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일 요 법 회

05월12일,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5.

작성자밸라거사|작성시간17.05.13|조회수206 목록 댓글 0

 

 

 2017.05.12.. made in china는 공기도 차이납니다

 

 

 

 

 

  0512,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5.

 

 

 

 

 

  여보세요, 일요법회 앵커맨 벨라거사입니다.

 

 

 

 

 

  아무리 불금이 시작되는 금요일이라도 오전7시 이전에는 도로상태가 양호합니다. 오늘은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해서 모처럼 차를 가지고 봉은사에 갔습니다. 그런데 운전을 잘하든지, 신호등을 잘 받든지, 도로가 텅 비어있든지 하면 12분 만에 절에 도착을 하는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일 년 가야 한두 번 있을까말까 하는 드문 경우이지만 어쩌다보면 그런 날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가능하려면 봉은사까지 달려가는 8번의 크고 작은 사거리에서 붉은 신호등이 한 번도 걸리지 않아야 합니다. 먼저 탄천2교 삼거리를 잘 빠져나가야 합니다. 지도에는 이곳이 삼거리로 표시가 되어있지만 잘 쳐다보면 실은 삼거리가 아니고 아주중학교로 들어가는 길까지 사거리입니다. 그러니까 보통은 탄천2교 삼거리에서 좌회전 깜빡이를 켜고 주위를 둘러보고 있으면 좌측으로는 탄천2교 입구가, 우측으로는 길모퉁이에 맥도날드 드라이브 스루점이 있습니다. 이쪽 길이 잠실 유수지를 마주보고 있는데다가 외지고 사람들 통행도 별로 많지 않아 이런저런 업종들이 들어왔다가 있는 듯 없는 듯 사라져버리는 곳이었는데 한 이 년 전 밤에 불빛이 환하기에 쳐다보았더니 맥도날드 드라이브 스루점이 들어왔습니다. 그것을 보고 장사나 사업에 몹시 둔감한 내 감각으로도 아, 저거라면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차를 몰고 와서 구태여 내릴 필요 없이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 햄버거나 음료를 사가는 사람들이 꽤 많은 듯합니다. 나는 아직 이곳 드라이브 스루점을 이용해보지는 않았는데 몇 년 전 뉴멕시코 주도냐나 카운티의 라스 크루세스에서 국경도시인 앨패소를 지나 텍사스의 어느 시골 한적한 마을로 이동을 하면서 드라이브 스루점을 이용한 적이 있습니다. 맥도날드나 버거킹은 아니고 아직 우리나라에는 들어오지 않은 브랜드의 햄버거 드라이브 스루점이었는데 커다란 햄버거와 처음 맛보는 음료가 참 맛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강렬한 기억은 함께 주문해서 먹었던 고소하고 싱싱했던 커다란 양파링 튀김이었는데, 옆에 앉아있던 딸아이 홈스테이 엄마께서 자기네 양파농장에서 납품하는 양파로 튀긴 양파링이라면서 한번 먹어보라고 권했기 때문에 먹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텍사스 어느 시골의 할아버지네 댁까지 가는 동안 각자 햄버거, 피자, 음료수, 양파링 등을 한 보퉁이씩 무릎에 올려놓고 먹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도 느낀 일이지만 어렸을 적부터 평생 동안 차와 친숙하게 지낸 까닭인지 미국사람들이 운전을 참 능숙하게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70세가 가까운 할머니가 햄버거와 양파링, 음료 보퉁이를 자동차 기어 옆 팔걸이에 올려놓고 이야기하고 음식을 하나하나 먹어가면서 여유 있게 운전하는 모습은 위험하다기보다는 식탁 앞에서 한가로이 식사를 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워 보였습니다.

 

 

 

 

 

  그 후로 사흘간 텍사스 주에서 가장 높다는 과달루페 산이 바로 코에 걸릴 듯이 건너다보이는 드넓은 목장인 할아버지 댁에서 지냈습니다. 그날 할아버지 댁의 저녁식사를 겸해서는 뉴멕시코 주도냐나 카운티의 홈스테이 엄마네 집에서 딸아이 대학졸업 축하파티에 이어서 가까운 친지들이 모두 모여서 또 축하파티를 해주었습니다. 그 전에 동부 뉴욕 주시라큐스와 그 후로 남부 테네시 주멤피스에서도 축하파티를 받아보았지만 텍사스 주의 축하파티는 역시 거친 땅 텍사스답게 거칠고 소박한 정이 듬뿍 들어있었습니다. 육류도 방금 목장에서 도축을 해서 가져온 것처럼 싱싱했고 우유도 방금 목장의 젖소에서 짜왔나 싶을 정도로 진했습니다. 그때가 5월인데 텍사스 날씨는 벌써 35,6도를 오르내리고 있어서 방안에 에어컨을 얼마나 세게 틀어놓는지 잠자리에 들어서는 오히려 우리들은 추울 지경이었습니다. 주변에 뚝뚝 떨어져서 아들들이 함께 살면서 할아버지 목장 일을 돌보고 있었는데, 작은 덤불숲을 따라 방목하는 소 먹이를 주러 아침에 나가면 싸간 도시락으로 점심을 현장에서 해결하고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저녁을 먹을 때가 되어있었습니다. 텍사스 주넓이가 약 69Km이고 한반도 넓이가 22Km이니 텍사스 주넓이가 한반도 넓이의 약 세 배가 넘습니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을 볼 수 있는 곳이 김제평야인데 텍사스는 사방이 지평선으로 둘러싸여있었습니다. 참으로 넓고 크다는 생각이, 하늘과 공기가 된통 맑고 푸르다는 생각이, 가릴 것 없고 거칠 것 없는 햇살이 날 것으로 강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는 우리나라도 고조선과 발해, 그리고 고구려 전성기의 만주 영토를 생각한다면 텍사스 주의 크고 넓음이 하나도 부러울 일이 아니지만 지금은 그 크고 넓음이 몹시도 부러웠습니다. 목장 옆에 서른 그루 가량의 거대한 나무에 둘러싸인 작고 푸른 숲이 있고 여기에 할아버지 댁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 2Km 떨어진 곳에 둘째 아들 집이 있고, 그곳에서 6Km 가량 떨어진 곳에 셋째 아들 집이 있었습니다. 할아버지 댁에서 주변을 바라보면 둘째 아들 집이 아슴하게 보이고 셋째 아들 집은 보이지도 않습니다. 그렇지만 태양빛을 정면으로 받아 하얗게 빛나는 과달루페 산벽과 정상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소 먹이를 주러 가면서 과달루페 산기슭까지는 가보았지만 산등성이를 오르지는 못했습니다. 산 중턱 부근에는 아마 옛날 인디언의 주거지로 사용되었을 듯한 동굴과 바위벽을 깎아낸 듯한 흔적이 보였습니다. 사방에 텍사스에서 볼 수 있는 가시가 날카로운 선인장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때 주워온 새끼손가락 두 마디만한 돌이 지금 책상에 놓여있습니다. 셋째 아들은 130Kg의 거구인데 성격이 소탈하고 몇 년 전 한국에 다녀간 적이 있어서 사흘 동안 주로 많이 어울렸습니다. 단 두 가구가 보일 뿐인 할아버지 댁 목장에서 우리 같으면 면소재지에 해당하는 곳으로 나가보았는데 그래봐야 주민이 몇 백 명도 채 되지 않을 작은 읍락이었습니다.

 

 

 

 

 

  그곳에 사흘 동안 있다가 뉴멕시코 주도냐나 카운티의 라스 크루세스로 돌아오자 상당한 도회지로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여기는 하얀 단층집들이 이백 호 가량 모여 있고 아침저녁으로는 열차가 지나가는 소리도 들려오는 문명의 냄새가 나는 곳입니다. 도냐나 카운티는 인구가 20만이 넘는 곳으로 뉴멕시코 주에서는 사람이 많이 사는 카운티입니다. 그리고 라스 크루세스는 도냐나 카운티의 주택가에 해당하는 지역이라 주택들만 모여 있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차로 십 분 가량 나가야 도냐나 카운티의 도심가가 나옵니다. 큰 누나인 홈스테이 엄마의 소개로 양파농장 대표인 첫째 아들을 만나 멕시코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함께 먹었습니다. 뉴욕이나 시라큐스에 비해 음식 값이 엄청 저렴했습니다. 글쎄 처음 먹어보는 진짜 멕시코 음식은 맛있다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았지만 정감 나고 시골스러운 레스토랑 분위기와 풍족한 양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천천히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았는데 약 40여 분 동안 사람은 딱 두 명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아침 햇살아래 성조기를 꽂아놓은 집들이 많았습니다. 국경일이나 기념일이어서가 아니라 자기 나라의 국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평소에도 성조기를 그렇게 울타리나 벽에 세워놓는다고 합니다. 홈스테이 엄마 집에도 뒤편 넓은 정원 울타리에 커다란 성조기가 세워져 있어서 바람이 불면 스르르 펄럭이는 것을 보며 일상적日常的이고 자연自然스러운 나라사랑이 미국의 진정한 힘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뉴멕시코 주도냐나 카운티의 라스 크루세스에서 그렇게 말없는 일주일이 흘러 갔습니다. 아참, 여기가 첫 번째 사거리인데 이런 속도로 가다가는 봉은사까지 12분 만에 가기는 힘이 들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나머지 사거리에서는 여러 생각할 것 없이 신호등만 보면서 열심히 지나가버렸습니다. 올 들어 처음 12분 만에 봉은사에 도착을 해서 대웅전으로 올라가 참배를 하고 기도를 했습니다. 잠시 입정入定에 들었는데 지장전 옆으로 요사채 공사 중이라 중장비 소리가 계속 들려왔습니다. 그래서 사맛디의 집중과 위빠사나의 알아차림을 필요에 따라 사용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천수경과 금강경을 중얼거리듯 읽었습니다. 그러자 도냐나 카운티의 일주일처럼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습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