노란 옷을 입은 세 살에서 다섯 살가량의 아이들이 각각 10여 명가량을 인솔하고 있는 선생님 뒤를 따라 월요일 오전에 서울 시내 강남한복판을 견학 중입니다. 모두 해서 40~50명가량의 어린 아이들인데 아무도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았습니다. 물론 선생님들 누구도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습니다. 햇살은 밝고 세상이 푸르른 5월의 둘째 주 월요일이면 어린아이들이 밖으로 나와 야외활동을 하거나 선생님의 안전한 인솔을 받아 시내로 외출을 하는 것은 어린아이들의 교육상, 정서상, 건강상 아주 좋은 교육방법일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시간대 서울 강남의 미세먼지 농도는 이미 230~240을 오르내리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무책임하고 무모한 교육은 아마 세상에서 한국과 아프리카 일부  몇몇 나라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미세먼지에 점점 둔화되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미세먼지 최대의 피해자는 어린아이들과 태아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나도 미세먼지 농도 250가량의 매우 나쁨 단계의 공기 맛은 오늘 강남 한복판에서 처음으로 느껴보았습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극 미세한 검은 밀가루 같은 것들이 코를 통해 기관지를 지나 두 개의 폐까지 들어 다니는 느낌은 마치 막장에서 일하는 석탄광부 아저씨들의 검은 가슴속을 들여다보는 것과 비슷할 거라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대통령후보가 되어 앞으로 대한민국 국민을 절대적으로 사랑하고 무조건 존경하며 대한민국호를 송두리째 책임지겠다는 사람들도 미세먼지 농도 매우 나쁨 단계인 240이나 250의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뿜어대면서 하루 내내 무슨 공약인가를 끊임없이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들의 혀와 기관지와 폐가 별다른 이상이 없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점차 심각해지는 미세먼지 농도 수치를 쳐다보면서 그렇다면 숨을 쉬면 절대 안 됨이라는 수치는 미세먼지 농도 500 혹은 700정도나 될까 하는 스스로 생각해도 어이없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이제 좋은 대통령을 뽑아 어떻게 잘살아야 할까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살아남기를 바라는 한국은 아무래도 말 많고 약속 많은 대통령 한 사람의 힘만으로는 벅찰 만큼 너무 가파른 벼랑 끝까지 물러나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이렇지요, 금수강산錦繡江山이었던 대한민국大韓民國?

 

 

 

 

 

  부처님 오신 날이 들어있는 주말의 일요일이라 아무래도 절에 가느라고 주중에 비워있던 날들 때문에 주말에도 일거리가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이렇다면 다른 도반님들의 사정도 비슷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일요법회를 모시러 절에 가기는 가는데 이왕已往에 갈 바에는 이번부터는 한 시간 먼저 절에 도착을 해서 일요일마다 기도력祈禱力 왕성한 천장암 법당에서 아침기도를 하자고 서울보살님과 이야기를 했습니다. 막 결혼한 새댁처럼 농익어 진하고 달콤한 바나나 향기를 세상에 퍼뜨리고 있는 바나나 한 송이와 사과 몇 알을 담은 비닐봉지를 뒷좌석에 싣고 차 시동을 걸었습니다. 아침7시였습니다. 돌계단 아래 주차장에 도착을 해서 나무에서 떨어지는 노란 꽃술과 송홧가루를 덜 둘러쓸 자리를 골라 차를 주차시키고 있는데 락화보살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아참, 오늘 태평거사님이 외국 출장으로 절에 못 나오게 되니까 락화보살님을 절에 모시고 올 차편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내가 락화보살님을 모시러 가더라도 고북까지는 얼마 되지 않는 거리이지만 마침 서산 쪽에서 오시는 묘광명보살님과 시간이 맞으면 함께 오셔도 될 듯했습니다. 항상 그러는 것처럼 경사 급하게 S자로 구부러져있는 비탈길을 올라갔습니다. 저 멀리 바라보이는 말끔한 산봉우리와 서해 바닷가의 푸른 하늘이 부연 미세 먼지에 갇혀있었습니다. 예쁜 서산 보살님들이 서산시내 공기가 다소 혼탁하더라도 일요일 법회를 모시러 천장암에만 오면 맑고 푸른 하늘이 보여서 정말 좋다고 말씀을 하시곤 했는데 오늘 아침은 정말 좋은 상황은 아닌 듯했습니다. 몽골에서 발원한 한발旱魃의 메뚜기 떼 같은 황사黃砂에다 북경의 골칫거리인 미세먼지와 서해안 화력발전소의 연소물질들이 음험陰險한 합작合作을 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비탈길을 건너 법당으로 올라가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나서 좌복 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천수경千手經을 읽었습니다. 신묘장구대다라니는 일곱 송을 하였습니다. 지난 2,3월경 한창 열심히 봉은사 새벽기도를 다니면서 신묘장구대다라니를 독송했을 때 일입니다만 신묘장구대다라니 안에 심산유곡深山幽谷의 울창한 계곡과 얇은 책을 쌓아둔 것처럼 층리를 이루고 있는 해식 절벽과 거침없는 푸른 파도가 넘실거리는 것을 어느 순간 느낀 뒤로는 신묘장구대다라니의 영험한 힘을 감성적으로나마 믿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끊임없이 열정적으로 자주 독송을 하지 않으면 그 느낌과 기운이 살아나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집중을 해가면서 신묘장구대다라니를 독송했습니다. 천수경을 다 읽을 즈음해서 법당 안으로 백운스님이 들어오셨습니다. 그리고 묘광명보살님과 락화보살님과 봉선사 신도님이라는 너덧 분의 신도님들이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거기에다 이제는 친숙해진 수원거사님과 보살님이 나란히 들어왔습니다. 함께 사시불공을 올리고 난 뒤 이어서 일요법회를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빠알리 경전 106쪽에 있는 마지막 제자, 수밧다편을 모두 소리 높여 읽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시기 직전에 용기를 내어 간절한 확신을 가지고 부처님을 찾아뵙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는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마침내 아라한과를 증득하게 된 부처님 마지막 제자인 수밧다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세상에는 이런 인연과 복을 지닌 분들도 있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점심공양을 마치고 해미읍성 옆에 있는 미륵사彌勒寺 정우스님을 찾아뵙고 꽃을 얻어오기로 했습니다. 벌써 지지난해와 지난해 몇 차례에 걸쳐 미륵사에서 꽃과 나무를 얻어와 천장암 도량 여기저기에 심어놓았는데 이번에는 주로 금낭화, 할미꽃 등 꽃을 나누어주겠노라고 하셨답니다. 미륵사에는 해마다 4월경에 갔었나본데 5월에 가본 이 시기가 꽃농원의 꽃들이 다양하고 화려하게 피어있어서 가장 아름다웠습니다. 보라색의 매발톱, 붉은 금낭화, 고개 숙인 할미꽃, 알록달록 겹 동백꽃과 앉으면 모란이요 서면 작약이고 걸으면 백합이라는 눈부신 미모의 꽃들 중에서 백합만 빼고 나머지는 다 있었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일러주시는 다른 야생화의 이름은 다 잊어먹었습니다. 예전에 우리스님을 모시고 일요법회 도반님들과 사찰순례를 다니면서 각 사찰 주지스님으로부터 법문이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그중 가장 인상 깊고 재미난 이야기는 홍성 용화사 범신스님의 운문사 강원 학인 시절에 화엄경을 구입하기 위한 부산 자갈치시장 탁발담托鉢談과 미륵사 정우스님의 운문사 기도처인 사리암 불사 이야기와 예산 탈해사 지게스님의 지게 지고 날랐던 중창불사 이야기가 으뜸이었습니다. 새싹이 푸릇푸릇 돋아난 꽃모종과 뿌리째 캐낸 식물을 싣고 절로 돌아와 꽃모종은 놔두고 식물만 법당 뒤편에 화단을 만들 양으로 땅을 파고 물을 줘가면서 심었습니다. 잡풀을 말끔하게 뽑아내는 일은 보살님들이, 삽으로 땅을 우적우적 파는 것은 수원거사님이, 그리고 심어놓은 꽃에 물을 솰솰 주는 일은 내가 했습니다. 일을 마치고 공양간으로 돌아와 수원거사님과 각자 삶속에서 절에 연관되어 인연이 된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며칠 뒤 하안거 결제를 위해 두 분 스님들이 오늘 오셨습니다. 천장암 주지스님이신 백운스님이 젊고 키가 커서 그러한지 이번 하안거에 방부를 들인 스님들도 젊고 키가 훤칠하게 컸습니다. 아직 젊고 파릇한 스님들이 눈 푸른 납자로서 이번 하안거에 정심頂心을 쏟아 부어 깨달음의 안목과 사회의 공적활동에 대한 책임감을 동시에 투철透徹하고 명확明確하게 알아차렸으면 좋겠습니다. 안으로의 불교 못지않게 이제부터는 밖으로의 불교에도 온 힘을 쏟아야만 하기에 그렇습니다. 역시 믿는 것은 피 끓는 젊음과 두려움 없는 패기입니다. 그래서 일요법회의 튼실한 거사님들과 고운 보살님들은 모두가 푸릇푸릇 일색一色으로 젊습니다. 그렇지요, 그렇지요,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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