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봉 스님에 관한 이런 일화가 있다.
스님의 명성이 높아지자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마음이 갑갑하고, 집안에 우환이 들면
속인들은 으레 이름난 고승이나, 무속인들을 찾는 일은 다반사다.
스님 또한 도인(道人)으로 알려지자 찾아와
자녀 입시, 사업 운 등을 묻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스님은
“그런 것은 부산 영도다리 밑에 가서 물어라.
거기 가면 점 잘 보는 이들이 많은데,
왜 극락암까지 왔느냐?”라고 질책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르시길
“미래를 점치거나 운명을 미리 알려고 하는 것에 헛된 노력을 쏟지 말라.
사람들의 갈등과 회의는 대부분 바른 마음을 가지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바른 법을 따르면서 길을 찾으면 나아가야 할 앞길이 보이고,
반드시 잘되게 돼 있다.
정법(正法)과 정도(正道), 이것이 미래를 참되게 개척하는 방법이다.”
또 이런 일화가 있다.
대중가요 <돌아와요 부산항에>가 인기를 얻으면서
인기가수로 부상하여 1980년대 대표적인 대중가요 가수로
명성을 얻었던 가수 조용필이 1970년대 대마초 사건에 연루돼
활동을 접고 칩거한 적이 있었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들이 제일 무서워하는 것이
대중들과 거리가 멀어지는 것이다. 조용필 가수도 그랬던 모양이다.
갑갑한 마음에 통도사 극락암의 경봉 스님을 뵈러 온 적이 있었다.
스님을 물었다.
“무엇 하는 사람인고?”
“노래 부르는 사람입니다.”
“그럼 노래하는 꾀꼬리구나. 너의 꾀꼬리,
니 속의 노래하는 참된 주인공을 찾아보아라.”
그래서 만들어진 노래가 “못 찾겠다 꾀꼬리”였다고 한다.
“니 속의 꾀꼬리를 찾으라는 말”은 네 본래 면목을 찾으라는 의미다.
본래면목을 찾는다는 것은 곧 불교의 궁극적 진리를 깨우치는 것이다.
이 노래가 시중에게 알려지면서 다시 인기를 얻었지만
정녕 그 노래하는 자신의 참된 주인공도 찾았을까?
스님의 오도송(悟道頌) 또한 <나>를 참구한 것에서 나온 것이다.
경봉 스님은 조사선의 의미를 깨달은 1927년 12월13일 오전 2시 반,
일지에 이런 오도송을 남겼다.
我是訪吾物物頭 (아시방오물물두)
目前卽見主人樓 (목전즉견주인루)
呵呵逢着無疑惑 (가가봉착무의혹)
優鉢花光法界流 (우발화광법계)
‘내가 나를 온갖 것에서 찾았는데
눈앞에 바로 주인공이 나타났네.
허허 이제 만나 의혹 없으니
우발화 꽃 빛이 온 누리에 흐르는구나.
*우발화는 우담발라를 말하며
3000년에 한 번 핀다는 전설상의 꽃 우담발라를 말한다.
“우담발라 꽃 빛이 온 누리에 흐르는구나.”
이 경지는 고승(古僧)들이 말한
“處處가 道場이요, 物物이 부처로구나.” 라는 경지일까?
불교 공부란 구경의 <나>를 찾아가는 공부다.
나를 홀리는 眼耳鼻舌身意 이 육적(六賊)의 실체를 찾아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