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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요 법 회

03월04일,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3.

작성자밸라거사|작성시간18.03.08|조회수108 목록 댓글 0

 

 

 2018.03.07.. 날이 어두워도 하늘이 맑은지 흐린지 알 수 있거든

 

 

 

 

 

  0304,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3.

 

 

 

 

 

  여보세요, 일요법회 앵커맨 밸라거사입니다.

 

 

 

 

 

  남쪽에서 올라온다던 비구름이 서해안고속도로 당진 부근에서 우리 차를 따라잡은 모양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실처럼 흩뿌려지던 빗방울이 조금씩 커지더니 점차 차창을 방울방울 두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사선으로 어슷하게 날리는 빗방울들이 빠샤빠샤 두드리는 속도와 크기가 커지는 만큼 앞 차창을 문지르는 윈드실드 와이퍼가 돌아가는 속도도 빨라져갔습니다. 화성휴게소에 들러 잠시 휴식을 취하고 연료도 가득 주유를 한 후 다시 고속도로에 들어섰습니다. 차를 몰아 밤길 봄비 내리는 고속도로를 달려가면서 운전석과 조수석에 나란히 앉아있으나 두 사람의 상황이라든가 차창을 통한 풍경을 바라보는 시각 차이는 전혀 다른 세상을 보고 있을 것입니다. 운전자는 눈앞에 전개되는 실제를 쳐다보고 있고, 조수석의 사람은 눈앞의 변화와 자극으로부터 기억에 연관된 상상을 바라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나도 오늘 낮에 천장암 법당에서 기도를 했던 장면들을 떠올려보고 있었습니다. 홀로 기도를 하는 시간이었으니까 마음껏 내 열정과 가락에 맞추어 기도를 했을 뿐이지만 그 장면이 범상하다면 얼마든지 흔한 일이고 이상하다면 이상한 일이었으니까요. 기도를 시작한 지 이십여 분가량 지났을 때였을 겁니다. 나는 항상 법당 가운데 깔려있는 주지스님 좌복을 중심으로 오른편에 좌복을 깔고 앉아 대비주 독경을 하고 있었는데, 내 앞에는 자그마한 복전함이 놓여있었고 그 복전함 위쪽 벽에는 보일러 스위치가 붙어있었습니다. 지난 일요일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아침부터 봄비가 푸근하게 내리고 있어서 기온이 꽤 올라간 상태였고, 고북 날씨는 흐렸다 맑았다를 반복하면서 비가 내리지는 않고 대체로 푸근한 봄날이어서 법당 안에 앉아있으면 보일러를 켜지 않아도 냉기가 돌거나 춥지 않은 날씨였습니다. 한창 독경을 하고 있는데 뒤쪽에서 인기척이 미세하게 들려오더니 스님 한 분이 복전함 옆으로 다가가 보일러 스위치를 켜고 돌아나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나는 그 스님이 마른 체형의 주지스님이라고 느끼면서 기도를 하는데 춥지 않도록 법당에 보일러를 올려주시나 보다고 언뜻 생각을 한 뒤 다시 기도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여기까지는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인데 이틀 후 그러니까 화요일火曜日에 다시 천장암에 가서 같은 시간에 또 대비주 기도를 혼자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랬습니다.

 

 

 

 

 

  아침에 천장암에 내려갈 때 보았더니 화성 휴게소에 정차 중인 관광버스가 많아서 이제부터 완전히 날씨가 풀려 산행이나 꽃놀이 행사가 많아지나 보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실제로 고북 제1주차장을 지나치면서 어느 산악회에서 돼지머리를 올려놓고 시산제를 지내는 것을 보았습니다. 남자회원들은 파란 판초우의를, 여자회원들은 빨간 판초우의까지 깔맞춤으로 착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연수가 좀 된 산악회 같았습니다. 여하튼 아침에 고속도로 하행 휴게소에 관광버스가 많다는 것은 오후나 저녁참에 상행 고속도로가 붐빌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한데 오늘은 전혀 차가 막히지 않고 시원스레 뚫려있었습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바로 출발을 했는지라 서울 집에 도착을 하니 이제 밤9시를 조금 넘어섰을 뿐이었습니다. 아침에 출발을 할 때도 서울은 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밤중에 서울에 도착을 한 시각에도 비가 여전히 내리고 있었습니다. 오랜 가뭄 끝에 오는 비라 더 많이 오더라도 얼마든지 반가운 봄비였습니다. 강원도 쪽과 일부 경상도 산간지방에는 눈이 많이 내렸다는 뉴스가 인터넷 기사로 올라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게 뭐지 이크, 미투운동의 불똥이 지방자치단체로 튀었는지 온통 그 뉴스로 도배를 해놓고 있었습니다. 이런 뉴스를 쳐다보고 있느니 차라리 먹방 동영상을 보고 있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옛날부터 내기 중에서도 먹는 내기는 하지 말라는 말이 있었는데 요즘은 먹는 방송도 돈이 되는지 개인방송을 통해 대량의 음식을 먹는 동여상이 유튜브를 통해 인터넷에 다량 올라와있습니다. 저렇게 죽을 듯이 음식을 먹는 사람을 요즘에는 푸드파이터Food fighter라고 말하는 모양인데, 먹는 음식의 양이 많다 혹은 엄청나다 정도가 아니라 저걸 먹다니 사람이 아니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아니 라면을 스무 개씩 삶아서 한 자리에 앉아 먹는가하면 백 접시가 훨씬 넘는 초밥과 생선회와 김밥을 먹어치우기도 합니다. 글쎄 많이 먹는 것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동화작용과 이화작용을 거친 뒤 먹은 만큼 배설을 해야 할 터인데 엄청난 양의 배설물은 어느어느 정화조를 가득가득 채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푸드파이터들이 대개 20, 30대의 청년이나 처녀들 같은데 그 사람들의 미래나 그 사회의 미래가 다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멀쩡한 사람에 의한, 멀쩡한 사람을 위한, 멀쩡한 사람들의 미투Me Too 운동에 관한 기사를 읽고 있는 것보다는 뱃구레가 미어지게 먹고 된똥을 싸든 설사를 하든 먹방 이쪽이 마음 편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이 나이가 들어가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잠이 줄어들고 바쁜 일과에서 살짝 비켜서 있다 보니 하루 중 여분의 시간이 많아집니다. 새벽부터 밤중까지 넘쳐나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하고 지루한 한가閑暇와 몸을 좀먹는 질병疾病에 서서히 고통을 당하면서 은퇴 후의 30여 년을 보내야하는 상황이라면 수명장수壽命長壽가 분명 축복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경제적 바탕과 건강과 취미 또는 제2의 인생을 위한 투자를 미리미리 마련하고 대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사실 말이지만 이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이것은 제대로 준비하는 사람도 별로 많지 않을 듯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금 이 순간, 현재의 생활과 삶이 바쁘고 고단하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어느 시기가 되면 종교생활에 열성적인 믿음이나 성의를 보이는 사람들이 많이 나타납니다. 함께 더불어 사는 생활이나 봉사와 참여라는 관점에서는 매우 바람직한 노후관리 방법의 하나라고 나도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화요일火曜日에 또 천장암으로 기도를 가게 되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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