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발을 잘라내어
대추나무 밑에 묻고
두 눈알을 떼어내어
독수리에게 주었다
두 귀는 잘라내어
바람에 날리고
성대는 잘라내어
물 위에 띄웠다
흰 눈동자를 껌벅이며
더 떼어낼게 없나
칼날을 세워
샅샅이 곳곳을 뒤진다
부평초의 삶을 위하여
스스로 뿌리를 절단하고
뜬 구름이 되어
완전한 '無'를 찾는다
모두 다 잊고
모두 다 잃어버려
'텅 빔'만을
남겨둔다
바람이 되고
그림자 되어
구름이 되고
빛이 되고자 한다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으나
분명 존재하는 그 무엇
실체없는 '텅 빔'에 길을 간다
2005. 10. 15. 박 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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