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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불교방

원숭이와 꽃장수 1

작성자이슬기|작성시간14.08.07|조회수61 목록 댓글 6

원숭이와 꽃장수

 

 

옛날입니다.

어느 산골마을에 꽃장수가 한 사람 있었습니다.

그는 매일 마을 가까운 곳에 흐르고 있는 강을 건너 산과 들로 다니면서 여러 가지 빛깔의 화초를 꺾어다가 꽃다발을 만들어 시중에 팔아 겨우 생활을 유지해 갔습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꽃장수는 일찌감치 집에서 나왔습니다.

날씨가 화창하고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비단자락처럼 기분 좋게 얼굴을 스쳤습니다.

‘이런 날은 꽃이 많이 피어서 꽃을 꺾기가 참 좋지.’

 

노란 꽃, 붉은 꽃,

보라, 하양, 분홍, 주황,

자줏빛 꽃을 듬뿍 꺾어

왕관보다 더 화려한 꽃다발을 만들어

사랑하는 님의 머리에 살짝 씌워 주면

사랑하는 그님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내 볼에 살며시 뽀뽀를 해 주겠지.

 

꽃장수는 콧노래를 부르면서 강을 건넜습니다.

강 중간 쯤 왔을 때였습니다.

강 위쪽에서 아주 먹음직스러운 망고 하나가 동동 떠내려 왔습니다.

꽃장수는 얼른 그것을 건졌습니다.

향긋한 냄새가 코를 찔렀습니다.

“흠, 흠. 아주 맛있겠다. 그렇지만 이런 걸 내가 덥석 먹으면 안 되겠지? 그래, 늘 내 꽃을 많이 사 주는 성주에게나 주어야겠다.”

꽃장수는 망고를 품속에 넣고 들로 다니면서 꽃을 꺾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생각했던 대로 꽃이 많았습니다.

금방 갖고 간 바구니에 가득 찼습니다.

꽃장수는 신이 나서 또 콧노래를 부르며 집으로 향했습니다.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발을 떼어놓을 때마다 꽃송이들이 출렁출렁 춤을 추었습니다. 벌 나비들이 바구니로 몰려들어 화려한 날개를 팔락거리며 춤을 추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꽃장수는 성문 앞으로 가서 문지기에게 망고를 전해주었습니다.

“꽃을 꺾으러 갔다가 강에서 건졌소. 이걸 성주에게 전해 주십시오.”

문지기는 곧 망고를 성주에게 갖다 주었습니다.

“호오, 참 맛있게 생겼군.”

성주는 부인에게 그걸 주었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망고는 처음입니다. 여보, 혹시 더 구할 수는 없을까요?”

부인은 망고를 다 먹고 나서 다시 입맛을 쩝쩝 다시며 한 개만 더 구해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부탁해 보겠소.”

성주는 곧 꽃장수를 불렀습니다.

“그대가 어제 가지고 온 망고는 어디에서 난 것인가?”

“예? 제가 남의 나무에서 따 온 게 아닙니다. 저는 강물에 떠내려 오는 것이 너무도 맛있게 생겨보여서 성주님께 바치려고 주워 온 것입니다.”

꽃장수는 덜덜 떨면서 대답했습니다.

“그러면 수고스럽지만 한 번 더 강에 서 그 망고를 구해 오지 않겠나?”

“예, 알겠습니다. 한 번 구해보겠습니다.”

“꼭 구해보게. 부탁하네.”

꽃장수는 성에서 나왔습니다.

‘에이 참.......괜히 갖다 주었어. 그냥 내가 먹어치울 걸. 아니, 강물에 떠내려 오는 망고를 건졌는데 또 어떻게 떠내려 오길 바래? 차라리 저 하늘에 둥둥 떠가는 구름을 잡아 오라는 게 더 쉽지.’

꽃장수는 화가 나서 투덜거렸습니다.

그렇다고 명령을 듣지 않을 수도 없었습니다.

누구의 명령입니까? 성에서 가장 권세가 높은 성주의 명인데.........

꽃장수는 하는 수 없이 망고를 줍기 위해 그 강가로 나갔습니다.

그러나 하루 종일 기다려도 망고는커녕 망고 이파리 하나 떠내려 오지 않았습니다.

자기의 본업인 꽃 한 송이 꺾지 못하고 허탕만 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저녁이 되자 성주의 명을 받은 문지기가 득달같이 찾아왔습니다.

“어떻게 되었는가? 성주님의 재촉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네.”

“구했으면 제가 먼저 달려갔겠지요. 보시다시피 하루 종일 허탕만 치고 돌아왔습니다.”

“성주가 들들 볶을 텐데.......아무튼 내일은 꼭 구해 보게.”

문지기가 돌아갔습니다.

‘쳇! 그렇게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이라면 왜 나에게 시켜? 자기네들이 구하지. 나는 꽃을 꺾어서 파는 사람인데, 그런 것 걱정은 안 해 주면서 뭐? 내일은 꼭 구해보라고?’

꽃장수는 화가 잔뜩 났습니다.

다음 날도 강가로 나간 꽃장수는 하루 종일 또 아무 것도 못하고, 망고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자네를 부르네.”

저녁이 되자 문지기가 찾아 왔습니다.

꽃장수는 문지기를 따라 성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죄인처럼 성주 앞에 불려갔습니다.

“이틀이나 시간을 주었는데 그거 하나 못 구해온단 말이냐? 하루만 더 말미를 주마. 내일은 어떻게 하든지 구해오도록 해라.”

“저어, 성주님........”

꽃장수가 간절한 마음으로 불렀지만 성주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안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아니, 그깟 거 하나 못 구했대요? 어유, 멍청하긴.......”

건물 안쪽에서 성주 부인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꽃장수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힘 내, 원래 권력이란 그런 거야. 어서 돌아가 내일 망고나 구해올 생각이나 하라고. 앉아서 기다리지 말고 찾아나서 보는 건 어떨까?”

문지기가 꽃장수의 어깨를 툭 쳤습니다.

꽃장수는 하는 수 없이 성에서 나왔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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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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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이슬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8.08 바람이 선선해 졌습니다.이제 여름도 물러가려나 봅니다.
  • 작성자법안(法眼) | 작성시간 14.08.07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이슬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8.08 아침 운동 나간 길에 나팔꽃이 너무 곱게 피어있는 걸 봤습니다.
    마음이 상쾌했습니다.
  • 작성자修行心 | 작성시간 14.08.08 잘 읽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이슬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8.08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나날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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