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일 요 법 회

02월25일,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2

작성자밸라거사|작성시간18.02.28|조회수1,282 목록 댓글 0

 

 

 2018.02.27.. 이제 비 오면 봄비, 눈 오면 꽃샘 눈

 

 

 

 

 

 

  0225,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2.

 

 

 

 

 

 

  여보세요, 일요법회 앵커맨 밸라거사입니다.

 

 

 

 

 

 

  한 달 만에 가는 일요법회입니다. , 이번 달에는 첫 번째 일요일이 입춘과 겹치는 바람에 월초에 한 번을 더 절에 다녀왔습니다. 불교의 큰 명절이야 초파일, 성도절, 우란분절, 열반재일 등이 있지만 민속 축일과 어우러진 입춘이나 동지, 칠석도 예전부터 사람들이 좋아하는 절의 명절이었습니다. 입춘 절에는 입춘맞이 불공도 드리고 또 스님들께 입춘첩立春帖과 부적符籍을 받기도 합니다. 입춘첩은 오는 봄을 축하하고 일 년의 소망을 기원하면서 이웃과 즐거움을 나누는 의미가 들어있다고 하며 부적은 하얗거나 노란 종이에 붉은 경면주사鏡面朱砂로 글씨나 그림을 그려서 이것을 몸에 간직하면 잡귀를 쫓고 재앙을 물리친다고 합니다. 그렇긴 한데 부적의 효과가 얼마나 있는지는 지니고 있는 사람의 신뢰도에 따라 효능의 차이가 얼마만큼 변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절뿐만 아니라 무속신앙에서도 부적사용이 활발하지만 마음의 평안이나 믿음을 상품으로 파는 현대에 와서는 그 다양성과 캐릭터로서의 활용이라면 일본이 단연 앞선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유명 사찰 앞에는 대부분 부적을 파는 판매소가 줄을 이어 서있는데 형형색색形形色色, 아기자기, 휘황찬란輝煌燦爛, 신기방기한 모양과 내용의 부적들이 한 해의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풍경을 볼 수가 있습니다. 오는 봄도 맞이하고, 부처님께 불공도 올리고, 맛있는 점심 공양도 하고,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물어다주는 부적도 받고, 거기에다 일요법회 도반님들까지 만나게 되는 일타오피의 입춘 절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무속신앙이라는 말에서 10여 년 전 작고하신 경희대 국어국문학과 서정범 교수님이 잠깐 생각이 났습니다. 서정범 교수는 무속신앙과 우리말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가지고 평생 동안 연구하셨던 분인데 언젠가 TV에 나와서 대담을 한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TV에 함께 나왔던 초대 손님으로는 심령과학자라는 안동민 씨가 있었는데, 안동민 씨가 하얀 양복에 나비넥타이와 백구두를 신은 독특한 옷차림새로 출연을 해서였든지 그 자리에서 나누었던 대화라든가 얼굴표정들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주로 무속신앙이나 영적인 세계, 임사체험, 유체이탈, 그리고 사후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게 논의되었는데 사회자가 두 분에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사후死後의 세계가 있다고 생각을 하십니까?” 그 질문을 받고 먼저 서정범 교수가 잠시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을 짓더니 대답을 했습니다. “제가 그동안 연구한 바에 의하면 사후세계, 곧 사람이 죽은 뒤의 세계란 없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서 몇 가지 근거나 사례를 들어가면서 설명을 했습니다. 서정범 교수의 말이 끝나지 사회자가 안동민 씨를 쳐다보았습니다. 이제 말할 차례가 된 안동민 씨는 잠깐 자리를 고쳐 앉더니 껄껄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교수 님은 아직 안 죽어 봤으니 사후의 세계를 알 까닭이 없겠지요. 나는 죽어 본 적이 있으니 사후의 세계를 알고 있거든요.” 그리고 그 이야기 말미에 자신이 일본에서 느꼈던 경험담을 이야기했습니다. 일본에 가게 되어 처음으로 잠을 자는데 일본이라는 땅의 살아있는 영적인 기운이 얼마나 활발한지 밤새 영적인 탐험을 하고 다니느라고 잠을 한숨도 붙이지 못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 말을 듣고 영적인 기운의 활성화와 지구 화산대와 혹시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닐는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본이 유달리 부적이 다양하고 귀신들이 많아 나타나는 현상도 역시 화산대의 활성화와 지진대와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에 고개를 갸웃해보았습니다. 그건 그런데 서정범 교수는 2007년도에, 그리고 안동민 씨는 1997년도에 각각 유명을 달리했으니 사후의 세계에 대해 직접적인 체험이 가능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공자孔子는 사람이 죽은 뒤에는 무엇이 있느냐는 제자의 질문에 삶도 다 모르는데 죽음을 알려하느냐고 호통을 쳤습니다만 그래도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공포와 호기심에는 끝없는 갈증과 궁금증이 더해가는 모양입니다. 물론 죽음 뒤의 세계를 상정想定하지 않는다면 세상의 모든 종교宗敎란 신앙信仰으로 성립이 되지 못하는 사상이나 철학일 뿐일 것입니다. 그래서 종교 성립의 사대 조건 중에는 죽음 뒤의 세상인 내세관來世觀을 적시摘示하고 있는 것입니다. 교조敎祖와 교리敎理와 교단敎團의 형성이 종교 성립의 나머지 삼대 조건입니다.

 

 

 

 

 

  일요일 아침 일요법회에 동참하기 위해 고북으로 가는 과정은 거의 비슷하지만 그때마다의 기분이나 느낌은 비슷한 듯 다른 듯 미묘하고 다양한 감상感想이 있기 마련입니다. 아마 전날 밤의 숙면도, 미세먼지, 일기, 몸의 컨디션, 하루하루의 충족도, 요즈음 사회 분위기 등등이 일정 부분씩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일단 연료통에 60Km를 갈 수 있을 만큼의 연료만 들어있어서 서해안고속도로 화성휴게소 이전 어느 곳에선가 주유소에 들려 주유를 해야 했습니다. 집에서 출발을 해서 매우 한적한 도로를 여유롭게 차를 몰아 달려갔습니다. 서울대공원과 과천을 지나고 의왕을 지나서 비봉IC까지 가는 도중에 고속화도로 옆 계곡으로 건너가는 다리를 지나 섬처럼 자리 잡고 있는 독특한 지형에 위치한 주유소가 생각났으나 그곳까지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는데다가 서울보살님이 안전하게 양재동 하나로마트 옆에 있는 농협주유소를 추천하는 바람에 그냥 가까운 곳에서 기름을 주유하고 고북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서산휴게소에 들러 잠시 휴식을 취하고 해미IC를 통해 해미로 들어섰습니다. 고북 장요리에 들어서서 제1주차장에 있는 화장실을 쳐다보았더니 긴 겨울잠에서 깨어났는지 화장실 문을 굳게 잠그고 있던 자물쇠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차를 멈추고 먼저 몸을 비우고 일요법회와 대비주 기도를 위해 마음도 절반가량 비우고 천장암 주차장으로 올라갔습니다. 주차를 하던 도중에 뒤따라 올라온 정덕거사님과 묘길수 보살님을 만났습니다. 몹시 반가워 악수를 하고 함께 경사진 길을 걸어 법당으로 올라갔습니다. 사시마지 불공 겸 일요법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천수경을 치고, 칠정례를 올리고, 관음보살 독경을 하고, 축원을 하고, 반야심경과 법성게를 읽었습니다. 사시불공이 끝나자 자리에 앉아 입정에 들어 참선을 했습니다. 그리고 정진과 수행에 대한 주지 스님의 법문이 있었고 일요법회를 마쳤습니다. 이제 공양간으로 내려가 점심공양을 들고 나서 잠시 차실에서 차담시간을 갖고는 오후2시부터 대비주 기도를 하게 됩니다. 점심공양을 하는 동안 공양주보살님이 머지않아 공양간을 그만두게 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주지스님이 새로 오신 뒤로 다섯 달 사이에 세 번째 공양주보살님인데 이제 누군가 네 번째 공양주보살님을 또 찾아야합니다. 어느 절이든 절에서 참한 공양주보살님 모시기는 심각할 정도의 문제가 되어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참한 공양주 보살 있는 곳에 도인난다는 말까지 생겨날 정도입니다. 대부분 절이 산속에 있는데다가 문화시설이나 편의시설 등이 전무인지라 근무 조건이 자연 열악할 수밖에 없어서 이제는 불심이나 신심에 의지해서 공양주를 살아주는 보살님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절에 오는 보살님도 많지 않고 혹시 오게 되더라도 오래 계시는 보살님이 거의 없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작은 암자에서는 주지스님이 나이 드신 노모老母를 공양주보살로 모셔다 놓은 경우도 쉽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어쩌다 보니 천장암 신참 주지스님의 신고식이 이모저모 여러 가지로 만만치 않게 위세를 부리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그래서 말입니다만 진정으로 스님들이 수행을 하고자한다면 어려운 말사 주지 직을 꼭 두 만기쯤은 해봐야한다는 생각입니다. 어려운 말사 주지 소임이란 이를 테면 마을로 치면 식구 많은 가난한 가정의 가장인 셈이고, 권세나 경제력은 없고 말만 많은 단체의 장과도 같은 자리인지라 하심과 배려와 더불어 고난과 장애 앞에 마음의 조복調伏을 배우기에 이만한 경험이 없다고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처가 측 형님뻘 되는 분과 이야기를 하는데 그분 말 중에 돼지가 풀을 먹으면 돼지고기가 되고, 소가 풀을 뜯으면 소고기가 된다는 표현을 듣고 문득 초발심자경문初發心自警文에 나오는 우음수牛飮水하면 성유成乳하고, 사음수蛇飮水하면 성독成毒이라야하는 대목이 떠올랐습니다. ‘소가 물을 마시면 우유를 만들고, 뱀이 물을 마시면 독을 만드나니라는 뜻인데 돼지와 소의 비유가 얼마나 생생하고 좋은지 무릎을 탁 쳤습니다. 가난한 말사 주지라는 소임이 누구에게는 힘들고 짜증나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하찮고도 너무도 범상해서 중생을 이해하고 세상일을 배우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렴 종정이나 총무원장은 권세의 자리이지만 가난한 말사 주지 소임은 눈을 감고 생각해봐도 보살도菩薩道에 이르는 자리입니다. 암만요!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