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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요 법 회

05월06일,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4.

작성자밸라거사|작성시간18.05.10|조회수1,776 목록 댓글 0

 

 

 2018.05.09.. 맑음

 

 

 

 

 

  0506,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4.

 

 

 

 

 

  여보세요, 일요법회 앵커맨 밸라거사입니다.

 

 

 

 

 

 

  우리 스님께서 주관主管을 했던 1, 2차 해미읍성 연등축제 때와는 달리 연등축제장에서 천장사 신도들이 부담負擔해야할 일들이 별로 많지가 않아 시간적인 여유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심폐소생술 체험 교육도 받아보고 초··고 문화경연대회도 재미나게 구경을 했습니다. 본 대회 출전은 거의 댄스팀과 노래팀이었고, 찬조출연은 판소리와 우리 민요팀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댄스팀의 동작과 민요팀의 동작을 비교해볼 수가 있었습니다. 우리 민요팀의 동작은 허리에서 시작하여 어깨와 손끝을 통해 완만하고 부드럽게 이어져서 선이 끊어지지 않은 채 우아한 둔각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상대적으로 댄스팀의 동작은 짧게 끊거나 비트는 동작이 많아 선의 각도가 예리하고 강렬한 자세가 많았습니다. 같은 사람의 몸으로 저렇게 다른 동작이나 자세가 표현되는 것을 보면 문화와 예술에 대한 감각의 차이가 다양한 장르의 춤과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 무대 위에서 격렬한 춤을 추던 초등학생들이 무대에서 내려와 객석사이로 돌아다니는 것을 보았더니 글쎄, 초등학교 2학년정도의 자그마한 어린이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무대 사회자와 인터뷰를 하는 것을 들어보았는데 대부분 댄스팀들의 장래 희망이 걸 그룹이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아직 초등학교 2,3학년의 나이에 저런 춤동작들을 거침없이 해내는 것을 보면 걸 그룹이 되기 위한 재능은 충분하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연예계와 체육계 전반에 걸친 문제이기도합니다만 지나치게 일찍부터 특성화된 엘리트 교육만을 받기 때문에 기초학력基礎學力이나 인성교육人性敎育에 빈틈이 생기지는 않는 것일까 하는 기성세대의 보수적인 걱정이 떠올랐습니다. ‘88년 서울올림픽 이후로 메달리스트들이 운동을 그만두고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좌절을 하고, 이혼을 하고, 파산을 하는 경우를 왕왕이 보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연예계의 일부 연예인들의 짧은 성공 뒤의 개인적 일탈逸脫이나 도덕적 몰지각沒知覺이 우리 주변에 넘쳐나고 있어서이기도 했습니다.

 

 

 

 

 

  초등학생들의, 특히 여자아이들의 미래 희망이 현모양처賢母良妻라는 18세기 식 고루固陋한 생각에서 벗어난 것은 우리 사회의 다양성多樣性이나 자율성自律性을 위해서는 퍽이나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걸 그룹을 목표로 춤과 노래만을 가르치고 배워야한다면 그것은 결코 다행스럽지만은 않은 일인 듯했습니다. 또 남자 고등학생 두 명으로 이루어진 피아노와 바이올린팀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유명한 음악이라면서 연주를 해주었는데,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치히로와 하쿠의 얼굴과 함께 무대에서 연주하고 있는 바이올린 선율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내 아이가 중학교3학년이던 2002년도 여름에 보았던 애니메이션인데, 그 즈음 시점이 조금 특별한 데가 있던 상황이라 창발력 있는 영화를 보는 재미에 더해서 선물보따리처럼 잘 기억을 하고 있던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과의 문화의 차이라면 일관된 틀을 요구하는 정형화定型化와 저급과 고급이 마구 섞여있는 듯한 무차별적인 다양성多樣性에 의한 차이가 아닐까 하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면서 생각해본 적이 있었습니다. 문화경연대회 무대 사회는 1회 때는 초청한 개그맨이, 2회 때는 간월암 주지스님이, 3회 때는 누구였더라, 그리고 이번에는 이름이 송중기라는 분이었는데 올해 사회가 가장 무난하게 잘 보았던 것 같았습니다. 이를 테면 무대 위에서 전체적인 분위기의 흐름과 끊김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았으니까요. 5월의 첫 번째 일요일, 즐거운 연등축제의 문화경연을 보면서도 무엇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에 따라 생각의 줄기들이 방향을 바꿔가면서 멀리 멀리 하늘을 향해 빨간 가오리 연대신 높이 높이 날아오르고 있었습니다.   

 

 

 

 

 

  고향인 마산으로 달려가 집안 행사에 참석했다가 이제 출발했다는 정덕거사님의 문자가 카톡방에 올라왔습니다. 잠시 후에는 무량화보살님이 축제장에 도착을 했습니다. 팔봉거사님은 연거푸 봄맞이 외부 일들로 인해 가벼운 몸살기가 일어나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문화경연대회가 끝나고 법요식에 들어가 삼귀의례와 내빈소개에 이어서 여러분들의 축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의자에 등을 기대고 본격적으로 잠을 자기 시작한 것도 그 즈음일 것입니다. 잠을 자면서도 카랑카랑한 서산 시장님 목소리가 귓등으로 들려왔는데 올해로 네 번째 들어보는 연등축제 축사였습니다. 시장님께서 합장하는 자세로 봐서는 불교신도는 아닌 듯싶은데 축사 내용은 불교에 대해서 상당한 지식이 있어야 가능한 내용들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아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는 정도는 알 수 있었습니다. 요즘에는 지자체 단체장들을 선거를 통해 선출하기 때문에 원래 도지사나 시장과 군수라면 행정가行政家여야 하는데 행하는 태도를 보면 정치인政治人에 더 가깝게 처신을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쁜 의미는 아니지만 지역에 대한 헌신이나 봉사보다는 인기나 정치적 야심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만 그야 어떻든 지역의 사회·문화·종교 발전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불철주야不撤晝夜 노력을 해준다면야 더 바랄 것이 없겠지요. 오후까지 내린 봄비로 인해 연등축제장으로 인원동원은 예상만 못했겠지만 어두운 밤을 밝히는 제등행렬의 밝은 등불은 변함없이 찬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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