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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

작성자천장암|작성시간16.07.05|조회수104 목록 댓글 2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

 

요즘만 그런게 아니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는 게 두려울 때가 있지만. 언제나 그러했으므로 언제나 그럴 것이므로, 숨표인 듯 정적(靜寂)으로 다가오고 때론 쉼표인 듯 편안함도 있다. 그 편안함이란 다가오는 시간을 순순히 받아들인다는 뜻도 아니고 체념도 아니다. 그저 간신히 숨을 쉰다는 것이다. 순간을 탐한다는 뜻이다. 정말 내가 찾을 구원이란 그러한 가벼운 한숨밖에 없다. 내가 찾은 구원이란 그렇게 숨을 내쉬는 것 밖에 없다. 거기에 싣는다. 그쪽을 바라보게 하는 신호이면서 이정표이면서 나를 떠미는 바람이기도한 의도를. 그 의도들은 다 어디에서 왔을까. 나를 몰고가는 휘오리 바람같은, 밤새 잠을 설치게 하는 철새처럼 보이다가 안보이다가 하는 그것들은. 내가 그 의도가 어디서 온 것인지를 끝까지 묻지 않는 것은, 그러한 의도가 없는 인생도 내겐 같은 무게이기 때문이다.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그 순간이야 말로 더없는 평안이다.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기에 눈 앞을 더 주시한다. 그 이상 바라는 것은 나의 일이 아니다. 갈 곳이 없다. 배수진을 치는 곳이 내가 살 곳이다. 그 자리에 서 있는 것 혹은 그 자리에 스러지는 것, 그것이 나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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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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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월광화 | 작성시간 16.07.06 나무 석가모니불_()_
  • 작성자햇살 | 작성시간 16.07.06 아득하기도...비장하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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