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으로 개새끼로군 화촉을 밝히던 첫날 밤 신부가 신랑의 됨됨이 극히 용렬함을 보고 답답하여, 「내일 이웃 동네 손님들이 몰려들면 틀림없이 당신에게 노래를 시킬텐데 당신 노래 부를 줄 아시는지요?」 하고 물었다. 신랑은 주저없이, 「몰라요, 몰라요.」 하는 것이었다. 이에 신부는 「그렇다면 내가 하는대로 따라서 하세요.」 하자 신랑은, 「그야 쉽지요.」 하고 대꾸했다. 신부는 나지막한 소리로, 「남산에 ──」 하고 선창했다. 그러자 신랑은 요란한 소리로, 「남산에 ──」 하고 고함을 치듯 했다. 이에 신부는, 「요란스러워요.」 하였더니 신랑 역시 따라서, 「요란스러워요.」 하고 또한 고함치듯 하는 것이었다. 신부는 크게 민망하여, 「건너방에 들려요.」 하고 주의를 주었으나 신랑은 또다시 「건너방에 들려요.」 하고 고함을 치는 게 아닌가. 신부는 이 경지에 이르니 가소롭고 기가막혀 자기도 모르게 한 탄하면서, 「참으로 개새끼로군.」 하고 내뱉고 말았다. 그런 일이 있은 이튿날이었다. 손님들이 신랑에게 노래를 청하였다. 「잘은 못하오.」 하고 신랑이 대답하자 손님들은, 「잘못한다 해서 무엇이 흠이겠소. 한번 불러 보시오.」 하고 거듭 권했다. 신랑이 마침내 목청을 가다듬더니, 「남산에 ──」 하고 소릴 높였다. 좌중의 손님들이, 「참 잘 부르는구려.」 하고 무안을 주지 않으려고 칭찬하자 신랑은, 「요란스러워요 ──」 하고 소리를 높이니 이번엔 좌중의 사람들이, 「요란하지 않을 것이니 계속하오.」 하자 신랑은, 「건너방에 들려요 ──」 하고 목청을 높이자 건너방에 있던 장인 영감이, 「잘 듣고 있으니 어서 부르게.」 하고 응답했다. 그러자 신랑은, 「참으로 개새끼로군 ──」 하니 좌중은 배꼽을 쥐지 않는 자가 없었고 장인은 넋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허공만 쳐다 볼 뿐이었다. [꽃과 나비 춤을 추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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