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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요 법 회

05월06일,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2.

작성자밸라거사|작성시간18.05.08|조회수19 목록 댓글 0

 

 

 2018.05.08.. 맑음

 

 

 

 

 

  0506,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2.

 

 

 

 

 

  여보세요, 일요법회 앵커맨 밸라거사입니다.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우리 스님께서 카톡방에 해미읍성 연등축제 축하글을 올려주었습니다. 올해가 제4회인 해미읍성 연등축제는 2015년인 제1회부터 우리 일요법회 도반님들에게는 가슴에 어려 있는 추억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해미읍성 연등축제는 어떻든 참가를 해야지 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시계를 봤더니 아침6시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잠시 누워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준비를 하고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창밖에는 일기예보대로 지난밤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여름을 당기는 봄비치고는 푸근하게 내리는 제법 많은 양의 빗물이 높은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서울보살님이 운전을 하겠다고 했으나 비가 오는 날씨나 도로상황을 고려한다면 내가 운전을 하는 게 났다싶어서 내가 하기로 했습니다. 비도 많이 내렸지만 비안개가 자욱해서 고속도로 운행은 차량 속도를 줄여야 했습니다. 오늘이 어린이날로부터 시작하는 삼일 간 연휴의 가운데 날이라 아침에 고북으로 내려가는 것은 별 문제가 없겠지만 오늘밤에 서울로 올라올 때는 별 문제가 있을 것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한나절이 지난 오늘 밤중의 일이지만 자정이 넘어서까지 서해안 고속도로 상행선은 정체와 지체를 반복하고 있게 됩니다. 우중雨中 운전도 속도를 줄여 안전운행을 하게 되면 나름 비오는 봄 풍경을 즐기는 운치韻致랄까 가슴에 젖어드는 정취情趣 같은 게 있습니다. 그리고 비가 내리고 있기 때문에 일단 공기의 질이 평소보다 좋다는 것이 마음 편안합니다. 항상 하던 대로 화성휴게소에 잠시 들어가 주차를 해놓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빗방울 떨어지는 주차장에 짐승처럼 웅크리고 있는 크고 작은 차량들도 구경하고, 저 먼 하늘의 짙은 잿빛 기운도 바라보았습니다. 푸른 하늘 은하수에는 하얀 쪽배가 떠다니겠지만 짙은 잿빛 구름 사이로는 청룡靑龍 황룡黃龍이 여의주를 물고 날아다니고 있을 것입니다. 은하수를 건너서 구름나라로 구름나라 지나선 어디로 가나. 은하수보다 구름나라가 더 멀리 있을 것이라는 가사가 참 흥미롭습니다. 옛날에는 밤하늘의 은하수銀河水가 바로 머리위에서 쏟아질 듯이 보였기 때문에 은하수가 구름보다 가까이 보이는 이런 시적詩的 발상發想이 떠올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빛 몸매를 감은 바람이 불고, 눈앞이 젖어들듯 흐리고, 흔들리는 풍경의 틈새로 비가 내리고, 하양이 추억으로 뿌려대며 눈이 내리는 기상현상氣象現象은 대기大氣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가 사는 달나라에는 대기가 없기 때문에 한 번 찍힌 발자국은 영원한 발자국이고, 한 번 버린 쓰레기는 영원한 쓰레기입니다. 일기의 변화인 기상현상이 없으니 풍화작용風化作用이나 퇴적작용堆積作用이 없고, 변화가 없으니 외부의 자극이나 강제한 힘의 이동이 없다면 천 년이고 만 년이고 모든 것이 언제나 그 자리에 그 모습으로 남아있을 것입니다. 구태여 변화가 있다면 우주로부터 날아온 운석과의 충돌 자국인 크레이터가 달 탄생이후로 하나도 변함없이 남아있을 뿐일 것입니다. 애당초 하늘이 흐리지도 않고 비가 오지도 않으니 노오란 레인 코트를 입은 그녀의 모습도 볼일이 없을 것이고, 빨강 우산이나 파랑 장화를 신어볼 일도 없을 것입니다. 화성휴게소 화장실 앞에서 머언 회색 하늘을 바라보면서 잠시 이런 생각들을 해보았습니다.

 

 

 

 

 

  고북으로 들어섰더니 비가 거의 멈춰있었습니다. 1주차장에 잠깐 들렀다가 돌계단이 보이는 주차장까지 그대로 올라갔습니다. 법당에서 사시불공을 올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염불하는 청이 평소와 다르다고 느꼈는데 오늘 오후 해미읍성 연등행사로 분주한 선암스님 대신 선행스님이 불공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사시불공을 마치고 일요법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이 뭐꼬 라는 화두를 간단하게 설명을 해주시고 짧은 시간이지만 입정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나는 가부좌를 하고 입정에 들자 바로 잠이 슬슬 눈꺼풀위로 밀려왔습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을 끊어내는 참선보다 무거운 눈꺼풀이 내리 눌러대는 의식의 낙하落下 같은 잠이 더 달콤했습니다. 명상과 졸음 사이에서 닮은 점과 다른 점들이 순간순간 비교比較되거나 대조對照되면서 눈꺼풀안의 밝음과 어둠을 모으거나 나누고 있었습니다. 공양간에서 점심공양을 하는데 우엉국이 참 맛이 있었습니다. 싱겁지도 짜지도 않게 우엉이 딱 좋아할 만큼 간이 꼭 맞는 된장 국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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