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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념염불/生死

[스크랩] 웰빙(Well-being)의 완성은 웰다잉(Well dying)

작성자마음의 달|작성시간13.07.14|조회수272 목록 댓글 2

 

 

   한국불교신문/시론  

 

 

 

     웰빙(Well-being)의 완성은 웰다잉(Well dying)          

     

                                                                                    

                            글/수상스님 (제주불교호스피스센터 반야사)

     

     

      우리 사회는 어느 때부터인가 웰빙(Well-being), 힐링(Healing)이 유행하다가

    요즘은 웰다잉(Well Dying)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웰다잉(Well Dying)이란 삶을 아름답고 품위있게 마무리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며, 누구나 꺼리는 죽음의 실체를 들여다 보고 존엄한 죽음과 용서와

    화해, 그리고 죽음의 과정을 이해하면서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다.

    우리는 아직도 ‘죽음’이라는 단어를 금기시 하고 입 밖으로 쉽게 꺼내지

    못하고 있다. 죽음이란 어둡고 재수 없다는 생각 탓인지 죽음을 준비한다고

    하면 많은 이들이 의아해 한다. 그러면서도 웰다잉이 관심사로 떠오른 데에는

    삶이 중요한 만큼 죽음도 그만큼 중요하게 다가 온 탓이리라. 이는 죽음에도

    격이 있으며, 죽음이 남은 자와 떠나는 자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톨스토이는 "이 세상에 죽음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겨우

    살이를 준비하면서도 죽음은 준비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였다. 웰다잉 교육은

    죽음을 준비하는 것만이 아니라 삶을 아름답게 사는 법을 가르쳐 주며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워 준다.

      우리는 부모나 가까운 이들의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면 당황하게 된다.

    이별의 아픔을 미처 느끼기도 전에 재산 상속부터 개인적인 금전거래까지

    고인이 벌여놓은 일을 정리하는 일로 고인을 추모할 경황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혼란스러운 것은 고인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삶을 정리할 시간도 없이 떠나기 때문에 살아생전 정리하지 못한 일과 인연

    들에 대한 애착은 고인을 편안한 사후세계로 이끌지 못한다. 죽음이란 누구나

    맞이해야 하고 피할 수 없는 결정적인 운명과도 같은 것이며 인생의 최대의

    사건임에도 우리는 늘 준비없이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

      경제적인 성장이 가져다 준 풍요로움으로 인해 웰빙이 한동안 삶의 화두로

    떠 오르면서 생노병사의 마지막 단계인 죽음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중 자살률이 1위이다. 삶은 전보다 풍요로워졌지만

    삶을 포기하는 이들이 증가하는 것은 그만큼 삶이 고통스럽다는 것이 아니

    겠는가? 그래서 치유의 뜻을 가진 힐링이 대세인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힐링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남은 삶을 잘 살고 좋은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는데 여론이 형성되었다.

      웰다잉 문화가 확산되면서 죽음관련 서적도 인기를 누리고 있고 영화, 연극

    등 죽음을 주제로 한 이야기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웰다잉 문화를 확산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웰다잉 문화가 확산되면서 장례문화에도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기존의

    정례화 된 장례문화에서 벗어나 자신이 꿈꾸는 주도적인 장례문화로 발전

    하고 있는 것이다. 웰다잉 교육을 통해 알려진 '사전의료의향서'와 '사전장례

    의향서', '유서' 등을 통해 본인의 의견이 반영된 죽음과 장례를 치를 수

    있게 된 것이다.

      외국에는 이미 웰다잉 운동이 호응을 얻어 임종을 맞는 환자에 대해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보장하는 법률까지 제정해 놓기도 하였다. 프랑스에서는 환자가

    존엄사를 선택할 권리를 보장하고 임종 때까지 간호와 호스피스 의료봉사가

    제공되는 인생의 마지막에 대한 법률을 제정했으며 미국과 대만, 일본은

    호스피스 시설에 임종실을 마련하도록 법으로 규정해 놓았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지난 2005년 1월 국립암센터가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제안하면서 이제 웰다잉에 대한 관심과 죽음을 준비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불교계에서도 웰다잉’교육을 통한 명상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가 하면 생사학 연구소와 죽음학회에서 전문적으로

    죽음을 연구하고 세미나를 열고 있다.

      죽음준비교육은 국민 개개인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들고 사회문제로 대두된

    자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선진국에서는 죽음준비

    교육이 초등학교 때부터 실시되고 있다. 죽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은 어린

    시절부터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무분별한 자살은 결코 개인의 삶은 물론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웰다잉 교육은 국가차원에서 고민해 봐야

    할 문제인 것이다.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존재는 누구나 사라지고 죽는다는 것이다. 그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 한때 잘 먹고 잘 살자는 웰빙이 유행했는데 이 웰빙의

    완성이 웰다잉인 것이다. 우리는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나는 무엇으로 또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가'라는 물음 앞에 분명하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각자가 기억되고 싶은 모습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죽음은 나이를 불문하고 예고없이 우리의 삶을 방문한다. 죽음이 내게 다가

    오는 때를 아무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는 죽음을 준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법구경>에 ‘건강은 최상의 이익이요 만족은 최상의 재산이며 신뢰는

    최상의 인연이다’ 라는 말이 있다. 부처님께서는 또한 ‘죽음 이후보다 현재의

    삶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좋은 삶을 살면 좋은 죽음을 맞이할 수 있고 그렇지 못한 삶을 살면 그

    마지막은 불 보듯 뻔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웰다잉은 웰빙이어야 가능한

    것이다. 현재의 충실한 삶을 통해서 아름다운 삶으로 회향할 수 있도록 늘

    정진하고, 나눔을 통한 봉사의 실천적인 삶을 통해 나를 가꾸어 가는 것이

    웰다잉의 완성인 것이다.

     

    [한국불교신문 제607호] 불기 2557년 서기 2013년 6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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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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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장씨아저씨 | 작성시간 13.07.15 좋은글감사합니다 ㅎㅎㅎ
  • 작성자徐正昊 | 작성시간 13.07.18 좋은글에 뭐물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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