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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요 법 회

06월11일,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3.

작성자밸라거사|작성시간17.06.13|조회수92 목록 댓글 0

 

 

 2017.06.13.. 흐리다 맑음

 

 

 

 

 

  0611,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3.

 

 

 

 

 

  여보세요, 일요법회 앵커맨 벨라거사입니다.

 

 

 

 

 

  아주 어렸을 적에는 몸이 무척이나 약해서 영유아기嬰乳兒期 거의 몇 년 동안은 병원을 끼고 살았다는 말씀을 어머니로부터 자주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초등학교 3학년 무렵에는 또 뇌막염이라는 병으로 거의 1년간을 병원신세를 졌습니다. 그러니 어른들께서 드러나게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저애가 과연 하늘이 내린 수를 잘 지켜낼 수 있을까하는 걱정을 하루도 멈추지를 못했을 것입니다. 지금도 옛날 앨범 속에 꼽혀있는 초등학교3학년 시절의 흑백사진을 보면 앞머리를 가지런히 자른 하이칼라 머리에 반바지 차림으로 차렷 자세를 하고 있는 빼빼 마른 어린이가 입술을 꾹 다물고 있습니다. 아무리 잘 봐주려고 해도 온실에서 자라난 화초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초등학교 5학년을 기점으로 갑자기 밥을 잘 먹으면서 키가 쑥쑥 크기 시작을 했고, 중학교에 들어가서는 일 년에 10cm씩 크면서 어깨가 벌어지기 시작을 했습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자 반에서 나보다 큰 아이가 별로 보이지 않더니만 어느새 학교 대표 유도선수가 되어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열 번 변한다는 말이 허언虛言이 아니라는 것을 나를 통해서 확인을 한 셈이었습니다. 그래서 철이 든 뒤로부터는 몸 하나는 누구보다도 튼튼하다고 자부를 해왔고 어렸을 적 다난多難한 병치레를 몽땅 지워버리듯이 사실 또 그랬습니다. 그건 그런데 아무튼 일요일 일요법회를 잘 모시고, 김밥으로 점심공양도 잘하고, 오후부터 밤9시까지 도반님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난 후 밤1130분경에는 서울 집에 잘 도착을 했습니다. 그리고 욕실에 들어가 몸을 씻고 나서 책을 잠깐 들여다보고 있는데 목에 뭔지 이물질이 끼어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이 느낌에는 조금 민감한 편입니다. 어렸을 적부터 감기感氣 기운 있으려고 하면 목구멍의 편도가 부어올라 고생을 했던 기억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 웬 감기感氣 기운? 근래에 특별히 몸을 차게 하거나 무리를 한 일이 없는데도 감기 기운이 있어서 편도가 늘어난다는 사실에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그래서 일단 양치질을 다시 한 번 더하고 노니를 먹고 프로폴리스를 두세 방울 목구멍에 떨어뜨렸습니다. 일단 나름대로 감기가 더 심해지지 않도록 사후조치를 단단히 해주었지만 밤새 자는 동안에 두어 차례 일어나서 몸을 추슬러줘야만 했습니다. 월요일 아침이 되어 잠자리에서 일어나보니 늘어난 편도가 더 부담스럽고 열이나 콧물은 없었으나 잔기침이 나오는 것이 감기가 확실해보였습니다. 왜 그랬을까? 왜 감기가 갑자기 왔을까 하는 점이 몹시 궁금해졌습니다. 이제 내 나이에 걸 맞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건강에 이상신호가 오기 전에 그 요인을 미리미리 배제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감기의 원인을 찾아내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제 하루 동안 어디에서 문제가 생겨났지?

 

 

 

 

 

  화서재華嶼齋 테라스에 앉아 재미나게 시간을 보낸 뒤 저녁식사를 하러 화서재華嶼齋 주인장 부부까지 모시고 모두 꽃마을에서 서산시내로 몰려나갔습니다. 오전에 다른 일정이 있어서 일요법회에는 참석을 못했던 정덕거사님께서 일부러 우리들 얼굴을 보려고 당진에서 달려와 식사시간에는 합류해주었습니다. 오늘 점심은 냉면으로 한다고 해서 잘 알려진 냉면집으로 우리들은 향했습니다. 아직 본격적인 냉면계절은 아니라 홀이 붐빌 정도는 아니었지만 제법 사람들이 홀 안에 차있었습니다. 고객층은 주로 젊은 부부 중심의 가족들과 젊은 연인들이 많았습니다. 드디어 냉면이 나왔습니다. 지난여름에 도반님들과 한 번 이곳에 와본 적이 있어서 그 맛을 혀가 기억하고 있는 냉면이었습니다. 냉면사리 위에는 하얗게 싸글거리는 보숭이 얼음도 올려져있었습니다. 알맞게 구워 내온 고기와 함께 냉면을 맛나게 먹었습니다. 그런데 뭔지 지난여름에 먹었던 시원하고 상쾌한 냉면 맛이 살아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다가 옆에 앉아있던 서울보살님이 절반을 못 먹고 남기는 바람에 내가 그 냉면그릇까지 깔끔하게 정리를 했는데 남은 냉면육수는 입맛이 당기지가 않아 그냥 남겨놓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별로 흔하지가 않았습니다. 나는 본래 국물을 좋아해서 웬만하면 음식의 육수나 국물까지 몽땅 먹어치우는데 오늘은 뭔가 몸에서 거부하는 것이 있었나봅니다. 그리고 가만 생각을 해보았더니 오늘 온도가 냉면을 먹기에는 조금 낮았던 것은 아닌지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글쎄 냉면은 가만히 서있어도 땀이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32도가 넘어서면서부터 제 풍미風味를 내는 음식이 아니던가 하는 생각에 미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랬던지 지난여름에 먹었던 그 냉면 그 맛은 아니었습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다시 김화백님 작업실로 돌아왔습니다. 차탁을 가운데 놓고 의자에 빙 둘러앉아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화서재華嶼齋에서부터 김화백님 작업실까지 오늘은 주로 미술美術과 음악音樂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내가 꽤 오래전에 들었던 이야기인데 이런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아마도 고등학교 시절 영어 수업 중 영어선생님께 들었던 말씀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대학이나 대학원 등을 좋은 성적으로 졸업을 하고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와 연구실이나 산업전선에서 맹활약들을 하고 있는데 너희들 선배들인 내 제자들도 그런 사람들이 꽤 있어서 귀국인사를 하러 오는 경우가 있단 말이지. 그런데 제자들의 유학시절 경험담을 듣고 있다 보면 우연偶然인지 필연必然인지 무언가 공통점이 있더란 말이야. 학교 강의라든가 성적이라든가 교우관계는 별 어려움이 없을 만큼 스스로 노력들을 하고 또 기본 자질들이 우수하니까 잘 헤쳐 나가는데 오히려 사석이나 파티모임에서 대화를 하다보면 줄곧 이야기를 잘 하다가도 음악이나 미술, 무용 등 예술藝術에 관계된 주제가 나오면 한국학생들은 그 순간부터 입을 꾹 다물고 벙어리가 돼버리더라는 것이지. 대학이나 대학원 등 학창시절을 보내는 동안 학습과 공부만 했을 뿐이지 지식인의 인문학적 소양이라고 할 수 있는 음악이나 미술, 문학, 철학 등은 한 번도 접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아는 것도 없고 그래서 대화에 참여를 하고 주제를 풀어나갈 밑천이 없으니까 그만 입을 다물고 고개만 끄덕이게 되더라는 이야기야. 그런 일이 반복이 되면 그 학생이 아무리 성적이 뛰어나고 학업능력이 우수해도 서양 지식인들의 눈에는 절름발이 지식인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게 된다는 말씀이야. 부디 너희들이 대학에 가거들랑 문학책도 많이 읽고 음악이나 미술 등에도 깊은 소양을 쌓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한단 말이지. 너희들이 앞으로 나라를 대표하는 인물이 되어 외국정상과 회담을 하는데 인문학적 교양이나 지적 바탕에 허약한 부분이 있어서 무시를 당한다면 그런 꼴로 나라의 체면이 서겠니? 으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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