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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요 법 회

02월03일,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작성자밸라거사|작성시간19.02.04|조회수28 목록 댓글 0



 2019.02.03.. 어이, 너 혹시 가을비 아냐?



 

 

 

 0203, 일요법회 늬우스 데스크.



 

 

 

 여보세요, 일요법회 앵커맨 밸라거사입니다.




 

 

 

 짙은 잿빛 하늘 아래로 하루 내내 비가 내렸다. 포근한 날씨 때문인지 창밖으로 내다보는 풍경風景들이 왠지 가슴이 젖어오는 가을비를 연상하게 해주었다. 저 멀리 고가도로와 그 너머 산동네 아파트 지붕들이 아련히 가려지는 희무스름한 안개와 바람에 흩날리는 빗방울들이 겨울의 엄정嚴政함보다는 가을의 처연悽然함을 보여주고 있었다. 가끔 창을 열고 밖을 내다볼 때마다 빗방울이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했으나 낙하落下를 멈추려는 생각은 별로 없어보였다. 일기예보에 오후6시경부터는 날이 갠다고 했으니 그 시간까지는 기다려보자고 했다. 오늘 점심으로는 아내표 피자파이를 만들어 먹었다. 그러니까 엊그제 설 제수준비를 하러 양재동 하나로마트에 갔을 때 이번 연휴에 피자파이를 해먹을 거라면서 양파와 햄과 치즈 등을 준비해왔는데 더 맛난 김치찌개를 먹느라고 피지파이 해먹을 시간이 없었다. 어제 오전에는 산책 겸 운동 삼아 서울보살님과 잠실종합운동장을 경유해서 새마을시장을 지나면서 마트에 들려 우유와 감자를 사 들고 집에 돌아왔다. 그런데 우유는 세일 중이라 가격이 좋았는데 감자는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둥글납작한 세 알에 3,960원을 주었다. 아내표 피자파이는 일반 피자파이와 별로 다를 것은 없지만 피자도우를 밀가루로 하지 않고 찹쌀가루로 한다는 것만 다르다면 다를 뿐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도우를 만들 때 물이 아닌 우유로 반죽을 해보자고 했던 것이다. 그렇게 찹쌀가루에 우유를 넣어 피자도우를 만들어 놓고 나서 햄과 양파와 송화버섯과 감자를 알맞은 크기로 잘라 잘 섞어 초벌 볶아놓은 뒤 먼저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나서 찹쌀도우를 팬 바닥에 깔고 그 위에 볶아놓은 토핑을 올려놓은 다음 이리저리 치즈를 뿌려놓고 인덕션의 온도를 조절해놓은 뒤 호시탐탐虎視眈眈 기다리면 충분했다. 그렇게 알맞게 익혀내면 하얀 접시에 옮겨놓고 포크를 양손에 들고 맛나게 먹으면 되었다. 첫 번째 피자는 좀 싱거운 듯해서 토핑에 소금을 약간 뿌린 뒤 두 번째 피자를 구워냈더니 확실히 맛이 달라져있었다. 예전 화학시간에도 배운 바 있지만 음식을 만들 때 소금이 적정량만큼 들어가면 설탕 없이도 달고 고소한 맛이 생기게 되는데, 딱 그 맛이 입안에 감 돌면서 입맛을 자극해주었다. 세 번째 피자를 구워내자 이내 아내는 포크를 놓고 뒤로 물러나 앉았고, 나는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 임전무퇴臨戰無退의 마음으로 평정심平靜心을 유지하면서 맛을 즐기면서 먹어주었다. 물론 이렇게 먹고 나면 배가 부르게 마련이다. 사람이 배가 부르면 딴 생각이 나기 마련이지만 이럴 때 독서를 하거나 운동을 하면 몸에 아주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6시가 되었어도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일단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신발은 뭘 신을까 잠깐 생각한 뒤에 금세 빗물에 젖어 들 운동화보다는 겉이 단단한 트래킹화가 나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장갑을 끼고 우산까지 챙겨 든 다음에 1층으로 내려가 현관을 나섰다. 하늘에서 검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제는 검어져버린 짙은 허공에서 낮은 소리치는 바람에 빗방울이 이리저리 흩날리고 있었다. 우산을 펴들고 양재천을 향했다. 영동5교를 지나 영동1교까지 갔다가 돌아오면 양재천 순환 10Km코스가 되었다. 휴일이지만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어서인지 우산을 쓴 사람들이 드문드문 걸어 다니고 있었다. 영동1교까지 가는데 1시간10, 물론 돌아올 때는 시간이 약간 더 걸릴 것이다. 비가 내리고 길이 빗물에 젖어있을 때면 젖은 양말 때문에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는 것을 가장 조심해야했다. 그렇게 집까지 사분사분 걸어 돌아왔다. 더운 물로 샤워를 하고 난 뒤 옷을 갈아입고 앉아 음악을 틀어놓고 작업을 했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유익종&이춘근의 어서 말을 해.와 배따라기의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와 남궁옥분의 재회, US의 지금 이대로.가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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