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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불교방

원숭이와 꽃장수 2

작성자이슬기|작성시간14.08.09|조회수81 목록 댓글 6

다음 날이 되었습니다.

꽃장수는 강으로 나갔습니다.

‘이럴 때 지난번처럼 강물 위로 망고 하나만 동동 떠내려 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생각이었습니다.

야속하리만치 빈 강물은 출렁출렁 흘러왔지만 어디에도 망고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좋다. 그래, 네가 안 떠내려 오면 내가 찾아 가지.”

꽃장수는 강기슭을 위쪽으로 올라가 보았습니다.

얼마나 걸었을까요?

하루 종일을 걸었습니다. 거의 해가 질 무렵쯤 되어서 꽃장수는 마침내 강 절벽 한 중간 쯤 서 있는 큰 망고나무를 발견했습니다. 망고나무에는 먹음직스러운 망고가 가지가 찢어질 듯 주렁주렁 달려 있었습니다.

“아, 저거다.”

꽃장수는 반가워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러나 반가운 기분은 잠깐이었고, 꽃장수는 다시 절망에 빠졌습니다.

그것은 망고나무가 서 있는 강 절벽은 경사가 너무 급해서 도저히 올라갈 수가 없었습니다.

“아.”

꽃장수는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습니다.

‘저 중에 몇 개만, 아니, 단 한 개만이라도 떨어져 주었으면........’

꽃장수는 간절한 눈빛으로 나무가 서 있는 절벽을 바라보면서 중얼거렸습니다.

그러나 바람에 일렁일렁 흔들리는 망고나무에서는 망고가 떨어질 것 같은 기미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는 수 없지.’

꽃장수는 망설이다가 험한 절벽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한 발, 또 한 발.......

손잡이가 될 만한 나무뿌리, 돌멩이 같은 것이 있으면 잡아가면서 조금씩 올라갔습니다.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습니다.

손도 발발 떨렸습니다.

얼굴에서는 땀이 비 오듯 흘렀습니다.

강가에 있는 돌이라서 물기가 있어 미끄러웠습니다.

어떨 때는 쭈욱 미끄러지기도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꽃장수는 간신히 주변에 있는 나뭇가지 같은 걸 잡고 멈출 수가 있었습니다.

거의 망고나무 가까이에까지 왔을 때였습니다.

손잡이로 잡은 나무가 썩은 나무였습니다.

찌직, 소리와 함께 꽃장수가 잡은 나뭇가지가 부서지면서 꽃장수는 몸의 중심을 잃었습니다.

“으아악!”

꽃장수는 비명을 지르면서 절벽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그러다가 절벽 중간에 있는 나무에 걸려 겨우 아래까지 떨어지는 것은 면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아래로도 위로도 올라갈 수가 없었습니다.

위를 봐도 아래를 봐도 까마득했습니다.

“살려주세요.”

꽃장수는 나무에 걸린 채 소리를 질렀습니다.

“사람 살려요.”

몇 번이고 소리를 질렀을 때 마침 그 골짜기에는 원숭이 한 마리가 그 소리를 들었습니다.

“저런.......저 사람은 왜 절벽 중간에서 저렇게 소리를 지르고 있을까?”

원숭이는 꽃장수가 무척 불쌍해 보였습니다. 그냥 두면 힘이 빠져 아래로 떨어지거나, 아니면 그대로 매달려 있다가 굶어 죽을 것 같았습니다.

“기다려요.”

원숭이는 단숨에 꽃장수가 있는 곳까지 다가갔습니다.

“자, 내 등에 업혀요.”

원숭이는 꽃장수의 앞으로 다가가 꽃장수를 등에 업었습니다.

“생각보다는 무겁군요. 내 목을 꼭 잡아요.”

원숭이는 돌과 바위를 손으로 잡아가면서 한 발 한 발 위로 올라갔습니다.

드디어 절벽 위에까지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둘 다 지쳐서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았습니다.

“고맙다. 원숭이야.”

“거긴 어떻게 내려갔었소?”

“내려 간 게 아니고, 저 아래 강에서부터 기어올랐다.”

그러면서 망고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렇습니까. 만약 망고를 구하지 못하고 돌아가면 당신은 벌을 받게 되겠군요. 내가 한 번 나무에 올라가서 따 보겠습니다.”

“그래 주겠니? 정말 고맙다.”

원숭이는 재빨리 나무가 있는 곳까지 절벽을 타고 내려가더니 망고를 하나 따 왔습니다. 망고 나무가 워낙 컸기 때문에 겨우 하나 밖에 따 올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원숭이는 지쳐있었습니다.

“너무 힘들군요. 잠시 누워 있을 테니까 나중에 때를 보아서 깨워 주십시오.”

원숭이는 벌렁 드러눕더니 이내 잠이 들었습니다.

‘이걸 갖고 가면 성주는 좋아하겠지? 그럼 부인은? 이걸로 만족할까? 틀림없이 내일 또 다시 구해달라고 졸라댈 걸. 그렇다면 나는 또 꽃장수 망치고 또 이걸 구하러 여기까지 와야 하는데........어휴. 나 혼자는 도저히 해결할 수가 없어. 저 원숭이가 내일 또 여기에 와준다는 보장도 없고.......그렇다면 저 원숭이를 사로 잡아갈까? 그러면 성주가 망고를 또 구해오라고 해도 원숭이를 데리고 와서 따오라고 하면 될 거 아니야. 오늘, 나를 구해주고 망고열매까지 따 준 건 고마운데 내가 살려면 어쩔 수 없지.’

꽃장수는 이렇게 생각하고 재빨리 근처에 있는 칡넝쿨을 걷어서 그물을 만들었습니다.

그물을 다 만들 때까지 원숭이는 코까지 콜콜 골면서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됐다. 기회는 이때다.”

꽃장수는 그물을 활짝 펴서 원숭이를 향해 덮쳤습니다.

바로 그 때였습니다.

자고 있던 원숭이가 몸을 뒤척였습니다. 그런데, 너무 심하게 뒤척이는 바람에 원숭이의 몸이 절벽 아래로 뚝 떨어졌습니다.

원숭이만 떨어진 게 아니겠지요.

원숭이를 향해 그물을 안고 달려들었던 꽃장수도 원숭이를 따라 절벽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원숭이는 워낙에 나무를 잘 탔기 때문에 떨어지는 도중에 망고나무 가지를 잡고 매달릴 수 있었습니다.

풍덩!

꽃장수는 그대로 강물 위로 떨어졌습니다.

“으악! 살려 줘.”

꽃장수는 몇 번 강물 위로 떠오르면서 허우적거리다가 이내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꽃장수를 삼켜버린 거대한 물굽이는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유유히 흘러갔습니다.

망고 나무에 매달린 원숭이가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나는 잠꼬대를 하다가 몸을 뒤척이는 바람에 떨어졌지만, 저 사람은 왜 떨어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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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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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이슬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8.10 동심은 천심이라고 했습니다. 언제나 동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작성자修行心 | 작성시간 14.08.10 고맙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이슬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8.10 동심여선. 동심은 천사같다는 방정환 선생님의 말씀이었습니다.
  • 작성자염화미소 | 작성시간 14.08.10 나무아미타불_()_
  • 답댓글 작성자이슬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8.10 감사합니다.
    세상이 전부 동심으로 이루어진다면 좋지못한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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