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만강가에 수월스님 보살행 되살린다 | ||||||||||||||||||||||||||||||||||||
[르포-투먼 수월정사]조선족 최초 대규모 사찰 불사 백두산·일송정·북한 국경 인접 관광활성화 기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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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는 인근 3개시를 통합해 인구 100만명의 거대 도시로 탈바꿈을 꾀하고 있다. 백두산과 일송정 등 이름만 들어도 민족의 가슴을 설레게하고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유적지는 이 지역을 한국인 관광객의 메카로 인식시키고 있다. 여기에다 투먼시가 1차로 4만평을 투자하고, 조선족 사업가가 35억원을 들여 수월 스님의 보살행과 항일독립투쟁의 발자취를 되살리기 위해 수월정사를 건립하면서 불교성역화로 변모하고 있다. 수월정사, 4만평 부지에 건립 단청 마무리 중 취재진이 이평림(李平林) 투먼시평림일광산개발유한공사 사장을 다시 만난 것은 지난해 11월 베이징 만남 이후 8개월 만이다. 이 사장이 투먼시민족종교국의 요청으로 화엄사(수월정사) 건립을 결정한 것은 2007년 6월 20일. 만 2년이 지난 오는 10월 불사를 완공한다. 산문(일주문)-천왕문-대웅전-법보전 등은 이미 완공돼 단청을 진행 중이다. 천왕문 좌우측으로 북각과 종각이 들어서고, 대웅전 양 옆으로는 관음전과 명부전을 추가로 건립할 계획이다. 예정대로면 10월에 모든 가람 불사가 완공된다. 이어 대웅전에서 500m가량 떨어진 곳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봉안한 40m높이의 탑이 들어서고 산 정상에 대불을 조성한다는 게 이평림 사장의 복안이다. 북한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세울 대불은 조선족의 안녕과 남북의 화합을 기원하게 된다. 수월 스님을 기리기 위해 수월관음상도 대웅전 옆에 안치할 계획이다.
이곳의 작업인부들은 거의 조선족이다. 단청 작업자들은 한국에서 들어간 14명과 현지에서 선발한 6명 등 모두 20명이다. 1000평 규모의 대웅전 안에는 높이 7m의 본존불을 모시고 뒤에는 13m 높이의 괘불탱화를 건다. 탱화는 북측 전문가에게 의뢰할 계획이다. 대웅전 내부 양쪽으로 만불을 봉안할 방침이다. 취재진이 수월정사를 찾은 7월 25일 불사가 한창 진행 중임에도 조선족 스님이 신도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법회를 집전하고 있었다. 사찰이 완공되고 이 곳을 거쳐 백두산, 일송정 등 역사문화유적지를 보려는 관광객들이 몰려들 경우 수월스님의 보살정신을 온전히 담고 있는 수월정사는 지역 최대 사찰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북한땅이 손에 잡힐 듯…민족의 애한이 서린 땅 북한땅이 손에 잡힐 듯…민족의 애한이 서린 땅 수월정사는 중국 내에 조선족이 세우는 최초의 사찰이라는 점 외에도 북한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수월스님 토굴터·화암사터 추가 복원 계획도 수월스님 토굴터·화암사터 추가 복원 계획도 수월스님 토굴터·화암사터 추가 복원 계획도 투먼시는 수월정사가 건립되면 일광산 정상을 기준으로 남과 북에 있는 화암사터와 토굴터를 복원할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없지만 두 곳의 절터 모두 수월 스님이 마셨던 것으로 추정되는 우물터가 있다. 투먼시민족종교국에서도 이 두 곳을 폐사지로 보고 있다. 수월정사 건립에 이어 이 두 곳마저 복원된다면 수월스님의 행적을 기리는 성역화사업이 완성된다. 수월정사 불사가 한창 진행 중인 일주문 앞에 초원에는 소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수월스님이 회막동에서 소를 키웠다는 증언이 사실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월정사 일주문에서 보면 두만강을 기준으로 왼쪽은 중국, 오른쪽은 북한이다. 일제강점기 수많은 선조들이 오른쪽 북한 땅에서 두만강을 건너 현재 이 터로 목숨을 걸고 넘어왔다. 이 곳은 경제와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하지만 봉오동전투 등 1920년 초반의 항일독립운동의 산실이었다. 수월 스님이 짚신을 삼아 걸어두고 주먹밥을 제공했던 회막동이 바로 여기, 간도였다. 일광산 정상에서 바로 내려다 보이는 두만강옆 중국측 마을이 봉오동전투의 불씨를 지핀 곳이다. 이 마을에는 아직도 조선족만 살고 있다. 이 마을에서 3km 가량 두만강을 따라 남으로 내려가면 최근 미국의 두 여기자가 북측에 억류된 곳이다. 그래서인지 중국 군인들의 경계가 유난했다. 취재진이 북한의 강양항과 두만강에서 헤엄치며 노는 북한 어린이들의 모습을 촬영하자 카메라를 빼았으며 사진을 모두 지우라고 재촉했다. 현지인의 해명으로 겨우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수월정사가 있는 일광산은 그만큼 북한과 가까운 곳이다.
투먼은 옌지에서 30분 거리다. 옌지에는 용정과 일송정이 있다. 투먼에서 승용차로 3시간 가량을 달리면 민족의 성산 백두산이 나타난다. 백두산 북쪽 산문 안에 있는 대종대우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호텔의 해발고도는 1950m이다. 국내 언론에서 중국 정부가 교묘히 대우호텔의 영업을 방해한다고 보도한 적이 있었다. 실제 주차장에서 호텔까지 셔틀버스 외에는 이용할 수 없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이 곳에 있는 3개의 호텔들도 같은 처지였다. 한 현지인은, 중국 정부가 산문내 호텔시설들을 이런 식으로 해서 점진적으로 철거해 가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차장에서 4륜구동 짚차를 이용, 잘 포장된 도로를 따라 불과 20여분 만에 천지 바로 아래 주차장에 닿았다. 요새는 성수기로 하루 1만 명 정도가 이 곳을 통해 천지를 찾는다고 한다. 관광객 대부분은 중국인과 한국인들이었다. 산아래에서 햇볕이 쨍쨍 내려쬐더니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먹구름이 잔뜩 몰려왔다. 천지를 분간할 수 없었다. 한순간 구름이 걷히면서 천지가 장엄한 자태를 드러냈다. 천지를 둘러싸고 오연한 백두산. 천지의 물빛은 푸르다 못해 검었다. 수월정사와 30분 거리에 옌지 신흥불당
아담한 현대식 3층 건물에 불교협회, 법당, 조사전 등이 있었다. 일요일임에도 신도나 스님들은 보이지 않았다. 신흥불당은 도심포교당 역할을, 수월정사는 산사 역할을 수행하면서 이 곳의 불자 뿐아니라 백두산을 비롯한 역사유적지를 탐방하려 오는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수행처이자 휴식처를 제공하는 역할 분담을 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흥불당은 애초에 수월정사로 명명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입구에는 신흥불당, 불교협회 간판만 있었다. 불당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자 현관문 위에 앞뒤로 한자와 한글로 수월정사라고 표기하고 있었다. 조사전에는 명선 스님이 제공한 수월 스님 진영이 걸려있었다. 귀국하는 비행기는 조선족과 한국인 관광객들로 만원이었다. / 중국 지린성 투먼시 = 이혜조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