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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요 법 회

07월08일,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2.

작성자밸라거사|작성시간18.07.11|조회수40 목록 댓글 0

 

 

 

 2018.07.10.. 흐림

 

 

 

 

 

  0708,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2.

 

 

 

 

 

  여보세요, 일요법회 앵커맨 밸라거사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남남북녀南男北女라고 말합니다. 내가 남쪽 사람이지만 남남南男을 하도 많이 봐서 그런지 남남南男은 잘 모르겠고, 내가 남쪽 사람이어서 북녀北女를 제대로 본 적이 없기에 사실 북녀北女도 잘 모릅니다. 그렇긴 하지만 남쪽 사람과 북쪽 사람 또는 고구려계와 신라계 사람들의 체격과 얼굴형이 서로 다른 특징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지명만 보고도 왠지 텃밭의 부추처럼 미인이 많을 듯한 고장이 있습니다. 평양이나 진주가 그런 곳인데 은근히 부안扶安이라는 지명도 부자나 미인이 많을 듯한 냄새를 풍기고 있습니다. 실제 우리나라 전통미인의 산지는 함경북도 회령과 함께 평안북도 강계江界가 으뜸이었다고 합니다. 강계는 본래 3가지 것으로 이름이 높았는데 강계 미인, 강계 포수, 강계 산삼에다가 하나를 더 넣으면 강계 간장이 유명하다고 했습니다. 강계 간장이라니 매우 흥미롭습니다. 어쩐지 일본의 미인 산지인 니가타 현과 공통점이 눈에 띕니다. 쌀 품종 코시히카리Koshihikari로 유명한 니카타도 최고의 다설지多雪地와 명주名酒 생산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그렇습니다, 강계처럼 물빛이 곱고 물이 좋다고 알려져 있는 고장입니다. 대개 미인 고장이 추운 일기에 물이 좋아 명주를 많이 생산하고 있는데, 날씨가 춥고 물이 좋다는 것이 미인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는 듯합니다. 여기에서도 언급하고 있는 지명을 보면 회령, 강계, 평양, 진주 등으로 역시 미인은 북녀北女가 맞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남남南男은 별 관심도 없고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부안이 왜 갑자기 튀어나왔는지 설명을 하겠습니다. 부안을 가운데 두고 위아래로 정읍과 익산이 위치하고 있는데, 내가 알고 있는 몇몇 전북 미인들은 대부분 이 지역 출신들이었습니다. 그런데다 정읍井邑은 지명에 우물 자가 들어있을 만큼 물이 좋고 우리나라 최대 다설지多雪地로 알려져 있는 곳입니다. 부안은 그해 여름에 방학을 맞아 놀러간 곳인데, 부안을 거쳐 완행버스를 타고 들어간 변산반도의 변산 해수욕장은 서해안 3대 해수욕장에 걸맞도록 크고 넓고 정말 피서객들이 많았습니다.

 

 

 

 

 

  1972년 하면 제일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일이라면 노벨평화상이 없던 해였습니다. 소원이 없는 삶처럼 노벨평화상을 수여할 만큼 난감難堪한 일이 없는 세상이 아름다운 세상일 테니까요. 74일에는 7.4남북공동성명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9월에는 검은 구월단에 의한 뮌헨올림픽 습격사건이 발발해서 이스라엘 선수단이 많은 희생을 당했습니다. 19676월의 ‘6일 전쟁이라고 부르는 제3차 중동전쟁 이래 우리나라 언론은 미국의 절대적인 지원을 받고 있던 이스라엘에 대한 일방적인 우호론友好論이 대세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10월 전쟁이라고 부르는 제4차 중동전쟁이 한창이던 시기에 우리나라 신문들은 친 이스라엘 기사를 일방적으로 쏟아내고 있었습니다. 미국 어느 대학교에서 제4차 중동전쟁이 발발하자 다음날부터 이스라엘 학생과 아랍학생들이 모두 결석을 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까 이스라엘 학생들은 전쟁에 참가하려고 모두 비행기를 타고 이스라엘로 날아갔는데 아랍학생들은 전쟁에 참가하지 않으려고 모두 지하로 잠복을 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기사 덕분에 당연히 우리들은 친 이스라엘화 되었고 아랍연맹국가들은 어둡고 무기력하고 부정적인 나라들로 인식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그 뒤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기나긴 소모전을 보면서 세계 속에서 자신들 운명을 선택해야하는 그들의 상황과 입장을 내 시각으로 판단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러기까지에는 몇십 년이라는 세월이 걸린 것입니다. 그해 1121일에는 유신헌법에 대한 국민투표가 진행되어 투표율 91.9%에 찬성률 91.5%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유신헌법이 공포되고 박정희가 제8대 대통령으로 취임을 했습니다. 이승만의 초대 대통령 취임에 이어 불행했던 한국 현대사가 구체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입니다. 416일에는 일본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제자인 미시마 유키오의 자결에 이어 입에 가스파이프를 물고 자살을 했습니다. 일본 문학의 최고봉을 이루어낸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불우한 어린 시절과 병약한 몸으로 평생 고통을 받으면서 형성된 강한 자의식과 고독에 몸부림치다 생을 마감한 것입니다. 이렇게 우울한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2월에는 서태지가 태어났습니다. 1992년부터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부터 시작하는 일련의 노래들은 우리들이 그동안 들어왔던 대중음악과는 생판 다른 소리와 리듬을 들려주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한국의 대중음악을 서태지와 아이들 이전以前과 이후以後로 나누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6월에는 홍상수가 연출한 생활의 발견’, ‘강원도의 힘에 출연한 배우 김상경이 태어났군요. 좋은 배우입니다.

 

 

 

 

 

  부안扶安까지 가서 다시 변산해수욕장으로 가는 버스를 한 번 더 바꿔 타고 달려갔다. 그해 여름은 엄청 더웠는데 부안에서 변산해수욕장까지 가는 동안 내내 자면서 갔다. 가는 동안 딱 한 번 잠에서 깨어났는데 그때 나는 버스 앞쪽에 앉아 있었다. 정류장에 버스가 멈춰서면 소음과 함께 사람들이 오르내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잠시 서있던 버스는 또 꿈틀하고는 부릉~ 소리를 내면서 어디론가 달려갔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펑~ 하는 요란한 소리를 들으면서 비몽사몽간非夢似夢間에 눈을 떴는데 마치 스타워즈를 관람할 때 우주선이 광속으로 날기 시작하면 빛줄기가 실금으로 쪼개지는 것처럼 눈앞에서 빛의 알갱이들이 한꺼번에 쏟아져들어 오는 것을 보았다. 잠깐 정신을 차려보았더니 교통사고가 아니라 버스 안팎의 뜨거운 열기로 인해 버스 앞 유리창이 터져버린 것이었다. 차량 유리창들은 충격을 받으면 깨지는 것이 아니라 작은 유리 알갱이로 부서져버리는데 그것이 짧은 시간에 발생하면서 앞 유리창이 터지는 것처럼 나에게 보였던 모양이다. 털털거리는 시외버스안의 열기와 냄새와 소음 속에서도 계속 자거나 졸면서 눈을 감은 채로 쿵탕거리는 버스를 타고 가다가가다가 드디어 변산해수욕장에 도착을 했다. 엄청난 피서객들이 들끓고 있었고, 우리 일행은 텐트를 칠만한 곳을 찾아 바글바글 붐비는 백사장을 걸어 계속 안으로 들어갔더니 해수욕장 끝부분에 식수를 구하기도 편리하고 텐트를 치기에도 무난한 장소를 발견했다. 시간과 공을 들여 텐트를 쳐놓고 앞으로 며칠 동안 재미나게 놀 연구를 하고 있었는데 다음날 점심 무렵에 어찌된 셈인지 우리학교 유도부가 단체로 놀러와 우리 옆에 텐트를 치는 바람에 이것저것 귀찮아져서 상당부분 김이 빠져버렸다. 아니 이놈들이 툭하면 텐트로 몰려와서 형 김치 없어요? 저어 식은 밥 남은 것 없어요, 그럼 라면 몇 개만 빌려줘요. 하는 바람에 영 피서지避暑地 분위기를 흐려놓았던 것이다.

 

 

 

 

 

  한번은 이놈들이 무슨 숫기가 발동했는지 1학년과 3학년 사이에 씨름판이 벌어졌다. 3학년은 내가 잘 아는 친구였고, 1학년은 어깨가 딱 벌어진 것이 힘꼴이나 쓰게 생겼었다. 해수욕장이라 사방이 모래밭이니 대충 동그랗게 원을 그려놓으면 바로 씨름판이 되었다. 3학년 친구는 체격이 크지는 않았어도 다부진데다가 행동이 민첩하여 손기술에 능하고 집중력이 좋은 유도선수였다. 유도선수들 벌이는 씨름판은 아무래도 기술이 화려해서 볼거리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어서 씨름판을 중심으로 하나둘 모이던 사람들이 금세 시장통처럼 변해버렸다. 어쩌다 이런저런 말끝에 호승지심好勝之心 돋은 1학년의 씨름 도전을 받아 3학년 대표로 울며 겨자 먹기로 씨름판에 나간 친구는 나를 흘낏 쳐다보았으나 뭐 마땅히 도와줄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손가락으로 승리의 V를 그려주었다. 지면 창피하고 이겨야 겨우 본전인 3학년 친구에 비해 1학년 후배 녀석은 아주 기깔나게 기세가 팔랑해지면서 상처 입은 부사리처럼 벌써 힘을 모래밭에 풀풀~ 뿌려대고 있었다. 32선승제로 씨름이 시작되었다. 두 사람은 등이 평평하도록 엎드린 자세로 서로 어깨를 마주하고 대치상태로 있는데 구경꾼 입장에서야 그저 샅바를 움켜쥐고 엎드려있구나 하는 정도이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어깨를 뺏기지 않도록 엉덩이와 허벅지로 밀고 있기 때문에 잠시 동안에 금방 목덜미에서 땀이 뚝뚝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일단 서로를 거의 모르는 상태에서 힘으로는 1학년 후배가 전혀 밀리지 않았고 시간이 흘러갈수록 3학년 친구가 불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슬슬 좌우로 돌면서 서로 기술을 주고받다가 키가 더 크고 무게중심이 높은 1학년 후배가 움찔하는 사이 3학년 친구가 안으로 날렵하게 파고든 뒤 안다리를 걸어 첫 번째 판을 이겼다. 두 번째 판에서는 시작하자마자 1학년 후배가 우악스럽게 내리누르는 힘에 중심을 빼앗겨 3학년 친구가 뒤로 엉덩방아를 찧었다. , 11패라니 1학년 후배에게는 남아있는 시합이 마음 편한 1전이지만 3학년 친구에게는 반드시 이기지 않으면 안 되는 마음 불편한 1전이었다. 세 번째 판은 두 사람이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긴 하나 실전 경험이 훨씬 풍부한 3학년 친구가 상대방을 미는 척했더니 마주 밀고 나오는 1학년 후배의 앞무릎을 치는 척하다가 1학년 후배가 얼른 앞무릎을 버티면서 왼쪽 발을 앞으로 내밀자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뒷무릎을 치면서 어깨로 밀어버렸다. 의외로 키가 크고 힘이 센 선수들이 경험이 풍부하고 손기술에 능한 작은 선수에게 농락당하기 쉬운 치명적인 기술이었다. 11패를 하는 동안 3학년 친구가 1학년 후배의 수를 읽어낸 것이었다. 씨름판을 둘러서있는 군중들은 환호를 했으나 3학년 친구는 후우~ 한숨을 몰아쉬면서 아우, 겨우 본전을 했구나하는 표정을 지으면서 모래판에서 내려왔다.

 

 

 

 

 

  여름방학기간에 해수욕장에 놀러가서 재미나고 즐겁게 물놀이를 하고 놀았던 기억보다는 이웃 텐트 유도부 아이들에게 이리저리 시달린 기억과 한바탕 씨름판 기억만 남아있는 이상한 여름 휴가여행이었다. 글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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