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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요 법 회

05얼06일,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3.

작성자밸라거사|작성시간18.05.09|조회수42 목록 댓글 0

 

 

 2018.05.09.. 맑음

 

 

 

 

 

  0506,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3.

 

 

 

 

 

  여보세요, 일요법회 앵커맨 밸라거사입니다.

 

 

 

 

 

 

  고북 장요리에 들어서서 제1주차장을 지나 돌계단 주차장에 차를 주차시켜놓고 난 뒤 우리들은 돌계단보다는 오른편으로 나있는 경사 가파른 비탈길을 걸어 올라갑니다. 계단을 오르는 것보다 오히려 비탈길이 걷기에 더 편해서입니다. 그리고 눅눅하게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비탈길을 오르다가 꼭 한 번쯤은 뒤를 돌아 아래편 주차장 쪽을 내려다봅니다. 아래쪽에서 차가 오솔길을 따라 올라오는 듯한 소리에 어느 분의 차가 올라올까 하는 궁금증이 일어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대부분이 귓등으로 들려오는 찻소리는 착각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떤 때는 그런 줄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고개를 돌려 아래편을 내려다보게 됩니다. 저 멀리 서해안 고속도로를 지나는 찻소리가 산기슭을 타고 올라와 평소에도 들리기는 한데 공기 중의 습도가 높아지는 비오는 날에는 그 소리가 훨씬 커지기 때문에 마치 바로 아래 오솔길에서 들려오는 찻소리처럼 가까이 들려와서 그럴 것입니다. 왜 옛날에도 어른들이 말씀하시기를 길거리에서 떠들고 노는 아이들의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날에는 비가 온다고 하지 않았던가요. 그 원리는 사실 알고 보면 간단합니다. 소리는 파동波動입니다. 그래서 소리가 이동하기 위해서는 매개물질媒介物質이 필요합니다. 매질의 진동으로 소리가 전달되기 때문이지요. 그런 이유로 상대적으로 밀도가 낮은 공기 중에서보다 밀도가 높은 물속에서 진동 전달속도가 높아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빛은 이동하는데 매질이 필요가 없습니다. 빛은 진공상태에서도 이동이 가능하고 또 밀도가 낮을수록 이동속도가 빨라집니다. 그래서 텅 비어있는 우주에서는 진동을 통해 에너지를 전달할 수 없으므로 소리는 들을 수 없으나 빛은 이동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밀도에 따른 차이로 보면 소리의 전달속도는 공기 중에서는 음속 340m/s, 담수 1400m/s, 해수 1500m/s, (금속) 5000m/s 입니다. 오늘도 경사진 비탈길을 걸어 올라가면서 두 번 가량 아래쪽을 내려다보았습니다. 물론 올라오는 차량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주차장에 주차된 차가 낯선 차 한 대뿐이라서 어느 도반님이든 차를 몰고 부릉~부릉~ 올라올 가능성은 있었습니다. 천장사 주변에 비는 그쳐있었지만 길이나 땅바닥에 빗물이 적셔있어서 돌계단 주차장의 오솔길을 올라오는 도중 우리 차 뒷바퀴가 한 차례 헛바퀴를 돌았습니다. 그 순간 아주 짧은 동안이었지만 예전 20131231일에 새해맞이 철야정진을 하려고 남양주에 있는 불암산佛巖山 천보사天寶寺에 갔던 기억이 소르르 떠올랐습니다. 천보사에 이르는 비탈길에는 눈이 쌓여 얼어있는데다가 경사 심한 산길이 가파르게 치솟아있어서 서너 차례가량 바퀴가 헛돌면서 뒤로 비칠비칠 미끄러지다가 겨우겨우 올라채고는 했습니다. 그때는 우리 차가 아직 새 차이기도 했고, 또 도로상황을 잘 몰라서 용감하게 차를 몰고 올라갔지만 한번 겪어본 뒤로는 길에 눈이 쌓여있으면 차를 산 밑 주차장에 주차시켜놓고 슬슬 걸어가든지 주변 산길에 익숙한 절 차량을 이용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철야정진을 했습니다.

 

 

 

 

 

  사실 불암산 천보사는 명산名山 명찰名刹이라는 말에 꼭 들어맞는 훌륭한 사찰이었습니다. 옛날 기준으로 본다면 골과 계곡이 아득하게 깊고 그윽한 산중이라 서기瑞氣가 감돌고 학이 노닐만한, 구름을 타고 올라가 법당에 앉아만 있어도 절로 수행이 될 것 같은 천혜天惠의 도량입니다. 새해맞이 철야정진은 대개 1080배를 하든지 대비주 108독을 하면서 사이사이에 휴식시간을 갖기도 하고 새벽이 되면 도량 마당에서 관음정진을 하면서 탑돌이를 하다가 아침 해가 떠오르면 해맞이를 하고 나서 떡국으로 아침공양을 드리고 집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런데 이 일련의 과정 중에서 역시 핵심은 108독 대비주입니다. 그래서 대비주 기도만큼은 누구나 신도님들이라면 지극한 마음으로 간절하게 염송을 하고 싶은 것입니다. 7,80명가량의 신도님들과 함께 했던 첫 번째 철야정진은 어쩐지 모르고 지나갔습니다. 그 기억이 참 좋아서 다음해 새해맞이 철야정진에 또 신청을 해서 동참을 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법당에, 같은 시간에, 신도님들 숫자도 작년이나 비슷한 7,80명가량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철야정진이 시작되었습니다. 단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작년의 기도법사 스님과 올해의 기도법사 스님이 달라져있었습니다. 올해 기도법사 스님께서는 난감한 구절들을 두루뭉수리로 넘어가는 법이 없이 또렷한 발음과 명쾌한 발성으로 매끄럽게 대비주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염송을 시작한 지 두 시간이 채 되지 않아 대비주 기도를 물 찬 제비처럼 마쳐버렸습니다. 108독 대비주 기도는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매끄럽게 잘 하느냐가 목적이 아니라 지극한 정성과 간절한 소망을 불보살님께 기원하느냐가, 또는 불보살님의 소원과 나의 소망이 하나 되기를 충심으로 기원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오늘 밤의 철야정진은 뭔가 개운하지 않은 느낌이 가슴속에 남아있었습니다. 우리들은 부처님과 부처님의 가르침이 있기 때문에 절에 다니지만 현실적으로는 부처님을 대신해주는 그 절의 스님을 보고 절에 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를 우리 신도들은 당연하고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지요. 불보살님의 명호나 경을 송경誦經하는 염송念誦은 구실이나 기능이 아니라 간절한 염원念願이자 대비大悲라고 알고 있습니다. 진실한 마음이 없어져버린 매끄러운 염송은 잘 부르는 대중가요와 다를 바가 없는 것일 테니까요.

 

 

 

  

 

  원래 해미읍성에는 공간이 넓고 공중바람이 타기 좋아 행사 때면 항상 수많은 연들이 하늘을 뒤덮고 있었는데 오늘은 새벽부터 비가 내린 까닭인지 한 개의 연도 날고 있지 않았습니다. 우리들이 점심공양 후 천장사를 출발해서 해미읍성에 들어선 오후2시경에도 그곳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몇몇 스님들과 서울보살님이 비를 맞으면서 연등작업을 하고 있어서 비옷을 구하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몇 분 스님들은 만나 뵙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비옷을 구해들고 돌아갔더니 선암스님은 벌써 비옷을 입고 있어서 서울보살님과 내가 비옷을 입었습니다. 비오는 날이라도 우산을 쓰면 썼지 이런 행사가 아니면 비옷을 입는 경우란 드물어서 모처럼 입어본 비옷이 매우 거추장스럽고 답답했습니다. 완성된 연등을 제등행렬시 나눠주기 좋도록 가지런히 쌓아놓느라고 박스에 담아서 몇 차례 왕복을 했더니만 그만 등에 땀방울이 흘러내려 비옷을 벗어버렸습니다. 아이쿠, 시원해라. ··고 문화경연대회 리허설도 잠깐 구경을 하고는 연등축제 1, 2회 때를 경험삼아 해미읍성 성곽을 따라 걸어놓은 연등이 비바람에 떨어진 곳은 없는지 한 바퀴 둘러보았습니다. 딱 한 곳 연등이 떨어져 풀밭에 뒹굴고 있기에 다시 매달아놓았습니다. 그때 함께 성곽길을 걸으면서 연등 보완 작업을 하고 돌아다녔던 진월거사와 백화보살님이 문득 생각났습니다. 시간이란 기억을 하면 과거가 되고, 상상을 하면 미래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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