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한 상놈이 동네 어느 생원에게 빛을 얻어 썼는데 생원은 몹시 어리석어 사람이나 재물에는 지독히 인색하여 하인을 보내 빚 독축을 하다가 머리채를 잡아 끌기도 하니 그 괴로움을 이루말로 다 할 수가 없었다그러나 가난한 상놈이라 생원에게 아무리 봉변을 당한들 졸지에빚을 갚아낼 힘은 없었다 그래 하루는 꾀를 하나 생각해 내고는 아내에게 말하기를..<생원이 또 하인을 보낼텐데 빚을 갚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생원을 골탕 먹일 수도 있는 묘수가 있소 내 말대로 하겠소 ?다음날 아침 상놈은 홑이불을 발끝까지 뒤집어 쓰고 방안에 드러누웠고 아내는 머리를 풀고 문밖에 아이를 안고 소리를내어 통곡하였다 이윽고 생원집 하인이 와서는 여인을 보고 어리둥절하여 웬일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여인은 더더욱 크게 울었다<애 아비가 간 밤에 늦게 들어와서 주린 뱃속에 식은 밥 한덩이를 자시더니 밤중에 흉북통을 일으켜 갑자기 돌아 가시었소 이제부터 이 어린 것을 데리고 살아 갈 생각하니 천지가 아득 할 뿐이오 ?라고 말했다 생원댁 하인이 깜짝 놀라 방문을 열고 들여다 보니 과연 시체가 홋이불에 덮여 있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여인에게 위로의 말만 던지고 돌아가 생원에게 아뢰었다<<아무개가 지난 밤에 찬밥을 먹고 급사 했읍니다 그 처자가 머리를 풀고 통곡하는데 참으로 불쌍합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서 상놈이 별안간 찾아와 생원에게 문안을 드리는 것이었다 생원은 하편 놀라고 또 괴이하여<아니 네가 주었다더니 어떻게 살아 왔느냐 ?<소인이 과연 지난번 밤중에 죽었다가 삼일 후에 재생한 고로지금 뵈오러 왔읍니다요갱생하는 일이 있다고 듣기만 했지 정작 갱생해 온 사림은 아직 보지 못하였는데 오늘 이 같은 일을 보는구나 그것 참 괴이한 일이구나 네가 과연 저승세게를 구경했더냐 ? <물론이옵니다요 똑똑히 보았읍지요 이승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읍니다 <그래 자세이 이야기 해 보아라 어디 저승 풍경을 들어 보자 ><네 소인이 죽자마자 얼굴이 흉악하게 생긴 鬼卒 들이 소인을붙잡아서 끌고 갔읍지요 마치 죄인을 압송하는 차사 같았 읍니다 그래서 함께 鬼府 에 당도해 보니 산천이며 마을 집들 사람들이 모두 이 세상과 마찬가지 였읍니다 차사가 소인을 압송하며 법정으로 간즉 궁전이 매우 거창하고 좌 우로 귀신들이시위 하였으며 殿上 에는 법관이 홍의를 입고 않았으니 그는 염라대왕 분명했읍지요 소인이 염라대왕 앞에 나아가 이승에 서 지은 죄를 심판 받으려는대 염라대왕께서 저를 살펴 보시더니 <너는 지금 죽을 차례가 아니다 잘못 잡혀 왔구나 바로 돌아가 거라 >하여 저를 붙잡아 온 귀졸과 함께 이승으로 내려가라고 했읍니다 그래서 귀졸과 함께 이승으로 나오려는데 길거리에 웬 사람이 저를 보더니 깜짝 놀라면서 손을 부여잡고 반가워 했읍지요이상해서 자세히 보니 그 분은 바로 재작년에 돌아가시 생원님의부친이 아니겠읍니까요 ><아니 네가 돌아가신 내 부친을 뵈었단 말이냐 ? 그래 대체 형편이 어떠시드냐 ?생원은 상놈이 저승에서 돌아가신 자기의 부친을 만나보았다는 말에반가움을 금치 못하면서 상놈에게 다구쳐 물었다 그러자 상놈이 대답하기를<돌아가신 생원님께서는 굶주린 기색이 분명 했고 의복이 남루 하여 몸을 변변히 가리지 못하신 데다가 거지모자를 쓰셨기 때문에소인이 처음 뵙고는 얼른 알아보지 못하다가 자세히 보고서야비로소 생원님의 부친인줄 얼았읍죠 그래서 소인은 놀라움을 금치 못해 그 변고를 여쭈어 보았더니 <>집 없고 돈 없어 결국은 거지신세가 되었노라<> 하시며 우시었읍니다요 그리고는 생원님 댁의 소식을 물으시었읍지요 그래서 소인이 생원님의 집안 사정을 잘 말씀드렸읍니다 그리고 마침 소인의 주머니에 돈 일전이 있기에밥값이나 하라고 드렸읍죠 소인의 심정도 매우 처참했읍지요상놈의 이야기를 듣자 생원은 부끄러움과 근심이 겹친 얼굴로 또묻기를<네가 선친을 뵈었다니 혹시 모친은 못뵈었는가 ?상놈은 생원의 물음에 웬일인지 주저주저 하더니생원님의 모친도 만나 뵈었읍니다만 말씀드리기 곤란 하와 감히 여쭐 수 없읍니다 <말하기 곤란한 일이 있다니 ! 지금 내가 너와 단둘이 고 타인이 없으니 그건 네 입에서 나와서 내 귀로 들어갈 뿐이니 주저 하지말라 어서 말해 보아라 >그래도 상놈은 황송하다는 말만 연발 할뿐 좀쳐럼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생원이 궁금하여 몸이 달아 몇 차래나 거듭 재촉하자 그제야 못 이기는체 하고 상놈이 말 하기를 <생원님께서 이같이 간곡히 부탁하시니 사실대로 고하지요 소인이 귀졸과 같이 어떤 주막에 들렸더니 집이 굉장히 넓고 술꾼이 가득했읍니다 그런데 酒母가 바로 생원님의 모친 이었읍니다 소인은 매우 놀랍구 기뻐서 인사를 드렸더니 저를 자식처럼잘 대해 주셨읍니다 <그래 그것 참 이상토다 모친께서는 그쳐럼 부유하신데 부친께서는 무슨 까닭으로 거지가 되었는고 ? 그래 모친깨서는 누구와 같이 사시던고 ? 상놈은 또 황송하여 감히 여쭙찌 못하겠다고우물거렸다 생원은 몹시 궁금하여 상놈에게 하소연 하듯 간절히 물었다<사실대로 말씀드리겠으니 생원께선 는 노여워 마읍소서 돌아가신 생원님과 모친은 서로 정리가 맞지 아니하여 남남으로 헤어졌고 지금은 소인의 아비와 함께 살고 계셨읍니다 요 .하오니 제가 감히 어쭙기 심히 어렵습지요>이 말을 들은 생원은 안색이 잿빛으로 변하여 한참 동안이나 묵묵히 눈물을 흘리더니 탄식하며 상놈을 방안으로 데리고 가서 조용하 말하였다<이 일은 너는결코 입밖으로 내서는 안되 느니라 네 마누라에게도 비밀로 헤야 한다 만약 남들이 알면 내 꼴이 무슨 꼴이며 집안망신을 어떻게 말로 할 수 있겠느냐? 부디 남에게 발설치 말라 <네네 말씀 안하셔도 어찌 제가 이같이 무서운 비밀을 발설하겠읍니까 ? 염려 마읍소서<고맙도다 그러면네게 깊을 빛은 특별히 탕감하겠다 한푼도 받지 않을 테니 종종 우리 집으로 놀러 와서 피차간의 약속 저 버리지말자 ><황송합니다 말씀대로 하겠읍니다 그리하여 상놈은 생원에게 진 많은 빛을 한푼도 갚지 않게 되었을뿐만 아니라 생원의 집에 찾아 갈 때마다 생원이 그를 직사로 대접하였다이러한 영문을 아게 된 동네 사람들은 생원의 어리석음과 상놈의 꾀와 그 능청 스러움에 모두가 배꼽을 쥐고 웃어 대었다 (바보가 따로 있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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