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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요 법 회

05월20일,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6.

작성자밸라거사|작성시간18.05.28|조회수30 목록 댓글 0

 

 

 2018.05.28.. 겨우 찾은 그런대로 하늘과 공기

 

 

 

 

 

  0520,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6.

 

 

 

 

 

  여보세요, 일요법회 앵커맨 밸라거사입니다.

 

 

 

 

 

 

  잠자리에 들려고 차실로 들어가면서 스님께 말씀을 드렸습니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는 대로 서울로 출발하려고 하니 따로 작별인사는 안 드리겠습니다. 스님 잘 주무세요.” “, 그러지요. 그런데 거사양반, 아침에 출발하기 전에 공양간에 잠깐 들렸다 가시우. 그럼 잘 주무시고 조심해서 편안하게 올라 가시우.” 하루의 알찬 노동이 깊은 잠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불을 끄고 눕자마자 곤한 잠에 떨어져 꿈도 없는 숙면을 취했습니다. 어느 순간 눈을 뜨자 스마트폰을 열어보았더니 새벽4시를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몸 여기저기가 땅기거나 알이 배인 듯 사방 삭신이 쑤셔왔으나 단순한 근육통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세면장으로 가서 샤워를 뜨겁게 조절해놓고 그 아래 한참을 서있었습니다. 몸이 훈훈해지면서 근육들이 부드럽게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서울로 올라간 뒤로도 근육통이 생각보다는 여러 날 동안 지속되었습니다. 차실로 돌아와 가방을 꾸리고, 이불을 정리하고, 차실을 청소했습니다. 이제 천지사방이 부연 새벽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호젓한 도량을 한 바퀴 돌아보고 가방을 차에 싣다가 스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공양간으로 들어가 보았더니 짐 보퉁이 몇 개가 나란히 줄맞춰서 놓여있었습니다. 고추장이 한 통, 갓김치가 한 통, 묵은 김장김치가 한 통, 말린 나물이 한 보따리, 약밥과 떡이 한 보따리, 과일이 한 보따리, 양말과 여름용 러닝셔츠가 몇 벌 단정하게 싸인 채 가지런하게 놓여있었습니다. 보퉁이를 하나하나 차에 실어놓고 법당으로 들어가 아이들 이름이 쓰여 있는 난 화분 리본을 만져본 뒤에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법당에서 나와 스님 처소를 향해 손을 한 번 흔들어드렸습니다. 이제 아침520분이면 세상이 물처럼 훤하게 밝아져왔습니다. 마을 논들은 모를 심으려고 물을 가득 담아두어서 곳곳에서 물안개가 자욱하게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마을을 따라 흐르는 개천에서도 맑고 하얀 안개가 쏟아놓은 우유처럼 길가로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마을을 지나 지방 국도로 나서자 차를 몰아 한적하고 조용한 길을 매끄럽게 달려갔습니다. 광주외곽도로를 지나 호남고속도로에 들어서자 본격적으로 속력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이서휴게소에 들려서 기름을 가득 채우고 논산-천안 고속도로를 지나 경부고소도로에 들어섰습니다.

 

 

 

 

 

  아침 이른 시간에 출발을 하기도 했으나 도로상태도 무척이나 좋아 거침없이 서울까지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톨게이트를 지나 양재IC를 앞두고 차량들이 지체遲滯와 정체停滯를 반복하기 시작해서 그곳에서만 40분가량을 소비해버렸습니다. 양재IC를 지나 양재 하나로마트에 잠깐 들려서 갈대발을 두 개 구입해가지고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오전11시가 잠자코 지나고 있었습니다. 스님이 보내주신 선물보따리를 펼쳐놓고 약밥과 떡과 김치를 꺼내어 점심식사를 하고 갈대발을 창문에 늘어뜨려 놓았더니 집안 분위기가 여름용으로 싹 바뀌었습니다. 부산과 마산과 광주에서 오신 거사님과 보살님들의 자원봉사자 숫자나 초파일 당일에 등을 켜려고 절에 오신 신도님들의 숫자나 비슷비슷한 모후산母后山의 산중 절 목탁암에서 보낸 초파일 행사는 아까사아 꽃향기를 맡으면서 주름등을 걸고, 라이터를 튀겨 촛불을 켜서 꽂고, 온산의 철쭉꽃 같은 밤비를 쳐다보고, 금성이 가루로 변한 개똥벌레를 구경하고, 하늘과 땅 사이에 불어난 계곡물소리를 들으면서 잠을 자고 일어나서 책을 읽고,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접수대에 앉아 연등 꼬리표를 써주었습니다. 모두 해야 통통 털어 목탁암을 방문한 사오십 명의 신도님들 중에는 대세지보살님도, 부처님도, 아라한도, 여러 분이 함께 모여 있는 듯 없는 듯 그렇게 공양을 받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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