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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요 법 회

천장사 일요법회 21.09.26

작성자자작나무|작성시간21.09.26|조회수183 목록 댓글 0

신비로운 하늘 빛 계절, 천장사 일요법회 이야기입니다.

 

마음이 맑아지는 듯한 선율, 마이클 호페의 Beloved 를 들어봅니다.

 

 

 

 

천장암 스님 방 아래, 코스모스 꽃잎들 바람따라 떠다닙니다.

 

 

어제는 오서산에 올라 산잠을 잤습니다.  이렇게 멋진 자연이 펼쳐질 때,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방법입니다. 다음날 산에서 내려와 천장사에 도착하니, 점심 공양 시간이었습니다.

 

 

하늘 닿은 산 능선에 바람이 불어

비탈진 억새밭에 하얀 물결 입니다

 

머리 위 흰 구름 떠다니는 파란 하늘은

어릴 적 소 풀 뜯기며 풀섶에 누워 바라보던

그 하늘 빛, 바라볼 수록 깊고 경외스런

그 빛의 하늘입니다

 

곡식 여무는 산 아래 들판에서

밀레의 종소리 경건하게 들려옵니다

 

억새밭 펼쳐진 산 능선길 따라

깊은 하늘 호수 바라보며

 

혼자 걷습니다

 

가을이면 가슴에 흐르는 서글픈 강물이

가슴에 비친 저 하늘의 그림자는 아닐까

생각하면서 ....

 

걷습니다

 

-  오서산에서, 21.09.26 자작나무  -

 

 

아름다움을 넘어, 경외스런 하늘이 펼쳐지는 아침,  맑은 바람에 크게 숨을 쉽니다.

 

 

억새밭의 모습이 쓸쓸하지만 아름답습니다. 울지 마세요...

 

산아래 서해 바다엔 안면도도 보이고, 낮은 산들이 이끼처럼 붙어 있습니다.

 

구름 사이로 하늘이 호수처럼 나타납니다. 한참을 바라봅니다.

깊이 그곳으로 빨려 드는 느낌이 들고, 알 수 없는 두려움 섞인 환희가 솟아납니다.

 

그리고 산에서 내려와, 천장암으로 갑니다.

 

 

천장암은 꽃 물결 넘실대는 꽃 강입니다.

구절초와 코스모스와 쑥부쟁이와 다른 예쁜 가을 꽃들이 피었습니다.

 

점심 공양 후에는 스님과 함께 삼준산으로 송이버섯, 도토리 산행을 하였습니다.

산행 시간 내내 숨쉬는 가슴이 시원합니다.

 

떨어진 상수리를 줍는데 집중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도토리 삼매 수행입니다.

스님께서는 선방에서 수행 중이신 재가 신도 분들과도 함께 도토리 산행을 하셨다고 합니다.

 

 

구절초. 산사 주변을 빙 둘러 감싸 듯, 꽃 무리들이 살랑 살랑 흔들립니다.

 

천장사 들어가는 입구에도 하얀 꽃들이 반깁니다.

 

 

 

코스모스 핀 천장암 마당에는 여전히 고요함이 감돕니다.

 

 

'그거시' 바위 밑에 있습니다. 길고 징그러운 그것. 맹독의 살모사 ?

나뭇잎 속 도토리가 보일 땐, 그거시 있나 확인하며 손가락을 뻗어야 합니다.

 

 

도토리 산행 법우님들.

저 보따리엔 다람쥐가 먹을 도토리를 투도한 장물이 가득합니다.

투도 중죄 금일 참회 !

 

그래도 다람쥐 몫의 도토리는 많이 남겨 놓았습니다.

 

 

삼준산 정상

 

 

'큰꿩의 비름' 이랍니다.

 

버섯의 이름은 도토리 산행 회장님도 모르므로,

제가 편하게 즉석에서 이름을 붙입니다.

 

명칭은 그 명칭이 그것이기 때문에 명칭일 따름이지 그 물체의 본질은 그 명칭이 아니라고 합니다.

본질은 공空 이라고 합니다.

 

초코파이 버섯 ?

초코의 비율이 90 % 쯤 되는, 좀 쓴 맛이 나는 파이네요.

 

연분홍 벗꽃 낱장 버섯 ?

 

삶은 낙지 머리 버섯 ?

 

야구공 버섯 ?

골프공 버섯이 더 어울리네요.

신기합니다

 

찐빵 버섯 ?

김이 모락 모락 나는 모시 보자기 위에 찐 빵이 생각납니다.

 

 

기주떡 버섯 ?

 

 

도토리가 실해 보입니다.

언젠가는 저 도토리로 만든 묵을 먹을 수 있을 겁니다.

 

산행에서, 송이 버섯은 보지 못했지만, 샤브샤브 해 먹으면 맛있을 것 같은 버섯들은 많이 발견했습니다. 모두 넣고 푹신 삶아내면 약이 될겁니다. 약효 진한 약, ..............             독약 ㅎㅎㅎ

 

아무튼, 오늘의 마무리는 해미 처음 가는 집에서, 버섯 샤브샤브로, 언제나처럼 여법하게 마무리 했습니다.

 

- 여기 자작나무의 글들은 개인 입장의 천장사 이야기일 뿐, 스님이나 천장사를 대표하지 않음을 알립니다. 단지 가볍게 읽어보는 바람 불면 날리는 단풍잎에 담긴 그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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