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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불교방

(동화) 나무와 사자 1

작성자이슬기|작성시간14.07.31|조회수86 목록 댓글 8

나무와 사자

 

 

대궐에서 가까운 성 밖에 목수촌이 있었습니다.

거기에 살고 있는 목수는 숲에서 나무를 베어다가 마차를 만들어 팔아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나라의 높은 벼슬자리에 있는 대신이 찾아왔습니다.

“내가 타고 다니던 마차가 너무 낡아서 새로 마차를 만들고 싶네. 튼튼하고 멋진 마차를 한 대 만들어 주게.”

대신이 목수에게 주문을 했습니다.

“예, 염려 마십시오. 최고로 멋진 마차를 만들어드리겠습니다.”

목수는 이렇게 대답하고 도와줄 심부름꾼 세 사람을 데리고 숲을 향해 수레를 몰았습니다.

마차를 만들 재료를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무렵, 목수가 올라가는 산속에는 검은 빛 털을 가진 사자가 살고 있었습니다.

검은 사자는 먹이를 찾아다니다가 판다라라는 나무 밑에 가서 잠시 쉬었습니다.

나무는 아주 컸습니다.

그런데 사자가 나무 밑에서 쉬다가 막 일어나려고 하는데 근처에 있는 골짜기에서 시작한 한 줄기 바람이 불어왔습니다. 판다라 나무에는 많은 나뭇가지가 있었는데, 그 중에 한 가지는 이미 썩은 지 오래되었습니다.

그 썩은 가지가 바람에 부러져 사자 어깨에 떨어졌습니다.

“으악! 누구냐? 감히 나를 치는 놈이.......”

사자가 비명을 지르며 펄쩍 뛰었습니다.

그리고 사방을 돌려 보았습니다.

주변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내 주변에는 사자도 호랑이도 없다. 코끼리나 곰 따위도 없다. 그렇다면 이것은 이 나무가 나를 죽이려고 가지를 던진 모양이구나.”

사자는 곁에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를 보고 화를 버럭 냈습니다.

“야! 나는 네 나뭇잎 하나도 먹은 일 없고, 가지 하나도 해친 일이 없다. 그런데 너는 무슨 억하심정으로 나를 죽이려고 가지로 내 어깨를 쳤느냐? 내가 얼른 피했기에 나뭇가지가 내 어깨위로 떨어졌지, 내 머리에 떨어졌다면 나는 이 자리에서 죽었을 것이다. 용서할 수 없다. 너를 뿌리째로 뽑아 내 이 날카로운 이빨로 도막도막 잘라버리고 말 테다.”

사자는 나무 등걸을 발로 힘껏 차면서 소리를 버럭버럭 질렀습니다.

“아니야, 너를 혼내주려고 나뭇가지를 던진 게 아니야. 원래 썩은 가지가 겨우 매달려 있었는데 바람이 불어서 떨어진 거야.”

나무가 고개를 흔들었습니다.

“흥, 말도 안 돼. 일부러 나를 죽이려고 해놓고 이제 와서 무슨 변명이야.”

사자는 계속 나무를 발로 찼습니다.

그러나 나무가 너무 컸기 때문에 사자가 아무리 발로 힘껏 차보았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 놈이.......”

바로 그 때에 목수가 심부름꾼 세 사람과 함께 판다라 나무 아래까지 왔습니다.

그들은 화가 나서 나무를 발로 차며 펄쩍펄쩍 뛰는 사자를 보았습니다.

“사자님, 왜 이렇게 화가 잔뜩 나셨습니까?”

목수가 물었습니다.

“이 나무가 나를 죽이려고 했기 때문에 화가 났다. 나는 이 나무에게 손끝 하나 건드리지 않았는데 이 나무는 나를 죽이려고 저 나뭇가지로 나를 쳤다.”

사자는 다시 나무를 몇 번 차다가 돌아보면서 물었습니다.

“너는 여기에 무얼 하러 왔느냐?”

“우리는 마차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베러 왔지요.”

“마차? 마차를 만들려면 아주 단단한 나무로 만들어야 할 게 아니냐?”

“당연히 그렇지요.”

“옳거니. 그럼 잘 됐다. 내가 지금 이 놈을 공격해 보니 꿈쩍도 하지 않을 정도로 아주 단단하다. 그 도끼로 이놈을 베어다가 써라.”

“아, 그것 참 잘 되었군요. 지금 우리도 그런 나무를 찾고 있는 중이었는데, 사자님이 마침 가르쳐주시니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흐흐흐.......고맙긴. 나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원수를 갚을 수가 있단 말이야. 흐흐흐.......감히 내 성질을 건드려? 어디 한 번 네 놈이 망가지는 꼴을 보자.’

사자는 속으로 흐뭇해했습니다.

목수와 심부름꾼은 도끼로 나무를 찍기 시작했습니다.

쾅!

쿵!

조용하던 숲 속을 나무를 찍어대는 도끼소리가 요란했습니다.

“으악! 으악.”

도끼날이 박힐 때마다 나무는 비명을 질렀습니다.

쾅, 쾅!

쿵, 쿵쿵!

시간이 흐를수록 목수들의 손길은 빨라졌습니다.

나무를 찍어대는 소리도 점점 더 급해졌습니다.

‘킬킬킬.......고거 아주 쌤통이다. 흐흐흐.......저 고통스러워하는 꼴 좀 봐. 아유, 통쾌해. 그래, 목수야, 어서, 더 빨리.......’

사자는 나무 옆에 있는 바위에 느긋한 표정으로 드러누워 도끼에 찍히며 비명을 지르는 나무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습니다.

“으악! 아니.......솔직하게 말해서 내가 저를 의도적으로 괴롭힌 것도 아닌데.......바람이 불어와서 나뭇가지가 저절로 떨어진 걸 갖고 나를 이 꼴로 만들게 하다니.......”

나무는 사자를 향해 소리를 질렀습니다.

“흥, 아무리 변명해봤자 너는 이제 소용없어. 마차 바퀴나 바퀴살이나 마차 굴대가 되어 평생 동안 사람을 끌고 다니면서 고생해 보라고.”

사자가 킬킬 웃었습니다.

계속되는 목수들의 도끼질에 이제 나무는 반 이상 잘렸습니다.

도끼가 내리 찍힐 때마다 고통소리는 더 커갔고, 나무 밑에는 부스러기들이 수북하게 쌓여갔습니다.

‘으윽. 좋다. 나는 너를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 네가 나를 이 꼴로 만들었으니까 나도 너를 그냥 둘 수 없다.’

이렇게 생각한 나무는 잠시 쉬고 있는 목수에게 아주 작은 소리로 속삭였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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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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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이슬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7.31 주변에 어린이들이 있으면 한 번 읽어 주십시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화를 많이 쓰려고 합니다.
  • 작성자虛 心 | 작성시간 14.07.31 나무아미타불_()_
  • 답댓글 작성자이슬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7.31 고맙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나 동시를 많이 쓰겠습니다.
  • 작성자염화미소 | 작성시간 14.07.31 나무아미타불_()_
  • 답댓글 작성자이슬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8.01 늘 좋은 날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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