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일 요 법 회

01월06일,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작성자밸라거사|작성시간19.01.11|조회수54 목록 댓글 1



 2019.01.10.. 흐리고 따스하니 또 여지없이 중국발 스모그와 미세·초미세먼지 극성



 

 

 

 0106,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여보세요, 일요법회 앵커맨 밸라거사입니다.




 

 

 

 목탁암木鐸庵에서 목탁木鐸스님으로부터 나에게 문자가 날아왔습니다. 정초에 잘 계시느냐는 안부인사와 함께 지난 해 담근 김장김치가 솔솔~ 맛나게 익어가고 있어서 서울로 좀 보내드릴 터이니 그렇게 아시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 연말 무엇을 하느라고 바삐 지냈는지 목탁스님께 연하장年賀狀도 보내드리지 못했었는데 정초 안부인사까지 이렇게 먼저 받게 되자 스님께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다 지난해 김장철을 지나면서 웬 일로 여러 가까운 분들로부터 김장김치 선물을 많이 받아서 김치냉장고를 가득 채우고 넘치자 일반 냉장고와 아이스박스에 담아 고방庫房에도 쌓아놓고 있는 상황이라 저장할 곳이 마땅치가 않았습니다. 김치냉장고처럼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는 고방이나 바깥은 날씨가 조금만 따스해져도 김장김치는 금세 익어 부글부글 괴어올라 국물이 넘쳐나거니 너무 시어지는 까닭에 소중하게 보내주신 맛난 김장김치의 보관방법이 여의치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도 목탁스님께 여기 사정이 이러저러하니 이번에는 김장김치를 보내지 마십시오. 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었으니 간장이나 고추장, 된장, 김치 등을 가장 전통적인 방법으로 건강하게 만들어 잊지 않고 꼭꼭 보내주시는 정성에다가 또 목탁스님 솜씨가 워낙 내 입맛에 잘 맞고 맛이 있어서 사실 김장철이 되면 목탁암 김장김치를 은근히 기다리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스님께 김치를 보내지 말라는 말을 완곡하게 에둘러서 조만간 제가 목탁암에 내려갈 예정이니 그때 김치를 고맙게 받아오겠습니다. 하고 문자를 날려 보냈습니다. 그랬더니 잠시 후에 나는 조만간早晩間이라는 추상적인 용어를 잘 믿지 않습네다.’ 하고 스님으로부터 답문이 날아왔습니다. 사실인즉 조만간早晩間이라는 말이 앞으로 곧’, 또는 순화된 말로 머잖아라는 뜻을 가진 용어인데, 그 한자를 보면 이르거나 늦거나 간에라는 의미로 시행시기가 불투명한 추상적인 용어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아무튼 김장김치 보내는 문제는 이 조만간早晩間으로 일단 한숨을 덜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틀쯤 지나서 스님으로부터 문자가 또 날아왔습니다. ‘거사양반, 오늘 부쳤으니 내일 아니면 모레쯤 도착할 것이요...’ 아마 김장김치를 몇 군데 보내려고 신도회 회장님까지 동원해서 김장김치를 포장한 후 읍내로 나와 택배 발송까지를 마쳤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스님께서 보내주신 고마운 성의를 어쩔 수 없이 받아야하는 묘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으나 옛말에 마누라 작은 것하고 집 작은 것은 살 수 있다.’ 라고 했는데 아무렴 김치냉장고 작은 것도 다 방법이 있겠지. 하는 마음에 일단 물건을 받아보고 나서 대처방안을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다음다음 날이 되자 목탁암 발 택배가 집으로 날아왔습니다. 커다란 종이박스에 담겨있는 꽁꽁 포장된 비닐봉투 안에는 폭 좋은 배추김치와 뚜걱뚜걱 썰어놓은 무김치가 가득 담겨있었습니다. 혼자 들기에도 부담스러울 만큼의 적어도 40Kg은 될 듯한 김장김치가 한편 흐뭇하기도, 일면一面 걱정스럽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서울보살님과 힘을 합해 김치냉장고 대청소를 실시한 뒤 기존의 것들을 정리정돈整理整頓, 이합집산離合集散을 통해 여유 공간을 만들어 목탁암 김장김치를 보관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정리整理는 불필요한 것을 없앤다는 뜻이고, 정돈整頓이란 놓을 장소를 정해둔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갓김치가 빠져있었습니다. 내가 강화 순무나 돌산 갓김치를 무척이나 좋아해서 목탁스님께서 김장김치를 보낼 때면 꼭 갓김치를 함께 보내주시는데 지난해에는 갓김치를 담지 않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그날 저녁식사는 목탁스님께서 보내주신 김장김치만으로도 두어 그릇 밥을 뚝딱 해치우는 훌륭한 만찬晩餐이 되었답니다. 사람의 오감五感 중 미각味覺이 가장 보수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서도 어렸을 적 먹었던 음식이, 어머니께서 해주신 음식이 가장 맛있다고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나도 고향 쪽에서 보내준 김치가 맛이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건 그렇지만 근래 몇 년 동안 충청도 소재 자그마한 산골 암자에 정을 붙이고 일요법회에 다니면서부터 충청도 음식을 먹을 기회가 많아져서 도반님들의 가정이나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습니다. 음식 맛이란 식사 분위기와 더불어서 함께 하는 사람들의 느낌이 좌우한다는 말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충청도에서는 무엇을 먹어도 맛이 있더라는 말에 나는 깊은 공감共感을 느끼고 있습니다. 간장게장의 고소함이나 혀가 벌떡거리는 입맛 화사한 갱개미 무침, 향토음식인 불긋한 게국지가 그렇게 시원하게 맛이 있다는 것도 나에게는 특별한 경험이었던 것이지요. 그랬습니다.






 

 지난 2일부터 시작한 月水金 수영강습에 네 번을 나갔다. 네 번쯤 나가다보니 이제 여자회원 분들을 제외하고(나는 낯모르는 여자와 말 트기를 돌같이 하라.는 최영장군의 말을 항상 명심銘心하는 사람이다.) 남자회원들과는 눈인사를 하는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같은 초급반이기는 하지만 각자 수영실력도 어느 정도인지 가늠을 할 수가 있게 되었다. 그런데 그 중 꼭 한두 명은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다른 사람들에게 열성적으로 전수해주기를 희망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그분들이 대체로 눈썰미가 있어서 다른 사람들의 단점이나 약점을 잘 지적을 해주고는 그 개선방안을 알려주려고 자청自請해서 노력을 하는데, 그러한 과잉 친절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좋을 수도 불편할 수도 있다. 아무튼 나는 그런 적극적인 태도를 호의적好意的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역시 이번에도 평영平泳이 잘 되지 않아서 물속에서 수영 동작을 하면서도 왜 이렇게 힘차게 앞으로 나가지 않는 것일까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내 앞에서 평영을 하고 있던 회원이 잠시 쉬는 틈을 이용해서 나에게 몇 가지 팁을 주었다. 나의 발차기 동작과 팔 동작을 지적해주면서 이렇게 해보시라며 친절하게 시범까지 보여주었다. 그래서 그렇게 해보았는데 방금 들은 설명을 그 자리에서 바로 실행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어서 여전히 허우적거리면서 수영장을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틈틈이 그 회원의 설명을 듣기도 하고 시범을 보기도 하면서 나름 배운다는 자세로 열심히 동작들을 익히려고 노력을 했다. 그렇게 몇 바퀴를 돌고나서는 회원들을 모두 모아놓고 이번에는 수영강사가 평영이 잘 안 되는 이유를 설명을 해주었는데, 그중 가장 내 귀에 쏙 들어오는 한 마디 말이란 팔을 앞으로 당기는 순간 가슴을 펴고 허리를 세우라는 조언助言이었다. 평영을 하면서 몸이 앞으로 나갈 때 물 밖으로 상체를 많이 세우지 못하면 물속에서만 허우적거리는 동작을 할 수밖에 없는데 앞으로 당기는 팔 동작과 함께 허리를 세워주면 상체가 더 많이 물 밖으로 나오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고 나서 수영강사는 한 사람 한 사람 직접 손을 잡아주면서 자세를 확인해주었다. 이윽고 내 차례가 되어 팔을 앞으로 당기는 동작에서 의식적으로 허리를 세워주면서 멈칫거리지 않고 고개를 숙이며 팔을 앞으로 쑥 뻗어주었더니 훨씬 편안하게 동작이 되면서 앞으로 나가는 힘이 강해졌다. 그러자 앞에서 지켜보던 수영강사께서 오우, 회원님 굿!” 하면서 엄지손가락을 척 들어주었다. 순간 평영동작을 하던 팔과 다리에 어떤 느낌이 오더니 , 평영이 되겠구나하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다른 회원들은 자유형을 하든 배영을 하든 나는 그 느낌을 살려 평영동작만을 내내 연습을 했다. 수영강사의 시범처럼 평영동작이 매끄럽지는 않았지만 아, 이렇게 동작을 하다보면 나도 저런 자세가 나올 수가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본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평영동작에 대해서만큼은 십년 전에도, 이십년 전에도 해결하지 못했던 난제難題를 오늘 해결解決한 기분이 들었다는 이야기다. 난감한 평영平泳에 필이 꽂히는 팔다리 개운한 수요일水曜日 오후였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공유하기
  • 신고하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땡깡 | 작성시간 19.01.21 ㅋㅋ
    글이 재미있네요
    김치 침이 꼴까꼴깍
    수영 각자의 재능이 필요한듯~~~
    고맙습니다.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