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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요 법 회

05월24일,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5.

작성자밸라거사|작성시간17.05.24|조회수78 목록 댓글 0

 

 

 2017.05.24.. 햇살 좋고, 바람 좋고, 미세먼지도 좋긴 한데

 

 

 

 

 

  0524,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5.

 

 

 

 

 

  여보세요, 일요법회 앵커맨 벨라거사입니다.

 

 

 

 

 

  그렇다면 톰 소여도 허크도 살고 있지 않은 미시시피 강옆의 테네시 주멤피스는 어떤 곳일까 하고 생각해보았습니다. 물론 검고, 누르고, 하얀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곳입니다. 백인과 흑인, 아시아계의 중국인과 베트남인, 그리고 한국인 들이 모여서 따로 또 같이 살고 있는데, 역시 남부라 지역적인 영향이 있어서인지 흑인 비중이 상당히 높은 도시입니다. 목화 재배가 성행하고 블루스가 발생한 곳이며 미시시피 강을 따라 해운업이 발달한 테네시 주최대의 항구 도시라고 합니다, 이상. 그런데 도시를 이렇게 설명하고 나면 마치 도시에서 물기가 쏙 빠져버린 채 박제剝製가 되어버린 듯한 기분이 듭니다. 마치 사람을 소개할 때 키는 178Cm이고 체중은 82Kg에 머리는 조금 크고 밥을 잘 먹으며 잠도 잘 잔다. 여름에는 땀을 흘리고 겨울에는 옷을 여러 벌 껴입고 다닌다, 이상. 라고 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그런 것 말고 더 감각적感覺的이고 활기活氣 있는 특징을 끌어낼 수는 없을까 고민을 하는 것입니다. 생긴 것과는 다르게 연필로 글쓰기를 좋아하고 아직도 일기를 쓰고 있으며, 환갑이 지났는데도 키는 더 커지도록 체중은 더 낮추도록 쉼 없이 노력을 하고 있고, 부처님 가르침을 좋아하고 좋아하는 여자 생각을 하면 가슴이 뛸까봐 될수록 생각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고 있는 신체 나이지수와 정신 나이지수가 서로 다른 범주範疇에서 살고 있는 사람. 등의 표현방법 말이지요. 그렇다면 멤피스를 이렇게 소개를 한번 해볼까요.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가 태어난 고향이며 그의 첫 음악을 리코딩 했던 Sun studio가 있고 그의 묘소가 있는 곳, 조금 더 미국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1963828, 노예해방 100주년을 기념하여 워싱턴D.C에서 열린 평화 대행진에서 I have a dream. 이라는 명연설을 했던 흑인 인권운동지도자 마틴 루터 킹 목사가 1968년에 암살된 로레인 모텔에 핏자국이 남아 있는 곳, 더 젊은 분이라면 국제특급 배송업체인 FedEX가 처음 시작한 곳이며 본사가 있는 곳이 바로 멤피스랍니다. 어때 괜찮아요?

 

 

 

 

 

  뉴욕공항이나 시카고공항 같은 곳에서 출입국 심사를 받다가 엘패소공항이나 멤피스공항에 도착을 하면 우선 마음이 편했습니다. 심사 창구 앞에 늘어선 사람들 숫자도 만만해보이고 심사를 하는 직원들도 왠지 착하게 보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착한 줄, 착한 직원, 착한 영어 덕분에 시원시원~ 척척~ 수속절차를 마친 뒤 화물을 찾아들고 공항청사를 나가니 바로 청사 현관 옆에 연한 베이지색 차를 세워두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멤피스 홈스테이 맘이 핑크색 점퍼를 입고 서있었습니다. 딸아이가 먼저 달려가 반가운 포옹을 하고 그 다음에는 우리 차례였습니다. 그런데 외국에 나가 외국 사람과 인사로 포옹을 해야 할 경우에는 포옹식抱擁式 인사가 서울보살님보다 내가 더 적성에 잘 맞는지 꼭 먼저 포옹을 하게 되었습니다. 뉴멕시코 홈스테이 엄마는 집안의 내력인지 100Kg이 훨씬 넘는 소탈하고 우람한 거구였는데 멤피스 홈스테이 맘은 50Kg이 넘을까말까 하는 호리호리한 금발의 미인이었습니다. 멤피스 홈스테이 맘 고향이 뉴욕 주라서 딸아이가 고등학교 3학년 때 뉴욕 주시러큐스 대학에 응시원서를 넣는다고 말을 하니까 이렇게 대답을 하더랍니다. , 시러큐스 대학에 원서를 넣는다고? 흐흥, 되도 걱정이고 그럴 리는 없겠지만 안 되도 걱정이구나. 거긴 뉴욕 주한 가운데잖니. 겨울이면 얼마나 눈이 많이 오고 추운지 나는 고향에서 도망 나올 궁리만 하고 있었거든. 그래서 대학 졸업을 하자마자 뉴욕 맨해튼으로 가서 직장을 잡았고 결혼을 하자마자 따뜻한 남부로 이사를 와버렸단다. 멤피스는 따뜻해서 정말 살기 좋은데 네가 시러큐스로 가게 된다면 내 오빠와 동생들이 그곳에서 살고 있으니 소개를 해주마. 뉴멕시코 홈스테이 엄마가 텍사스 스타일의 순박하고 속 깊고 정감 있는 모습이라면 멤피스 홈스테이 맘은 세련되고 지적이며 예절에 무척 신경을 쓰는 도시형의 교양미를 갖춘 분이었습니다. 앞서 뉴멕시코 주도냐나 카운티를 갈 때는 엘패소 공항에 밤늦게 도착을 했지만 이곳 멤피스 공항에는 오후2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도착을 해서 공항에서 집까지 시내구경을 두루두루 하면서 갈 수가 있었습니다. 차를 몰아 공항을 나와 한적한 도시 외곽으로 달려가다가 철도 건널목을 지나서 바로 왼편으로 방향을 바꾸자 여기서부터는 울창한 국립공원으로 들어가는 줄 알았습니다. 잘 가꾸어진 숲과 우람한 거목들 사이에 드문드문 이층집들이 서있었습니다. 그러니까 거대한 공원 안에 마을 하나가 통째로 들어있는 것이었습니다. 이곳이 멤피스에서 가장 좋은 주택가인 새디 그로브 로드Shady Grove Rd.라는 것은 딸아이의 설명을 듣고서야 알았습니다. 그러고 보았더니 FedEX의 본사주소가 ‘942 S. Shady Grove Rd. TN 38120’ 인데 TN은 테네시 주라는 뜻이고 38120은 우편번호이며 바로 같은 동네에 FedEX 본사 건물이 있었습니다. 공원 안으로 십여 분 들어가다가 차가 멈춰 섰는데, 삼거리 한쪽 모퉁이 모두를 차지하고 있는 하얀 이층집이었습니다. 현관 앞에도 넓은 잔디밭과 키 큰 거목들이 서있고, 건물 뒤편으로는 수영장과 넓고 푸른 잔디밭에 휴식공간이 마련되어있는 나무와 숲에 둘러싸여있는 아름다운 집이었습니다. 딸아이가 고등학교에 다닐 적에 쓰던 이층 방에 짐을 풀고 간단하게 몸을 씻고 실내복으로 갈아입은 뒤 뒷마당의 수영장으로 내려갔습니다. 따스한 햇살이 기분 좋게 내려쬐고 있었고, 흔들흔들 불어오는 5월의 멤피스 바람은 하얀 나무 울타리에 줄줄이 피어있는 넝쿨장미향을 구석구석에 퍼트리고 다녔습니다. 파란 하늘에 하얀 양떼구름이 몽실몽실 흘러 다니는 것이 어렸을 적 어디선가 꼭 보았던 하늘이고 바람이었습니다. 이럴 때 나도 모르게 깜박 잠이 들면 나는 꼭 하늘을 날아다니는 꿈을 꾸게 됩니다. 양떼구름 위에서 내려다보는 하얀 지붕 옆의 파란 수영장 가장자리에는 접이식 의자에 누워 까무룩 잠이 들어있는 178Cm가량의 머리 큰 남자가 가볍게 코를 골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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