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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불교방

(동화) 나무와 사자 2

작성자이슬기|작성시간14.08.01|조회수78 목록 댓글 10

“우리를 마차로 만들면 마차 안장은 무엇으로 만들 겁니까?”

“그야, 비단실로 짠 양탄자나 토끼나 양의 가죽으로 만들거나.......”

“제가 좋은 재료를 알고 있는데 가르쳐 드릴까요?”

“뭔데?”

“저기 지금 사자가 있잖아요.”

“사자를?”

목수가 눈을 크게 뜨면서 사자 쪽으로 고개를 돌려서 바라보았습니다.

“예. 검은 털빛을 가진 사자가 그리 흔하지 않거든요. 아마도 저 검은 사자 털가죽으로 안장을 만든다면 세상에서 최고로 멋진 마차가 될 거예요. 그럼, 목수님은 더 비싼 값을 받을 수 있어요.”

“좋은 것을 알려 주어서 고맙다만, 저 사나운 사자를 어떻게 잡는단 말이냐?”

“조금 있다가 우리가 쓰러질 때 쯤 되면 사자를 부르세요.”

나무가 사자 쪽으로 한 번 슬쩍 보고는 계속 말을 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렇게 하세요.”

나무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재빨리 설명을 마쳤습니다.

목수들은 다시 도끼를 찾아들고 나무를 찍기 시작했습니다.

쾅! 찍.

콰광. 우드드득.

이제 나무는 거의 쓰러질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 때 목수가 사자를 불렀습니다.

“사자님, 우리가 지금 거의 나무를 다 잘라 가는데....... 이만하면 원수를 갚은 셈이 되죠? 마지막으로 사자님이 여기에 와서 머리로 힘껏 박아서 쓰러뜨리세요.”

“옳지, 그래. 마지막으로 쓰러뜨리는 것은 나보고 하란 말이지. 통쾌하게 복수를 할 기회를 나에게 주는 너는 아주 센스가 있구나.”

사자가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리고는 도끼날이 찍은 나무 등치에 머리를 갖다 댔습니다.

“이 원수야. 이제 쓰러져 버려라.”

사자는 이렇게 중얼거리며 눈을 찔끔 감고 힘을 주었습니다.

뿌지직.

나무가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휘청했습니다.

“사자님, 조금만 더 힘을 주세요. 옳지, 옳지.”

목수가 소리를 질렀습니다.

“알았다. 에잇!”

사자가 있는 힘을 다 해 나무를 미는 그 순간이었습니다. 공중으로 높이 올라간 목수의 도끼가 사자의 목을 향해 떨어졌습니다.

뿌지지직.

크악.

나무가 쓰러진 것과 사자의 비명이 골짜기를 뒤흔들며 퍼져나간 것은 거의 동시였습니다.

“마차 바퀴와 몸통과 바퀴살, 굴대.......그리고 안장까지 동시에 얻었다.”

환호성을 지른 것은 목수였습니다.

“아무 일도 아닌 것을 갖고 서로 싸우다가 결국은 둘 다 꼴좋군.”

지나가던 산 새 한 마리가 쫑알거리며 지나갔습니다.

이렇게 하여 마차가 완성되었습니다.

“오! 아주 멋진 마차로군. 튼튼한 몸통에 바퀴.......그리고 검은 사자 장식 안장이라.......”

마차를 주문했던 대신은 아주 흐뭇한 표정으로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비싼 값을 주고 마차를 사 갖고 갔습니다.

그 후에는 어떻게 되었느냐고요?

마차 몸통, 바퀴, 바퀴살, 굴대가 된 판다나 나무와 검은 사자 가죽은 한 자리에 함께 하면서 툭하면 다투곤 한답니다.

어떻게 다투느냐고요?

“네가 먼저 내 어깨를 때렸기 때문이야.”

“흥, 그 정도쯤이야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잖아.”

“쳇, 꼴좋다. 바퀴가 되어 울퉁불퉁한 길을 덜커덩덜커덩 달려보니까 행복하지?”

“그러는 넌? 날마다 살이 돼지처럼 디룩디룩 찐 대신의 몸뚱이가 깔고 앉으니까 아주 기분이 날아갈 듯이 즐겁지?”

“흥. 너 때문이야.”

“쳇! 너 때문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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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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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이슬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8.02 감사합니다.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 작성자修行心 | 작성시간 14.08.02 고맙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이슬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8.02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좋은 날 되십시오.
  • 작성자후박향기 | 작성시간 14.08.05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_()_
  • 답댓글 작성자이슬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8.10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어린이를 위한 글을 많이 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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