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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념염불/生死

[스크랩] 현, 팔성사 법륜스님의 극락세계 관람기

작성자향련|작성시간13.08.15|조회수438 목록 댓글 8

極樂世界 관람기

글 / 법륜스님 -현재, 팔성사(http://www.palseongsa.org/)주지스님(비구니스님)
전화 063-352-5562
 

 

때는 1969년. 내 나이 22세. 만으로는 스무살 되던 해 초겨울이었다.
그날은 인근 사찰에 행사가 있었다.
사중의 어른스님을 비롯한 모든 스님들이 그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출타를 하시고 행자인 나 혼자서 절을 지키게 되었다.

그런데 그날 오후에 첫눈이 제법 많이 내려 해발 650M나 되는 우리 팔성사를 오르는 길은 발을 붙이기가 어려운 비탈길이 되었다 .그날 저녁 늦은 시간에 어른 스님들께서 전화를 하시었다. 그 당시 전화란 산간 경비 행정 전화로 읍·동사무실이나 각 마을 이장 댁에 한 선에 매달려 함께 울리는 전화였다.
이미 예상했던 대로 길이 미끄러워 올라오실 수가 없으니 초보자인 어린 행자가 그 높고 깊은 외딴 산사에서 혼자 밤을 새울 수가 있겠느냐며 걱정이 태산이셨다.

그러나 본래 무서움을 타지 않는 나이기에 전혀 두렵지 않으니 걱정 마시고 편히 주무시고 밝은 날에 햇볕에 눈이 녹은 후에 천천히 올라오시라고 안심을 시켜드린 뒤 전화를 끊고 가만히 생각하니 항상 새벽 도량식 염불을 좀 많이 하고 싶었으나, 어른 스님들께서 기다리시느라 지루 하실까 걱정되어 조금씩 하고 끝을 냈는데 내일은 아무도 없이 나 혼자이니 지금껏 못 다한 염불 원 없이 한번 마음껏 해보자 생각하니 혼자서 신이 나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날 저녁 정각 9시에 잠자리에 들어 시간 시간 잠이 깨이면서 새벽 2시를 맞아 일어나서 세수를 하고 누비 두루마기에다 목도리 털모자까지 완전무결하게 준비를 하고 한 시간을 기다려 3시 5분 전에 나가 커다란 목탁을 들고 서 있다가 땡!땡!땡! 시계소리와 함께 목탁을 올려 누가 듣는 이도 없으니 힘껏 목탁을 치면서 큰 소리로 목청껏 염불을 하였다.

팔성사법당

그런데 처음에는 내 염불 소리가 저 아랫마을에 들리는 것 같더니 조금 뒤에는 저 멀리 읍내에도 들릴 것만 같더니 그 다음은 저 허공계 삼천대천세계에 다 울리는 것만 같았다.
그때에 나는 환희심과 황홀경에 빠져, 그래 어차피 하는 이 좋은 염불들이니 허공 법계의 제불 보살님들을 비롯해서 유정무정 모든 생명, 무 생명들 까지도 인연이 있는 생명들이라면 모두 다 들어라! 내 오늘 있는 신심 다 내어 힘껏 염불 하리라! 하고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화엄경 약찬게 ,인생무상을 설명해주는 무상게, 의상대사께서 화엄 법계도를 그리신 법성게, 원효대사께서 마음을 발심하여 도를 닦으라고 지으신 발심수행장....등등. 내 마음에 감명 깊게 배웠다고 생각되는 염불들을 다 하고 나서 법당에 들어가 범종을 울리며 게송을 곁들여 나무 아미타불을 목청껏 부르니 역시 우주 법계에 다 울리는 것만 같아 또한 있는 신심 다 내어 좋다고 생각되는 게송은 다 찾아 하고나서 부처님께 예불을 모시고 각단 예불까지 올리고... 그리고 천수경을 삼편 치고 관세음보살을 한 없이 부르다 정신이 들어보니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

나는 깜짝 놀라 ‘아! 이거 너무 오래 한 것 같구나!’하고 서둘러 끝내고 내려와 가마솥에 물을 붓고 밥과 국을 중탕으로 솥 안에 넣은 뒤, 장작 한자닥을 아궁이에 넣어 집을 짓고 솔갈비 한웅큼 그 속에 넣어 불을 지피면 모든 준비는 끝난다.

그제야 추위를 느껴 잠시 따뜻한 아랫목에 누워 몸을 녹이다 사르르 잠이 들었는지 비몽사몽간에 밖에서 누구인가 부르는 소리가 나서 문을 열고 나가니, 앞마당에 희고 얇은 옷에다 금관을 쓰시고 금으로 수가 놓인 붉은 신을 신으신, 키가 40 ~ 50M 정도 되는 두 분의 보살님들이 거기에 계셨다.
그분들을 보는 순간 이 세상에도 저렇게 키가 크고 원만한 얼굴을 지니신 분이 계실까? 하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분들은 나더러 어딘가 가자고 하시면서 한발 앞서 걸으셨다.나는 한걸음쯤 뒤따라가는데, 어느 재를 넘어 가다 보니 일차선 정도 넓은 길에는 흰 모래에 가까운 색별 흙이 깔려 있는데, 가랑잎 하나 풀 한포기가 없이 아주 깨끗한 길이며 양쪽 산에 나무들은 큰 나무에는 큰 족자에 무엇인가 좋은 글귀를 써서 걸어 두고 작은 나무는 작은 대로 풀포기 하나하나 까지 작은 족자들이 나름대로 좋은 글들이 들어 있었다.

 

나는 혼자 생각으로 ‘이 넓은 산천에 이 많은 나무와 풀포기들 까지 누가 어떻게 다 붙였을까?’ 하고 있는데... 그 분들은 내 생각을 알고 역시 마음으로 ‘호사다마 라!’좋은 길을 가는데 마가 생기니 이 태장계들을 걸어야 한다고 하시는데 나 또한 그분들의 마음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 길이 끝나는 곳에는 아주 맑고 깊은 강이 있는데, 배도 없고 다리도 없어 이물을 어떻게 건널까 생각하고 있는데 보살님 한분께서 오른 팔을 들어 무언가 손짓으로 부르셨다.

그쪽을 바라보니 커다란 타조만큼 큰 새들이 물위로 다가오자 보살님께서 말씀하셨다.
‘여기에 삼삼오오 다리를 놓아라!’하시자 새들은 징검다리가 될만한 위치의 물에 떠서 그 특유의 긴 목으로 자신의 몸을 한바퀴 빙 돌려 다시 목에다 척 걸면 한 개의 다리가 되는데, 세마리 세마리 다섯마리 다섯마리 구분이 되게 조금씩 떨어져 다리를 놓아 나갔다.

그 새들의 등을 밟고 한분은 앞에 가시고 다른 한분은 내 뒤에 오시는데 나는 물을 건너면서 생각했다.
이 새들을 부를 줄 모르면 이 물은 건너지 못하며, 또한 새들이 아무나 부른다고 무조건 오지 않는 다는 것도 알 수가 있었다.
우리가 다 건넌 다음 새들은 각각 제 갈 곳으로 가버렸다.

물을 다 건너 저쪽 언덕에 도착하니 크고 투명한 유리집이 하나 있는데, 얼마나 큰 집인지 지붕은 구름 속에 들어 있고, 아랫부분은 물속에 잠겨 있었다.
커다란 문이 열리며 그 속에 들어가니 오른 쪽으로 높은 탁자위에 아미타 부처님이라 하시면서 앉아 계시는데, 희고 긴 수염이 가슴을 넘어 배 아래까지 드리워져 있는데 얼굴은 아기처럼 깨끗한 홍안이시다.

‘홍안백발......말로만 들어왔는데 정말 저런 모습을 지칭함이로구나!’생각하면서 삼배를 올리고 꿇어앉으니 아미타 부처님께서 빙그레 웃으시면서 ‘너는 여기에 두 번째 왔지!’ 하시면서 ‘저쪽으로 가서 구경하게 하라!’ 하시는 말씀도 역시 마음으로 하셨다.

두 분 보살님들과 돌아서니 집도 건물도 하나 없는 한없이 밝고 넓은 푸른 벌판이 있을 뿐인데, 거기에는 아주 큰 나무들이 띄엄띄엄 서있고, 크고 작은 연못과 동산들도 있고, 세상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아름답고 큰 꽃들이 많이 있으며 커다란 새들도 한가로이 이 쪽 세상에 집에서 기르는 자유로운 개들처럼 사람들과 평화롭게 섞여 살고 있었다.

그런데 거기에 사람들은 모두가 두 분 보살님들처럼 그렇게 키가 크며, 나도 역시 거기에서는 그들만큼 키가 커져있었다. 그리고 옷 색갈이 모두 연한색이다. 흰색, 연분홍, 연노랑, 연하늘, 연붉은 색 등등.....!
또 거기에 사람들은 모두가 한가롭고 고요롭고 평화로웠다.

가만히 앉아 선정에 들어 있는 사람. 혼자 사색에 잠겨 거니는 사람. 여기 저기 띄엄띄엄 두서너 명씩 산책을 하거나 차를 마신다거나. 누구인가 설법을 하면 또 부담 없이 듣기도 하며 아무튼 어느 한곳도 어느 한 사람도 서로가 서로에게 방해되거나 신경을 쓰일 일이 없이 다만 풍요롭고 고요롭고 한가로울 뿐이다.

 

나도 그들처럼 여기 저기 구경하며 거닐다가 문득 ‘아! 좋구나! 춥지도 덥지도, 모자라지도 남지도 아니하고, 슬픔도 괴로움도 도무지 없는 이 세상에 이미 내가 와 있는데, 저 일도 많고 탈도 많고 고통도 많은 저 물 건너 세상에 뭐하러 또 가려고... 이제 여기에서 살고 저곳엔 그만 가야지!
그런데 어른 스님들이 절에 돌아오셔서 나의 몸을 보시면 혼자 무서워 기절해서 죽었다고 마음아파 하실 것 같아 조금은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던 중에 두 분 보살님이 나타나시어 ‘이제 갈 때가 되었다!’하시면서 나를 아미타 부처님께 데려가시었다.

처음처럼 부처님 앞에 절을 하고 앉으니 부처님께서 약간 눈짓을 하시니 옆에 서있던 시동이 무슨 곡식이 반 가마 정도 담겨있는 묵직한 자루를 한개 들고 나왔다.
부처님께서 물 건너 이쪽 세상을 가리키시면서 저기에다 이 씨앗을 다 뿌리고 오라고 나에게 말씀하시기에 가리키는 건너편을 바라보니, 나무 한 그루 풀 한포기가 없는 황무지 사막이었다.

나는 누구에게 대신 뿌리고 오라고 부탁하고 나오고 싶지 않았으나, 마땅히 부탁을 할 때가 없어 어른의 당부이니, 내가 한 번 더 나갔다 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자 부처님께서는 이미 아시고 빙그레 웃으시며 잘 뿌리고 오라하셨다.
절을 하고 일어서니, 보살님 한분이 자루를 드시고 우리 일행은 올 때 건넛던 강가에 서게 되었다.
역시 보살님 한분이 손짓을 하시니 극락에서 놀던 새들이 올 때처럼 다리를 놓아 주어 새의 등을 밟고 물을 건너 그 색별이 깔린 길을 들어서니 아직도 그 나무에서 풀포기 까지 그 족자들이 그대로 있었다.

재를 다 넘어 절에 도착하여 처음 보살님들을 만났을 때와 같이, 그분들은 마당에서 계시고 나는 마루에 올라섰는데 내 키는 도로 인간으로 작아져 있고, 그분들은 크신 그대로 팔을 길게 뻗쳐 곡식이 든 자루를 큰방 뒷 구석에 자연스럽게 내려놓으시고, 잘 뿌리라는 듯이 한번 빙긋이 웃으시며 돌아서더니 두 분 보살님들은 비행기가 이륙하는 것처럼, 동쪽 하늘을 향해 움직임이 없이 미끄러지듯 날아가셨다.

 

나는 뒤에서 합장을 하고 보이지 않을 때까지 지켜보면서 ‘저분들은 본래 저렇게 날아다니시는데 인간인 나를 데리고 다니기 위해 길을 만들고, 다리를 놓고 걸어서 가셨다가 걸어서 여기 제자리까지 데려다 놓고 날아서 가시다니, 참으로 거룩하고 감사합니다!’하고 돌아서 들어와 그 자루를 열어보니 아주 굵고 깨끗하여 벌레하나 먹지 않은 붉은 팥이 가득히 들어있었다.
‘아! 참으로 좋은 씨앗이로구나... 어디에다 뿌려도 한 알도 허실이 없이 싹이 잘 나오겠구나!’
하고 확인을 한 후에 긴 꿈에서 깨어나 보니 잠을 잔 시간은 한 시간도 채 못 되었다.

그 후 전두환 정권당시 삼청교육 때부터 20여년 넘어 교도소, 군부대, 경찰 전의경, 일반 중·고등학교, 대학교, 불교 교양대학, 일반부녀자단체, 노인대학 등등..... 인연이 주어지는 대로 지칠 줄도 모르고 뛰어 다니며 자신이 아는 만큼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여, 주어진 씨앗을 최선을 다해 뿌리려고 노력해 오다가 근년에 왜인지 갑자기 할 말이 없어지고 강단에 설 마음이 사라져 가는 듯 하더니. 문득 팥알의 숫자가 거의 채워 진 것을 느끼게 된 것 같다.

그 일이 있은 후로 기도를 하게 되면 처음에는 부처님을 향하여 기도를 시작하지만 한참을 하다가 보면, 부처님도 절도 지구마저도 다 없어지고 텅 빈 허공에서 그때의 그분들과 같이 있음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법륜(法倫)(비구니스님):전북 장수군 장수읍 용계리 소재 팔성사 주지.전화 063-352-5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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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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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만수공덕 | 작성시간 13.11.29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 작성자수미산. | 작성시간 13.12.07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 작성자청정처 | 작성시간 14.01.12 깊은 말씀 잘 새겨극락정토 다가가기 원합니다 나무아미타불_()_
  • 작성자한량 | 작성시간 14.04.25 감사합니다 나무아니타불
  • 작성자갑로성 | 작성시간 14.04.27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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