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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니회 스님들께 올립니다

작성자천장암|작성시간16.08.18|조회수97 목록 댓글 0


 

비구니회 스님들께 올립니다.

 

올해 3월에서 5월 사이에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에서는 총무원장 선거법을 9차례나 심도있게 논의하였습니다. 종단사상 최초로 사부대중이 머리를 맞대고 선거법을 논의 한 결과 염화미소법(9%)을 제치고 참석대중의 대다수가 직선제(61%)를 지지하고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대중공사에 참여하였던 저희들은 대중공사에 참석하지 못한 종도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종회가 직선제법을 성안하도록 (가칭) 총무원장직선실현 대중공사라는 단체를 만들었습니다. 그동안 저희는 신문에 기고를 하고 인터넷 서명을 받고 직선제 홍보동영상을 만들어 배포하는 등의 노력을 하였고 마침내 6월 제206회 임시종회에서 직선제 특별위원회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조계종의 백년대계이자 종단발전의 주춧돌이 될 직선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 되었지만 가야 할 길은 멀기만 합니다. 종단 구성원의 절반을 차지하는 비구니스님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경험을 나누어주지 않는다면 총무원장 직선제법이 실현되기 어렵습니다. 아시다시피 종단의 일부에서는 아직도 8경법을 빌미로 비구니스님들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으려 하고 있으며 비구니스님들이 투표권을 갖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요즘 스님들을 만나 이야기를 해보면 종단에 대한 불만이 포화상태인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금권선거로 기득권유지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고 우리편 봐주기 때문에 범계행위가 징계되지 않고 있으며 부익부빈익빈의 승가구조가 더욱 심해져서 이구동성으로 절망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너도나도 소외감과 패배의식에 젖어 서로 눈치보고 침묵을 지킬 뿐 문제를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사람도 보이지 않습니다.

 

종단이 지금 이렇게 간다면 우리 승가의 미래는 암담합니다. 개인은 공심(公心)이 없고 사찰은 공공성(公共性)이 없으며 승가는 공동체성(共同體性)을 잃어버렸습니다. 출가자는 노후 걱정등의 이유로 소유의 노예가 되어 공심(公心)을 잃어 버렸고, 특정 스님들이 사찰을 개인화하고 문중화하여 함께 모여 살아가는 공찰의 공공성(公共性)이 무너졌으며, 이러한 시스템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계파정치와 간선제의 폐단으로 승가의 구성원들은 패배의식에 휩싸여 있습니다. 공찰이 개인의 이익을 위한 수단이 되어 사찰은 주지가 홀로 운영하는 사업장이 되었고, 더불어 사는 스님들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되었습니다.

 

저희는 지금과 같은 간선제의 폐단과 비구니의 투표권이 없는 비민주적인 구조속에서는 부처님께서 제정하신 승가의 공동체성 회복과 불교발전이 어렵다는 것을 절감하고 직선제운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리적인 여건과 시간적인 여건을 감안하면 본사단위로 공의(公義)를 모으는 것이 적절합니다. 매년 안거 때 실시되는 포살날에 각 교구본사에서 동시에 투표를 하게 되면 따로 시간을 내서 투표를 해야 하는 번거러움과 과도한 재정지출 없이도 신속하고 투명하게 총무원장을 선출할 수 있습니다. 계파에 영향을 받지 않고 대중의 손으로 선출된 총무원장은 승가의 의료제도와 노후복지 제도등 대중이 원하는 불사를 과감하게 추진하여 지금과 같이 각자도생하려는 불필요한 노력과 경쟁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의 제자들은 언제 어디서든 희망을 말하는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부처님 제자는 과거와 현재의 상황과 조건을 판단하고 비관하기 보다는 그 모든 조건중에서 상황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나의 마음과 의도를 더 중요시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내가 희망이 되겠습니다” “내가 먼저 해보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개인이 여기저기서 나타남으로서 시작됩니다.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 해주겠지라며 주위를 둘러보는 사람들은 변화를 가져올 수 없습니다.

암울한 시절속에서도 희망이 있다면 스스로 희망이 되고자 하는 비구비구니스님들입니다. 이제 직선제로 비구니회장을 선출한 경험이 있는 비구니회가 양성평등과 종단의 민주화를 위해서 나서주십시오. 직선제는 대중의 의견을 존중하여 대소사를 처리해왔던 대중공사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며 남녀평등의 시대에 사회가 불교에 요구하는 시대의 요청입니다. 비구니회가 불교와 종단의 희망이 되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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