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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는가?

작성자천장암|작성시간16.06.13|조회수128 목록 댓글 4

왜 사는가?

 

이 푸른 유월에 다시 하늘을 보며 이 질문을 던져본다. 발아래로 시선을 떨어뜨리니 많은 사람들이 각자 다양한 이유를 가지고 살아간다. 하안거 입재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선방에는 안거대중이 밤낮으로 참선에 몰입해있다. 그들도 왜 사는가를 물을까? 나도 새벽과 저녁 정진시간에는 대중들과 정진에 참석하지만 낮에는 사람을 만나고 글을 쓰고 하면서 지낸다. 선방스님들과는 주로 공양시간이나 울력시간에 대화를 나눈다. 공부하는 이들에게 현재 종단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이 조심스럽다. 현재 핫이슈는 대중공사다. 무려 9회나 총무원장 선거법을 논의 하여온 대중공사에서 대중들은 직선제를 지지했음에도 종회는 여전히 염화미소법을 추진했다는 어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간선제와 직선제의 차이, 그렇게 힘을 가진 몇몇분들이 간선제를 고집하는 이유등을 스님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절집에서 수십년을 지내왔고 마음자리를 관하는 스님들이기에 많은 설명이 필요치 않다. 그러나 어찌하겠는가? 닭은 나무에 오르고 오리는 물속으로 뛰어들 듯이 스님들은 선방 좌복으로 가고 나는 다시 고민에 쌓인다. 직선제가 불교의 희망이라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 94년부터 직선제의 열망은 꾸준히 있어왔다. 그러나 그때마다 힘있는 분들에 의해 번번히 좌절되어 왔다. 민주주의 꽃이라는 직선제가 막히는 것은 아직도 조계종이 민주적이지 않다는 것을 말한다. 직선제가 승가갈마에서 시작한 대중공사제도라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모르거나 모른체한다. 대중공사는 어떤 사안을 대중전체에게 물어왔다. 전체 대중에게 물으라는 것이 직선제이다. 힘없는 사람들에게도 말할 기회를 달라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직선제를 하면 혼란스럽고 종교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정말 그들에게 묻고 싶다. 종교적이라는 게 무엇인가? 일부 힘있는 사람들이 서로서로 밀약을 하고 서로서로 밀어주는 것이 종교적인가? 일부 힘있는 사람들이 서로 이권을 나눠갖는 것이 종교적인가? 지금 321명으로 치루는 간선제가 금권선거의 폐해가 나타나서 개혁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인데 계속 간선제로 가는 것이 종교적인가? 그럴듯한 표현만 있고 내용은 없는 이런 말로 자기자신을 속이고 대중을 속이지 말일이다. 민주주의는 과정이 중요하다. 대중공사도 과정이 중요하다. 생각이 다른 사람을 설득하고 반박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화합이지 이런 것을 떠나서 화합은 거져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대중공사는 시끄러워야하고 직선제도 잔치날처럼 시끄러워야 한다. 감추고 덮어주는 것이 종교적이라는 관념은 부끄럽다. 직선제는 인권이다. 한 사람 한 사람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건강하고 화합하게 된다. 육화경에서 말하듯이 6가지 화합하는 원리를 두가지로 요약하면 같은 견해와 균등한 배분이다. 그런데 부처님은 6가지 화합하는 원리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같은 견해라고 하셨다. 우리가 서로 다른 길을 가는 것은 견해가 같지 않기 때문이다. 직선제가 승가전통인 대중공사와 같은 것이라고 해도 종교적이지 않다고 한다. 종교적이라는 말을 전혀 다르게 해석하는 것이다. 직선제와 간선제의 논의 속에서 발견되는 것도 같은 단어를 다르게 해석하는 것이다. 종교적이라는 말, 대중공사라는 말, 직선제라는 말, 사방승가라는 말, 자등명 법등명이라는 말, 주인으로 산다는 말...이런 말들에 대해서 각자가 해석이 다르고 견해가 다르다. 직선제나 간선제를 이야기 하기전에 생각이 다른 사람들끼리 이런 이야기부터 했으면 좋겠다. 더나아가서 종회의원이 뭐 하는 사람인지, 총무원장은 왜 필요 한 건지 묻고 싶다. 이런 이야기를 치열하게 하다보면 알게 될 것이다. 모르는 것인지 모르는 척 외면 하는 것인지. 모르는 이유가 무지에서 비롯된 건지 욕망에서 비록된 것인지. 같은 출가자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아마 이분들과 이야기하면 출가한 이유와 목적, 깨달음에 대한 정의, 사찰과 스님의 역할등 모든 것들이 다를 것 같다. 그러나 그분들에게 물어보면 자신의 견해가 종단을 위하고 불교를 위하는 견해라고 대답할 것이다. 목적은 같은데 세세하게 따져보면 이유와 방법이 다르다. 왜 그렇게 다른지 좀 이야기 해보자. 겉 모습은 같은 부처님 제자인데도 속으로는 같은 부처님제자가 아닌 것 같다.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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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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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여여 | 작성시간 16.06.13 세속에서의 일이라면 당연하다 생각했겠지만 부처님 말씀을 진리로 알고 불교에
    의지하고 사는 많은 불자들에겐 많은
    실망을 안겨다 주고 있는 사안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불자든 불자가 아니든 더 이상 불교가 시대에 뒤떨어진 종교라는 편견을 갖게 되지 않길 바랍니다.
    과반수의 찬성이 꼭 최선의 결과를 낳는것은 아닐 수 있겠으나 이시대에 편파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으려면 역시 다수의 사람이 원하는 방향대로 갈 수 밖엔 없겠지요. 예를 들어 지금은 아파트관리에 필요한 모든 사안도 과반수 찬성이 원칙이며 모바일로 주민 투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염화미소법이라니요.
    모든 대중들이 타심통을 갖고 있다고
    믿으시나봅니다.
  • 작성자여여 | 작성시간 16.06.13 천장사 신도는 아니지만 우연히 천장사 카페에 들러 스님이 올리신글을 읽어보게되었습니다.
    저로서는 희망이 보인다고 생각되었고
    다른 한편으론 사부대중들이 조금은 소극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다들 자신의 수행이 더 중요하신걸까요?
    물론 개인이 추구하는 일과 공동의 이익을 위한일이 공존할 때 무엇을 선택하느냐는 개인의 선택이겠지요.

    스님은 옳은 일을 하고 계십니다.

  • 작성자천장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6.13 네 희망을 찾아보니 어디에도 없습디다. 그래서 내가 희망이 되기로 했어요. 모두 스스로 희망이 됩시다. 자등명 법등명
  • 작성자월광화 | 작성시간 16.06.14 스님_()_
    그래도 희망은 있겠지요!!
    귀의합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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