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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요 법 회

05월20일,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5.

작성자밸라거사|작성시간17.05.20|조회수283 목록 댓글 0

 

 

 2017.05.20.. 오늘이 세계인의 날, 세계인 누구?

 

 

 

 

 

  0520,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5.

 

 

 

 

 

  여보세요, 일요법회 앵커맨 벨라거사입니다.

 

 

 

 

 

  오늘 백제의 후예들인 송파구 사람들은 점심과 저녁을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로 하자고 모두 약속을 했는지 차가 꽁무니에 꽁무니를 물고 맥도날드 매장으로 연신 들어오고 있습니다. 주로 현기차와 르노 삼성차가 많지만 벤츠도 보이고 BMW도 세 대나 서있습니다. 아하, 그렇습니다. 지금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풍경風景은 점포 명칭변경 기념 불고기 버거 한 개씩 쏜다.의 위력을 보고 있는 듯합니다. 도로에서 들어온 차가 맥도날드 점포를 끼고 시계 반대방향인 왼편으로 돌면서 드라이브 스루를 하는데, 1번에서 주문을 하고, 2번에서 카드로 결제를 하고, 3번에서 주문했던 음식봉투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차를 몰아 어디론가 자리를 옮겨 종이봉투를 열고 차안에서 음식을 먹겠지요. 시간과 장소를 이동하는 공간인 자동차 안에서요. 요즘 길거리를 돌아다니다보면 열 명중 서너 명은 손에 음료수나 음식물을 들고 있습니다. 원래 우리 관습으로는 걸어 다니면서 음식물을 먹는 것은 상스러운 일로 치부를 해왔는데 근래 서양문화가 들어오면서부터는 전혀 부끄럽지 않은 당연한 행동으로 비쳐지고 있습니다. 긴 자동차 행렬을 보면서 봄·여름·가을·겨울 등 날이면 날마다 이렇게 장사가 잘 된다면 소설이고 참선이고 다 때려치우고 나도 맥드라이브나 운영해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머리를 스쳐갑니다. 아아, 그런데 벌써 늦었습니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할 정도면 아마 맥드라이브를 운영하고 싶은 사람이 벌써 수백, 수천 명은 거뜬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특별 불고기 햄버거 쏜다! 이벤트라 성황중이지 실은 우리나라 패스트푸드 업종이 고전苦戰 중입니다. 피자헛은 실적악화로 연일 매각설에 시달리고 있고, 실적부진에 허덕이던 KFC는 지난 2월 헐값에 매각되었고, 맥도날드도 상황이 그다지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러든 말든 오늘만큼은 새로 바뀐 명칭 값을 하느라고 맥드라이브는 성업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패스트푸드 업계를 이야기하려면 지난 해 7월 강남에 1호점 출점으로 시작해서 지난주 분당에 4호점 문을 연 쉑쉑버거로 알려진, 쉐이크쉑 버거를 짚고넘어가야합니다. 그리고 아직 우리나라에는 안 들어왔지만 머지않아 들어오게 되면 또 한바탕 패스트푸드 업계에 새바람을 일으킬 멕시컨 그릴 치폴레도 알고 있다면 좋겠지요.

 

 

 

 

 

  미국 사립대학은 졸업식을 두 번에 걸쳐 시행합니다. 한 번은 단과대학별로 졸업식을 하고 다음 날에는 전체 졸업식을 합니다. 공립대학에서는 전체적으로 한 번만 졸업식을 합니다. 그래서 딸아이는 졸업식을 두 번했습니다. 그런데 단과대학 졸업식과 전체 졸업식의 드레스 코드가 다릅니다. 단과대학 졸업식은 가족적인 분위기를 강조하면서 격식보다는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편안한 분위기라 옷도 캐주얼 복장이면 되고 양복을 입더라도 보통 넥타이를 매지 않습니다. 구두도 번쩍거리는 에나멜구두보다는 단화나 보트슈즈를 신습니다. 그런데 전체 졸업식은 장엄하고 엄숙한 분위기에 맞추어 양복정장에 넥타이를 매든지 혹은 자기 문화권의 전통복장을 입는 것이 관례라고 합니다. 그건 그런데 단과대학 졸업식을 했던 날이 5월초순인 데도 불구하고 영상1도까지 내려가는 엄청 추웠던 날이었습니다. 남자들이야 큰 문제가 없었으나 어깨와 등이 통째로 드러나고 아슬아슬 가슴부터 가리는 살랑살랑 드레스를 입고 온 많은 여자분들은 하얀 입김이 풀풀~ 나오는 졸업식장안에서 서너 시간동안 새파랗게 덜덜 떨고 있어야 했습니다. 다음 날 전체 졸업식 날에는 등 파인 드레스 위에 완전 두꺼운 겨울파커를 여자분들 모두 입고 나왔습니다. 마치 졸업식이 끝난 뒤 알래스카나 북극에서 졸업파티를 하려고 준비를 한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감기에 걸린 여자 분들이 별로 없는 것을 보면 뼈대가 굵고 살집이 단단한 서양여성들이 역시 추위에는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듯했습니다. 단과대학 졸업식을 잘 마친 다음날 전체 졸업식 날이었습니다. 졸업식 축하객들인 가족들은 실내체육관 관중석에 앉아있고, 실내체육관 바닥 한쪽 끝에 연단을 차려놓고 총장님 이하 교수님들이 좌정해 있고, 졸업생들은 바닥에 줄맞춰 펼쳐놓은 의자에 줄줄이 앉아있었습니다. 그래서 학부형들에게는 졸업생들의 등이나 옆모습이 보일 뿐이었습니다. 졸업식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나도 다른 가족들처럼 복도로 나가 커다란 컵에 담긴 뜨거운 커피 세 잔을 사서 서울보살님에게 하나, 뉴멕시코 홈스테이 엄마에게 하나, 그리고 나에게도 한 잔씩 나누어주었습니다. 그런데 가만 보니 많은 축하객들 손에 꽃다발이 하나씩 들려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도 꽃다발을 하나 준비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뒤편 복도로 또 나갔습니다. 미국도 졸업식 날에는 꽃값이 매우 비싼가봅니다. 여하튼 붉은 장미 한 다발을 사들고 오다 화장실에서 손을 씻고 벽에 붙어있는 박스에서 크고 네모난 화장지를 몇 장 빼내어 물통에서 막 꺼낸 장미다발 가지의 물을 닦아낸 뒤에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졸업식이 식순에 따라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에 옆에 앉아있던 뉴멕시코에서 오신 홈스테이 엄마의 짧은 비명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얼른 옆을 돌아보았더니 무릎 옆에 놓고 마셨던 커피 잔이 무심코 돌린 손에 걸리자 커피 잔이 넘어지면서 뚜껑이 열려 그 많은 양의 커피가 옆으로 앞으로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장미다발 가지의 물을 닦아낼 때 사용했던 화장실의 크고 네모난 휴지가 생각이 나서 재빨리 복도로 나가 휴지를 몽땅 빼내와 이리저리 흐르고 있던 진한 갈색의 커피를 말끔하게 닦아놓았습니다. 그리고 신속하게 옆 사람과 앞 사람의 자리도 깨끗하게 닦아서 산뜻하게 정리를 해주었습니다. 그러고 난 뒤 다시 복도로 나가 뜨거운 커피를 한 잔 사들고 자리로 돌아와서 뉴멕시코 홈스테이 엄마에게 드렸습니다. 뉴멕시코 홈스테이 엄마가 뚜껑 덮인 커피 잔을 두 손으로 받아들고 수줍게 웃는 모습이 50년 세월을 거슬러 20대 처녀적의 홍조紅潮를 잠깐 동안이지만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주후 우리가 뉴멕시코 주에 갔을 때 뉴멕시코 홈스테이 엄마는 졸업식장에서 내가 커피를 쏟았을 때 줄리 아빠가 재빨리 수습을 해주고 나서는 새로운 커피를 또 사다주었다는 말을 만나는 사람마다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실수에서 대단한 발명품이 탄생하는 것처럼 사소한 실수가 사람의 관계를 얼마나 가깝게 해주는지 새삼스레 느꼈습니다. 어떤 일을 하면서 한 번의 실수나 잘못이 없었음은 다행일지는 몰라도 크게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예기치 못한 실수나 잘못을 통해 얻어지는 경험이나 자연스러운 인간관계는 예상하지 못한 인연이나 축복으로 연결이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전체 졸업식이 끝나자 뉴멕시코 홈스테이 엄마는 뉴멕시코로 돌아갔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시러큐스에 남아서 딸아이의 짐정리를 도와주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가량을 시러큐스에서 지냈습니다. 우리는 시 외곽의 숲과 벌판 가운데 있던 호젓한 호텔에서 나와 시내의 화려한 호텔로 숙소를 옮겼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틈나는 대로 대학 캠퍼스와 시내를 돌아다녔습니다. 대학로 가로등에는 하얀 갈매기들이 많이 앉아있었습니다. 시러큐스에서 가장 가까운 대서양까지 가려면 버몬트 주와 뉴햄프셔 주를 지나가야하는 꽤 먼 거리일 텐데 수많은 갈매기가 여기까지 와있는 것이 조금 이상해보였습니다. 졸업식을 마치자 거짓말처럼 날씨가 좋아져서 따뜻하고 푸르른 완연한 봄날이 되었습니다. 식사를 하러 딸아이가 가르쳐준 멕시컨 그릴인 치폴레에 가서 부리또를 먹었는데, 입맛에 잘 맞아 몇 번을 더 가서 먹었습니다. 딸아이 짐정리가 끝나고 친구들과 작별파티도 마치고 시러큐스와 더 깊은 정이 들기 전에 우리는 뉴욕으로 갔습니다. 자그마한 시골 공항인 시러큐스공항에서 비행기 출발시간을 기다리고 있는데 천장과 유리창에서 뭔가 우당탕.. 우당탕.. 하는 소리가 한 삼십여 분간 들려왔습니다. 그날 아침 갑자기 온도가 떨어지면서 큰 것은 달걀만한, 작은 것은 메추리알만한 우박이 떨어지는 소리였다고 했습니다. 뉴욕에 있는 딸아이는 지금도 일 년에 한 차례 가을이면 동창회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서 시러큐스에 간다고 합니다. 눈빛 함초롬한 쌀쌀한 미인美人 같은 도시 시러큐스가 눈에 잡힐 듯이 저만큼 펼쳐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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