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이기종
어머니!
그 숱한 말 가운데
누가 처음 어머니를 부르게 했을까?
어머니!
지구와 지구에서 가장 먼 별 만큼
떨어져 있더라도
향기처럼
지울 수 없는
그림자처럼
가까이 결실 어머니!
그 어머니께서
한 번 웃으실 때
나 때문에
한 번 웃으실 때
오월 들판에
또 한 송이 꽃은 피고
나 때문에
어머니께서 우신다면
내가 대신 꽃을 피게 하겠습니다.
어머니!
아늑한 꽃밭과 같은 어머니께서
손수 뿌린 한 알의 꽃씨
바르게 자라
한껏 피기를 약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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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천년 3암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