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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불보살님

[스크랩] 네 명의 아라한 사미들

작성자무오|작성시간20.04.02|조회수182 목록 댓글 2

네 명의 아라한 사미들

 

한 바라문의 아내가 네 명의 비구들에게 공양을 올리려고 준비하면서 남편에게 말했다.


여보, 정사에 가셔서 나이 많은 분으로 네 분만 모시고 오세요.”

그래서 그는 정사에 가서 나이가 든 수행자 네 분을 초청하여 공양을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공양 초청을 받아서 분배하는 직책을 맡고 있는 비구는 순번에 따라 일곱 살 된 사미인 상낏짜, 빤디따, 소빠까, 그리고 레와따를 그에게 배정했다. 이들은 비록 나이가 어렸지만 모두 아라한과를 성취했을 뿐 아니라 대단한 신통력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그런데 나이 어린 사미들이 오는 것을 본 바라문의 아내는 화로에 소금을 뿌린 듯, 이를 갈면서 불평했다.

그래 당신은 정사에 가시더니 손자보다도 어린 꼬마들을 데려왔소?”

그녀는 어린 사미들을 무시하여 자리도 권하지 않았고, 음식 올리는 것도 거부했다. 그러면서 일부러 낮은 곳에 앉게 하고는 남편에게 다시 정사에 가서 나이가 많은 수행자들을 데리고 오라고 말했다.

바라문은 할 수 없이 정사로 돌아갔는데, 거기서 사리뿟따 장로를 만났다. 그래서 장로께 자기 집에 오시어 공양을 받아 달라고 청했다. 그리하여 장로는 그 바라문과 함께 그의 집에 오게 되었지만, 거기에 네 명의 사미들이 있는 것을 보고 주인에게 물어보았다.

이 사미들에게 공양을 올렸소?”
아직 올리지 않았습니다.”

장로는 거기에 네 사람 분의 음식만이 준비되어 있는 것을 보고 그것은 사미들의 것인 만큼 자기는 공양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여 자기의 발우를 되받아 들고 말없이 떠났다. 그러자 바라문의 아내는 남편에게 왜 사리뿟따 장로가 떠났는지 물어 보았다. 그러자 남편이 말했다.

장로께서는 이 사미들에게 공양을 올리고 내 발우는 돌려주시오.’ 그러시고는 떠나 버리셨소.”

그래서 바라문의 아내는 사리뿟따 장로께서는 자기 집에서 공양 받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남편에게 다른 장로를 모시고 오라고 일렀다. 그래서 바라문은 다시 정사로 갔고, 이번에는 마하목갈라나 장로를 만났다. 그는 장로를 모시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장로 역시 사리뿟따 장로와 꼭 같은 태도를 보이며 나가 버렸다. 그러자 바라문의 아내는 다시 남편에게 말했다.

어서 다시 가셔서 나이 많은 다른 수행자를 모셔 와요!”
이러는 동안 네 명의 사미들은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긴 시간을 보내게 되어 매우 시장했다. 그러자 그들이 과거 생에 지어 놓은 공덕의 힘으로 삭까 천왕이 앉은 자리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천왕은 이것이 무슨 까닭인지 알아보았고, 그 결과 사미 네 사람이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자기가 지상에 내려가는 것이 옳겠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곧 늙은 바라문으로 변신하여 길을 걸어갔다. 그러자 이때 나이 든 수행자를 찾고 있던 바라문은 삭까가 변신한 늙은 바라문을 발견하고 기뻐하여 자기 집으로 모셔 갔다. 그러자 바라문의 아내도 무척 기뻐했다. 그녀는 바라문을 위해 자리를 잘 편 다음 앉으라고 권했다.

그렇지만 집으로 들어온 늙은 바라문은 네 명의 사미를 보자 그들에게 큰 절부터 올리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사미들의 끝자리에 가서 결가부좌를 한 채 땅바닥에 앉았다. 그러자 바라문의 아내는 자기 남편에게 또 투정을 했다.

당신은 이번에는 너무 늙은 수행자를 데려 왔구려. 보세요. 당신 아버지뻘이나 되잖아요. 저 영감이 지금 자기 손자보다도 어린 사미들에게 큰 절을 하는 것을 좀 보세요. 아마 노망이 들었나 봐요. 당장 내쫓아 버려요!”

그래서 바라문은 그 늙은 바라문의 어깨를 잡았다가 겨드랑이를 잡았다가 하며 그를 일으켜 내쫓으려 해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들 부부가 힘을 합해서야 겨우 그를 밖으로 끌어낼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들이 다시 집으로 들어와 보니 늙은 바라문은 다시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매우 놀랐지만 다시 한 번 늙은이를 끌어냈다. 그렇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와 보니 늙은이는 아까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당황하여 어서 나가라고 비명을 질러댔고, 그제야 삭까 천왕은 자기 신분을 드러내면서 이 사미들이 아주 수행이 깊은 분들이라는 것, 그래서 자기는 이분들을 존경해 마지않는다는 것을 말해 주었다. 그러자 바라문 부부는 자기들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네 사미들에게 음식을 정성껏 공양했다.

삭까와 네 사미들은 공양을 모두 끝내고 나서 첫 번째 사미는 지붕 한가운데를, 두 번째 사미는 지붕 앞쪽을, 세 번째 사미는 지붕 뒤쪽을 뚫고 날아갔고, 네 번째 사미는 땅속을 통해서 그곳을 떠났다. 그리고 삭까도 다른 방향으로 떠났다. 이때부터 그 집은 문이 다섯인 집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사미들이 정사에 돌아오자 다른 비구들이 그들에게 물었다.

사미들이여, 공양 초청은 어찌되었소?”

그래서 사미들은 그동안에 있었던 일을 자세하게 이야기해 주었다.

그러자 비구들이 사미들에게 물었다.

사미들이여, 그렇다면 그때 당신들은 화가 나지 않았습니까?”

, 저희들은 그때 화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비구들은 그 말을 믿지 않고 부처님께 나아가 이렇게 사뢰었다.

부처님, 저 사미들은 그 같은 푸대접에도 불구하고 화나는 마음이 없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저들은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그들은 자기의 감정과 욕망을 잘 다스렸느니라. 그리하여 자기들에게 반대하거나 저항하는 사람에 대해 반대하거나 저항하려는 나쁜 감정을 다 없애버린 아라한들이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적대하는 자들 속에서도 적대하지 않고
폭력적인 자들 속에서도 평온하고
집착하는 자들 속에서도 집착하지 않는 사람,
나는 그를 바라문이라 부른다.

참고 자료
1. 전재성 역주, 법구경-담마파다한국빠알리성전협회, 2008.
2. 일아 옮김, 빠알리 원전 번역 담마빠다, 불광출판사, 2018.

3. 김서리 옮김, 담마빠다 빠알리어 문법과 함께 읽는 법구경, 소명출판, 2016.
4. 난다라타나 스님, 위말라키타 스님 옮김, 팔리어 직역 법구경, 사리탑, 2008.
5. 무념/응진 역, 법구경 이야기 1, 2, 3, 옛길, 2008.

6. 거해 스님 편역, 법구경 1, 2, 샘이 깊은 물,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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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원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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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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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香光 | 작성시간 20.04.02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나무아미타불나무아미타불
  • 작성자들마을(전법심) | 작성시간 20.04.03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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