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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이라는 허상-지성수

작성자천장암|작성시간15.07.19|조회수109 목록 댓글 3

'깨달음'이라는 허상

지성수  |  sydneytax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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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5년 07월 17일 (금) 23:56:16
최종편집 : 2015년 07월 18일 (토) 00:51:46 [조회수 :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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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들어내 놓고 이야기는 하지 않지만 자신이 ‘깨달았다.'고 생각을 하는 듯한 사람을 본다.

아무래도 그런 사람들은 ‘깨달음의 종교’라고 할 수 있는 불교 쪽에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들이 깨달았다는 것은 ‘어떻게 하면 마음의 번뇌를 가라앉혀 고통을 없애는가?' 정도일 것이다.

문자주의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처럼, 불교에도 불경을 문자 그대로 믿는 근본주의가 있다.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한문 글자로 된 족자를 하나 걸어 놓고 거기에 스스로 메여 사는 사람도 있다.

 한국 선수행의 맥을 잇는 대구 동화사 조실 진제 스님과 다원주의 신학자로 오랜 기간 티베트 불교를 수행해온 폴 니터 교수가 유서 깊은 유니언 신학대학 예배당에 마주 앉아서 대화하는 동영상을 보았다. 유니언 신학대학이 ‘종교 간의 평화’를 주제로 스님을 초청한 자리였다.

스님은 “도를 닦는 사람들은 세상 정치에 초연해야 한다. 내가 고요해지면 세상이 고요해질 것이다. 깨달음을 얻을 때까지 구도자들은 세상의 복잡함에서 떨어져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니터 교수는 “이 세상엔 고통 받는 사람이 너무 많이 있는데 깨달음을 얻을 때까지 그들을 방관할 순 없다.”고 말을 받았다.

이에 스님이 “니터 교수가 너무 많이 세상에 얽매여 깨달음을 얻지 못할까 우려된다.”고 말하자, 니터 교수는 다시 “깨달음을 얻어 자비롭게 행동하자는 스님의 말씀이 맞겠지만 자비를 베풀다 보면 깨달음을 얻게 될 수 있다.”고 응수했다.

유니온 신학교에서의 진세 스님의 설법이 도무지 성이 차지 않아서 유튜브에 있는 다른 동영상을 샅샅이 보았다. 왜냐하면 혹시라도 내가 잘 못 판단할까 싶어서였다. 그러나 결론은 스님이 말하는 깨달음은 스님들만의 것인 일반인에겐 전혀 와서 닿지 못하는 뜬 구름 잡는 소리 같고 차라리 니터 교수의 정직하게 삶을 바라보는 눈이 감동적이었다. 그래서 혹시 내가 잘못 판단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불자들 사이에는 어떤 평가가 있는 것을 살펴보았다. 그랬더니 내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을 느꼈다.

진제 스님의 문제점은 "깨달음을 얻을 때까지 구도자들은 세상의 복잡함에서 떨어져 살아야 한다."는 것인데 불성(진리)은 삶을 떠나서 존재할 수 없다고 믿는다. 복잡한 삶 속에 불성이 그대로 있고 이를 믿다보면 삶이 정리되면서 변화된 삶을 경험하고 깨달음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닐까? 즉 복잡한 삶을 떠난 불교는 존재할 수 없고 존재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돈도 많이 들고 매스컴에 크게 주목을 받으면서 뉴욕까지 가서 세계에 한국의 선법을 알리는 엄청난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자리에서 쉽고 간단하게 누구나 다 알아들을 수 있고, 깨달을 수 있는 있는 법을 펴는 것이 진정한 선사의 모습일 터인데 깨닫기 위해서는 속세를 떠나야 한다는 헛소리나 하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 불자들 중에는 그런 헛소리를 한국에서 하는 것도 모자라 밖에 나가서까지 저러고 다니면 서양인들에게 [부처 마음]을 엉터리로 가르치는 것은 큰 업을 짓고 다니는 일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진제 스님은 이미 수십 년간 불교를 공부하고 티베트 불교를 오랫동안 수행한 폴 니터 교수를 전혀 소화 하지 못하고 자기가 아는 禪만 보이는 역량의 한계를 보여 주었다. 마치 폴 니터 교수는 성숙한 어른 같았고 진제 스님은 마치 자기 아는 것만 이야기하는 초등학생 같아 보였다. 겸손하고 진지한 자세로 질문 하는 폴 니터 교수에게 공부 못하는 학생 가르치듯 하듯 하는 진제스님의 태도는 절 안에서는 큰 스님으로 통할 수 있을지 모르나 그가 멀리하라는 세속에서는 전혀 먹혀들어 갈 수 없는 태도였다.

도대체 모든 고통의 근원이 자기 자신에게 있기 때문에 깨달음만이 길이라는 진제 스님의 논리가 지금 당장 세계 각처에서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이들에게는 무슨 의미를 가질 것인가?

아마도 진제 스님은 폴 니터를 만나기 전에 그가 쓴 책 "부처가 없이 예수를 어떻게 만날 것인가?"를 읽어 보지도 않았던 모양이었다.

하기는 진제 스님에 대하여 이해가 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요즘에야 기본적으로 승가대학을 다녀야 승려가 되지만 시골에서 자라다가 입산을 해서 평생 이 산과 저 산을 옮겨 다니며 2000년 전,1000년 전의 옛사람들의 말이나 배운 사람에게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그래서 뜻 있는 불교인들에게 헛소리 하고 다닌다는 평가도 많이 듣는 모양이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깨달은 훌륭한 분이겠지만 대중들에게 나누어 줄 것은 별로 없을 것 같다.

 

  

▲ 진제 스님과 폴 니터 교수

 

그러나 일말의 깨달음도 없으면서 무차별적으로 설교를 살포해대는 목사들은 어떻겠는가?

성철 스님이 세상을 떠날 때 “한 평생 남녀의 무리를 속여서 하늘에 가득한 죄업이 수미산을 지나간다. 산채로 무간 지옥에 떨어지니 한이 만 갈래나 되는데 태양이 붉은 빛을 토하면서 푸른 산에 걸렸구나.“라고 남긴 열반송을 읽는 순간 벼락을 맞은 것 같아서 손이 부들부들 떨렸던 기억이 새롭다. 비록 한글을 읽을 줄 모르는 목사들은 ‘성철이 지옥에 갔다고 스스로 고백 했다’고 좋아했지만…….

최근에 이상한 경험을 했다. 작년에 한 후배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떴다. 그 후배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집 바로 이웃에 살다가 다른 도시로 이사를 간 이후에 죽었다. 이번에 그 도시에 가서 후배의 가족들을 만났는데 고인을 잊고 잘 살고 있었다.

나는 고인이 죽고 난 다음에 그가 살던 동네로 이사를 왔기 때문에 오나가나 그 집 앞을 지나면서 매일 그 후배를 생각하게 된다. 만일에 그 후배가 여전히 살아서 그 집에 살고 있었다면 무심코 지나쳤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살아 있음’은 죽은 다음에 더욱 명확해지는 것 같다. 즉 죽어야만 살아 있었다는 것이 들어나는 것이 아닐까?즉 실존은 실존의 박탈이 이루어진 후에서만 깨달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이처럼 '깨달음'도 내가 깨닫지 못했다고 하는 것을 인식할 때야 알 수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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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묘광명 | 작성시간 15.07.20 많은것을 생각케하는 글인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대표 불교종단인 조계종이 선을 종으로 삼기에 종정이신 진제큰스님께서 하시는 설법이
    다소 알아듣기 어렵고, 불교계의 스승으로써 세상사람들에게 그리 가깝게 느껴지는
    친숙한 이미지는 아니라는 생각을 저도 해본적은 있지만
    위의 글은 완전 비방글인게 느껴집니다.
    이 목사가 물론 성찰의 의미에서 자기와 남을 함께 촉구하는 면도 보이기도 하지만
    스님의 말씀을 100% 다 이해하지 못한데서 이런 모욕적인 비방이 나온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타종교 지도자가 이런식으로 남의 종교 지도자를, 그것도 도인을 비방하면 큰 과보를 받지 않을까요?
  • 작성자천장암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5.07.21 검색해보니 이사람이 목사고 2015년 01월 20일에도 '헛소리 설교'라는 제목으로 같은 글을 올렸었네요. 자신이 쓴 글이 꽤 자랑스러웠던가 봅니다. 어떤 경로를 통해서 이사람에게 총고를 해야 할까요?

  • 작성자묘광명 | 작성시간 15.07.22 이사람이 첫머리 부분에서
    "그들이 깨달았다는 것은 ‘어떻게 하면 마음의 번뇌를 가라앉혀 고통을 없애는가?' 정도일 것이다."
    라고 한것은 모든 불교수행자들을 한데 묶어 폄하시킨 말일수 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종정스님을 헛소리나 하는 사람으로 말하다니요.
    이런 글이 매번 인터넷에 올려지는데도 불교계에서 묵묵부답이라면
    정말 세상일에 관심이 없든지 아니면 인정하는 꼴이 될 수 밖에 없어요.
    깨달음의 깨자도 모르는 사람같은데 '깨달음이라는 허상'이란 제목으로
    이런글을 올린다는 건 인터넷을 이용한 무차별한 타종교 비방으로 밖에 안보여요.
    이런건은 조계종 종단차원의 이름을 걸고 경고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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