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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요 법 회

10월21일,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작성자밸라거사|작성시간18.10.22|조회수49 목록 댓글 0



 2018.10.22.. 맑음, 언제 오염될 줄 모른다 이 가을날 공기가



 

 

 

 1022,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여보세요, 일요법회 앵커맨 밸라거사입니다.




 

 

 

 현대인들의 인생人生을 불안不安과 공포恐怖 속으로 몰아넣는 가장 두려운 적인 고혈압, 당뇨, 비만의 중심에는 언제나 이것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바로 먹는 일, 그렇습니다. 식사를 치루는 일인 하루 세 끼 밥 먹기가 가장 중요한 문제입니다. 천천히 그리고 가능하다면 대화를 나누면서 즐겁게 식사를 하고, 서른 번씩 꼭꼭 씹어 먹고, 알맞게 자기 양의 80%정도만 먹는 일입니다. 여기에다 술과 담배는 스스로 절제節製와 자제自制를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라면 이 사실을 모두가 다 알고는 있지만 모두가 다 행하지는 않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모처럼 서울보살님과 함께 청주 나들이를 했습니다. 어느 친척 분 자녀의 결혼식에 참석을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요즘이 단풍철이라 일요일 아침 고속도로 교통상황이 어찌 변할지 몰라서 조금 일찍 나서기는 했지만 막상 고속도로에 들어와 보았더니 예상보다는 수월하게 차량통행이 잘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두 시간 남짓 걸렸을까 예식장에 오전1140분경에 도착을 해서 아는 얼굴들을 만나 뵙고 인사도 나누고 혼주와 신랑을 만나 축하도 드렸습니다. 보통 결혼식에 참석을 하려면 정장을 해야 하는데 남자의 경우에는 양복에 넥타이를 매게 됩니다. 그래서 활동하기 편한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을 때보다는 옷맵시에 다소 신경을 쓰게 됩니다. 다행히 가을에 들어와서 다시 운동을 시작하고 식사 조절을 해온 덕분에 바지나 상의가 넉넉하고 넥타이를 맨 목이 꽉 끼지 않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경사스럽고 축해야하는 혼례식이지만 식사조절이라는 점에서는 오늘 큰 장애를 만났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집에서는 철저하게 관리를 하고 조절을 하는데도 일단 집밖으로 나와 가까운 이들과의 모임이나 회식會食, 경조사慶弔事에 참석을 해서는 자칫 긴장의 끈을 풀어놓고 먹고 마시는 것에 대해 자제自制와 절제節制를 망각忘却해버리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 근본적인 원인이라면 평상심平常心의 파괴, 기분의 들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오랜만에 본 얼굴이 권하는 술 한 잔에다 다양한 음식이 차려져있는 뷔페식 상차림에는 아무래도 쉬 손과 마음이 끌려 나가기 십상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일단 술부터 차단을 하기로 계획을 짰습니다. 모처럼 반가운 얼굴이 권하는 술을 정중하게 사양하기로는 운전만큼 걸맞는 명분이 없을 듯합니다. 아하, 꼭 한 잔을 받아야하는데 오늘 제가 운전을 해야 해서요, 거 아쉽네요. 쩝쩝... 이렇게 술을 해결하고 나면 다음 장애인 뷔페식 음식들을 정면으로 상대해 주어야합니다.






 

 그래서 먼저 첫 접시에는 푸른 줄기와 엽록체로 가득한 입사귀인 채소만으로 시작을 하기로 했습니다. 채소를 먹을 때면 가능한 소스를 부드럽게 해서 채소 순수의 맛인 아삭거림과 천연 염분이 가미된 시원 담백함을 즐기라고 채식 전문가들은 이야기를 합니다. 이 정감어린 권유勸誘가 윗동네인 귀에 들리기에는 그럴 듯한데 아랫동네인 혀의 사정은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그런 천연의 채소 맛에 잘 길들여있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소스마저 묽다면 정성껏 꼭꼭 씹는다 해도 채소의 줄기나 잎사귀가 별로 맛있는 줄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입맛을 돋우려고 드레싱으로 간을 맞춘 샐러드를 접시에 담아오기도 하는데 문제라면 드레싱과 샐러드에 포함된 다양한 육류의 칼로리를 무시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래도 양이나 소가 먹는 풀이나 건초에 비하면 이게 어디냐 하는 심정으로 사각사각 씹어 먹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접시에는 뭘 담아먹을까 하고 돌아다니다가 가오리찜을 발견했습니다. 아마 홍어찜이 워낙 비싸기 때문에 그 대역으로 가오리찜을 준비해놓은 듯했습니다. 가오리찜을 몇 조각 접시에 담고 진한 갈색 양념간장을 살짝 뿌려주었습니다. 그래도 아직 접시의 하얀 여백이 절반이나 남아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캐러멜톤 갈색의 통통한 탕수육과 라조기를 접시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작은 그릇에 노란 호박죽을 담아서 들고 식탁으로 돌아왔습니다. 먼저 가오리찜을 이리저리 먹기 좋게 자른 다음 한 입 먹어보았습니다. 가오리찜을 남도식南道式으로 삭혀내지 않아서 전혀 맵지도 않고 얼큰하지도 않았으나 그래도 가오리 냄새가 홍어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켜주었습니다. 다음에는 달큰한 탕수육과 매콤한 라조기를 먹었습니다. 탕수육의 맛이라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탱탱한 튀김과 육질 이 두 가지 서로 상이한 맛의 효과적인 조합인데 흔한 탕수육 요리 중 이 맛을 적절하고 폭삭하게 조화를 시키기는 정말 쉽지가 않습니다. 그런데다가 뷔페식으로 구색을 맞추기 위해 나오는 탕수육에는 돼지고기는 거의 보이지 않고 녹말 튀김옷만 두껍게 입혀놓아 사실대로 말한다면 탕수육이 아니라 기름에서 튀겨낸 녹말 튀김옷에 달고 걸쭉한 소스만 올려놓은 정체불명의 예식 접대용 뷔페음식일 뿐입니다. 그리고 노란 호박죽을 한 입 두 입 떠서 먹었습니다. , 여기까지가 집에서라면 먹어야할 정량定量입니다만 예식장 연회실이라는 들뜸에 힘입어 눈 딱 감고 한 번 더 뷔페식 차림상 순례를 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무얼 먹을까하고 둘러보다가 끓는 기름 속에서 막 건져 올린 하얀 새우튀김이 생생해 보여 접시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각종 캘리포니아 롤이 화려한 몸매를 뽐내고 있어서 그중 연어롤과 아보카도롤을 몇 개씩 몇 개씩 접시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그냥 지나치면 서운한 마음이 생길까봐 갈비찜 하나와 스테이크 한 조각을 담았습니다. 거기에 개운한 입가심용으로 된장국을 작은 그릇에 담아 양손에 들고 식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제 식사를 마무리하는 세 번째 접시를 천천히 비워가면서 먹기 시작했습니다. 음식을 접시에 담는 동안에는 이런저런 계획과 조절로 머릿속이 분주하지만 일단 식탁으로 가져온 접시의 음식을 먹을 때면 머릿속을 비워내고 오직 먹는 일에만 집중을 합니다. 음식을 포크로 찍어 한 입 한 입 정성껏 입에 넣을 때마다 고맙다, 너를 통해 내 과거過去와 현재現在 미래未來를 바라본단다하는 마음을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맛나게 먹습니다. 그래서 나는 먹은 음식들이 이렇게 살로 잘 가는 모양입니다.






 

 요즘 결혼식에는 주례가 없는 결혼식도 많고 기존의 웨딩마치가 울려 퍼지지 않는 결혼식도 많지만 축가가 없는 결혼식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꼭 축가가 아니라도 혼례식을 축해줄만한 축가를 대신할 마술이나 춤이나 퍼포먼스가 있기 마련입니다. 오늘 결혼식에서는 자신을 신랑네 앞집에 사는 남자라고 소개를 한 청년이 축가祝歌를 불러주었습니다. 음악을 주기 전에 그 청년이 신부에게 귀띔하기를 전주곡前奏曲이 나오더라도 놀라지 마시라는 말을 하기에 과연 축가로 어떤 음악을 준비했을까하는 예상을 해보았습니다. 혹시 깜짝 축가祝歌가 민요나 타령은 아닐까 아니라면 판소리나 시조는 아닐까 생각해보았는데 그거야 알 수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청년의 모습과 준비물이나 복장을 주의 깊게 쳐다보았습니다. 별 다른 준비물은 없었고 청바지에 줄무늬 티셔츠, 그리고 그 위에 회색 조끼를 걸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복장만을 보고는 어떤 음악을 준비했는지 판단할 수가 없었습니다. 나이는 삼십 전후로 찰랑거리는 머리에 키가 크고 약간 마른 체형이었습니다. 아마 신랑의 후배거나 아니라면 정말 한동네 신랑 앞집에 사는 노래를 곧잘 하는 동네 동생인줄도 모르겠습니다. 잠깐 뜸을 들인 후 녹음된 음악의 전주곡前奏曲이 울려 퍼졌습니다. 아하, 잘 알고 귀에 익숙한 리듬이었습니다. 뽕짝~ 뽕짝~ 하고 예식장 안으로 울려 퍼지는 전주곡은 어떤 노래인지 어떤 가사인지는 몰라도 트로트 계열의 뽕짝이었습니다. 그 흥겨운 뽕짝~ 뽕짝~ 하는 리듬을 들어만 보아도 금세 따라 부를 수 있는 친밀함과 므흣함이 가득담긴 노래였습니다. 응원부대의 박수소리와 트롯만이 전해줄 수 있는 짜릿짜릿한 흥겨움이 결혼식장 안을 홍건하게 적셔주었습니다. 보통 결혼식의 축가로는 서양노래나 가곡들을 주로 부르는데 이처럼 신나는 뽕짝을 부르는 경우는 또 처음 보았습니다. 유심히 들어보았더니 남과 여의 사랑을 담은 가사가 참 좋습니다. 그리고 앞집 살고 있는 청년이 노래를 참 잘 불렀습니다. 그렇지만 가수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노래자랑에 나가면 일등상을 탈만한 음악성과 가창력은 있지만 뭔지 직업 가수와는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마 그런 느낌은 몸동작인 율동律動 때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아무래도 아마추어들은 노래에 최대한 신경을 쓰지만 전문 가수들은 노래 못지않게 율동에 그만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합니다. 몇 년 전 진천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보는 도중에 가수 송대관이 보라색 양복을 입고 출연해서 노래를 부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그날 진행된 프로그램에는 가수 김범룡도 나왔고 여가수 최진희도 나왔습니다. 트로트 가수인 송대관이 자신의 노래를 부르면서 리듬에 맞추어 율동을 하는 것을 보았는데 역시 가수들은 자신의 창법唱法과 자신만의 율동律動이 몸에 착 배어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아마추어에게는 자신만의 창법은 있으나 아직 자신만의 율동은 만들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흥겹고 재미난 축가를 듣고 노래 제목이 궁금해서 주변 아가씨들에게 물어보았는데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그 앞집 청년에게 직접 물어보았더니 신유의 꽃물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물론 저녁에 집에 돌아와 인터넷을 뒤져서 주인 가수의 목소리로 꽃물을 직접 들어보았는데 노래만큼은 앞집 청년이 훨씬 나았습니다. 꽃물을 듣고 나서는 조항조의 거짓말이 동영상으로 올라와있기에 그 노래를 또 들었습니다. 나도 즐겨 부르고 좋아하는 노래가 몇 곡 있지만 조항조의 거짓말이라는 노래가 역시 나에게 잘 맞을 것 같아서 한번 배워보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역시 노래는 클래식이든 대중가요든 판소리든 호흡呼吸과 발성發聲입니다. 그리고 노래 직업인이 되려면 거기에 자연스럽고 흥겨운 자신만의 율동律動이 배어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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