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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요 법 회

01월27일,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2.

작성자밸라거사|작성시간19.01.29|조회수30 목록 댓글 0



 2019.01.29.. 봄인 줄 알았다, 한낮 햇살만 보고는



 

 

 

 0127,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2.



 

 

 

 여보세요, 일요법회 앵커맨 밸라거사입니다.




 

 

 

 ‘특전사特戰司 체력검정 기준을 보았더니 턱걸이 12, 팔굽혀펴기 2분 동안 80, 윗몸일으키기 2분 동안 90, 1.5Km 달리기 등등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12, 80, 90회가 문제가 아니라 정자세正姿勢로 시행한 것만 횟수로 인정을 해준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꿈틀~꿈틀~ 없이 정자세만 요구할 경우에는 아마 턱걸이를 20회 이상 하는 실력이 있는 경우에만 정자세 12회가 가능할 것입니다. 이들 중 내가 가능한 것은 마라톤 훈련 덕분에 1.5Km 달리기는 해 볼만 하겠는데, 팔굽혀펴기를 해보았더니 26개까지 시행했더니만 그 다음부터는 팔이 부들부들 떨려 몸통이 위로 올라갈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어찌어찌 30회까지는 하겠으나 지금 상황으로 40회 이상은 거의 무리라는 생각이 압도적이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특전사 도전을 한다면 당연 탈락할 것이고, 현재 나의 체력이 많이 떨어져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체력體力은 국력國力이라는데 그렇다면 우리나라 국력 또한 살짝 떨어져있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저녁식사로는 햄, 달걀, 토마토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기로 했습니다. 그건 그런데 실은 지난 일요일 산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서 빵집에 들려 짙은 갈색 모카빵을 하나 사들고 왔더니 서울보살님이 그러고 보니 요즘 샌드위치를 거의 먹지 않는 듯하다.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그래요, 예전에는 주말이면 한두 번은 꼭 샌드위치나 피자파이를 만들어먹었는데 대략 2,3년 전쯤부터 입맛이 바뀌었는지 밥 위주의 식사만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모처럼 샌드위치를 해먹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집에 들어가는 길에 새내 지하철역 부근에 있는 식빵전문점에 들어갔습니다. 이 빵집에서는 처음에는 식빵전문점이라면서 식빵만 판매하더니 이제는 몇 가지 빵을 더 만들어 팔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집 식빵이 좀 비싼 편입니다. 오랜만에 식빵을 사보는지라 무엇이 있나 하고 둘러보았더니 판매대販賣臺 앞에 서있던 직원이 나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어떤 빵을 찾으세요?

, 식빵이요.

어떤 식빵을 원하시는데요?

식빵에도 종류가 많이 있나요?

이쪽이 담백한 오리지널이고요, 앞쪽에 있는 것이 더 쫄깃한 것이거든요. 어떤 걸로 드릴까요?

, 그 걸로요, 담백한 걸로 주세요.





 

 언제인가부터 기본에 새로운 것이 추가되는 것보다 담백한 오리지널을 찾게 되었다. 짜장면도 옛날 짜장면이 더 입에 당기고, 만두나 김치찌개도 옛날식이 더 좋다고 입이 느끼기 때문이다. 언젠가 이 빵집이 막 생기고 난후 한두 번 왔던 기억이 있긴 하지만 빵맛은 별로 기억에 없고 빵값이 좀 비쌌다는 기억만 남아있어서 흘낏 가격표를 훑어보았다. 동네 빵집에서 팔고 있는 식빵 가격보다 거의 두 배에 해당하는 가격이었으나 빵의 크기나 윤기가 흐르는 모양새가 제값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살짝 주었다. 원래 먹을거리란 싸고, 많고, 맛있는 세 가지 조건을 갖추었을 때 좋은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식빵 맛은 먹어봐야 알겠지만 싸고와 많고에서는 일단 조건에 미달인 셈이었다. 집에 볼록한 달걀도 있고, 싱싱한 토마토와 붉은 햄과 동그란 사과도 있으니 다른 것은 더 준비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 식빵봉지를 들고 집으로 걸어가는데 걸을 때마다 식빵을 담은 비닐봉지가 무릎에 스쳐 싸각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집에 가서 식빵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맛나게 먹고 나면 비닐봉지는 비닐이나 플라스틱 쓰레기로 분류해서 버리게 될 터이고 그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다 재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일부는 어디론가 버려져서 하천을 타고 흘러가다 강을 만나고 또 강을 따라 흘러서 이윽고 바다에 이르면 조류를 타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태평양이나 인도양의 쓰레기 섬에 합류되어 바다를 떠다니면서 조금씩 바닷물에 녹아내려 물고기의 몸으로 들어가거나, 천일염의 하얀 덩어리 속에 스며들거나, 심지어 지하수로 만든 생수生水에까지 녹아들어간다고 생각을 하니 비닐봉지의 싸각거리는 소리가 자각自覺을 향해 몸부림치는 비명悲鳴처럼 들려오기도 했다. 상품을 담거나 포장하는 비닐이나 플라스틱을 모두 썩는 제품으로 바꾸든지 종이로 대체해야하는데 그에 대한 비용이 새롭게 발생하기 때문에 지구와 생명들에게 엄청나게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장에는 편리하지만 내일이면 칼날이 되어 생명들에게 돌아오는 치명적인 독들을 변함없이 만들고, 주고, 받고, 버리는 일들을 아무런 죄의식 없이 행하고 있는 것이다.





 

 집에 돌아왔으니 간단히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은 뒤 샌드위치 만들 재료를 식탁 위에 늘어놓았다. 먼저 토마토를 봉지에서 꺼내어 씻어서 가지런히 잘라놓고 나서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인덕션 위에 올려놓았다가 프라이팬이 달아오르자 달걀을 부쳤다. 나는 달걀 프라이 중 써니사이드 업Sunnyside up(한쪽 만 익힘, 양쪽을 익히면 오버이지over easy)을 좋아해서 반숙보다 조금 덜 익힌 상태의 프라이로 만들어냈다. 다음 냉장고에서 햄을 꺼내어 세 조각을 네모나게 잘라서 프라이팬에 넣고 익힌 뒤 접시에 옮겨놓고 식빵을 비닐봉지에서 꺼내어 역시 프라이팬에 올려놓고 노르스름하게 구워냈다. 이제 하얀 접시를 식탁에 놓고 잘 구워진 암식빵을 접시 바닥에 놓고 나서는 그 위에 순서대로 햄을 올리고, 달걀을 올리고, 토마토를 올리고 그 위에 수식빵을 덮어주었다. 그리고 씨쓰루 유리컵에 하얀 우유를 한 잔 가득 따라 놓으니 훌륭한 저녁식탁이 완성되었다. 음식을 만들고 그 과정을 즐기는 여기까지는 그런대로 품위品位와 우아함優雅함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는 편인데 막상 식사가 시작이 되면 나도 모르게 전투본성이 드러나 무자비無慈悲하게 먹는 습성이 있어서 고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딸아이를 만나려고 뉴욕을 몇 차례 방문했을 적에 그때마다 딸아이 친구나 친구 부모님들과 만나 함께 식사를 하곤 했는데 식사를 하러 식당에 가기 전에 항상 딸아이에게 식사예절교육을 받아야만 했다. “아빠, 다른 것은 다 놔두고 식사를 좀 천천히만 해주면 더 바랄게 없겠어요. 그리고 천천히 식사를 하면서 상대방하고 눈도 맞추고 이야기도 좀 하세요, 네에~” “네에~ 그러지요.”





 

 식빵이 크고 부드럽고 쫄깃거렸다. 확실히 동네 빵집의 식빵보다는 감이나 질이 좋은 것은 사실인데 그렇다고 가격이 두 배나 되는 것을 용서해야하나 잠시 생각해보았다. 예쁘면 다 용서가 된다.는 말이 있는데 역시 맛있으면 다 용서가 된다.도 똑같이 유효한 말인지 일단 배가 부르니 이것저것 따지고 생각하는 것이 귀찮아졌다. 그래서 영국의 철학자 J.S.밀은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를 원한다고 했던 것일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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