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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불교방

여우와 두레박 1

작성자이슬기|작성시간14.08.10|조회수91 목록 댓글 8

여우와 두레박

 

어느 시골 마을에 농사를 짓는 농부가 있었습니다.

그는 아주 많은 땅을 갖고 있었고, 주변에는 아름다운 숲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끔 그 숲을 구경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려올 때도 있었습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혹시 이 근처에 샘물 같은 게 없나요? 갑자기 갈증이 나서.”

숲을 구경하러 왔던 구경꾼 하나가 들판에서 일을 하고 있는 농부에게 물었습니다.

“이 근처에는 우물이 없는데........”

구경꾼은 상당히 실망한 얼굴로 돌아섰습니다.

며칠 후에 또 구경꾼 하나가 찾아와 근처에 샘물이 없는지 물었습니다.

‘아, 이 근처에 우물을 하나 파두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겠구나.’

이렇게 생각한 농부는 들판 한 가운데에 우물을 하나 팠습니다. 두레박도 준비해 놓고, 사람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쉼터도 만들어 놓았습니다.

우물은 상당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습니다.

근처에서 소나 양을 먹이는 목동들이 가끔 찾아와 자신도 물을 퍼 마시고, 소나 양에게도 물을 먹였습니다. 풀을 베거나 나무를 하러 산으로 가는 나무꾼들도 오가며 물을 마셨습니다. 구경꾼들이 찾아와 물을 마시기도 했습니다. 더러는 먼 길을 가는 나그네들이 이 우물가에 와서 물을 마시며 쉬어가기도 했습니다.

“어, 누군지 모르지만 정말 복 받을 사람일세.”

“그러게 말이야. 이렇게 목이 마를 때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해 주었으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거기에다 이 우물가에 쉼터까지 만들어 놓고 쉬어갈 수 있게 해 주었어요.”

우물가에서 물을 마시거나 쉬어가는 사람들은 모두가 그의 덕을 칭찬하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해가 지고 어둑어둑해 질 무렵 한 떼의 여우들이 이 우물가를 지나게 되었습니다.

“하루 종일 뛰어 다녔더니 목이 마르군.”

여우들은 우물로 몰려와 우물곁에 사람들이 마시다 버린 물로 목을 적셨습니다.

“이렇게 좋은 물을 두고 왜 더럽고 지저분한 물을 마시니?”

여우 대장은 우물 옆에 놓여 있는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 올리더니 벌컥벌컥 들이마셨습니다.

“오, 그렇구나. 우리도 이 물을 마시자.”

다른 여우들도 다투어 두레박으로 길어 올린 물을 마셨습니다.

“이 농장 주인은 참 고마운 분이군. 우리 여우들까지 이렇게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해 주셨으니.”

여우들은 왁자지껄 떠들면서 물을 마시기도 하고, 몸에 끼얹기도 했습니다.

“자, 이제 우리는 다시 숲속으로 돌아가자.”

누군가가 이야기하자 모두들 숲 쪽으로 몰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여우 대장은 지금까지 물을 길어 올리던 두레박에 머리를 처넣더니 그대로 옆에 있는 우물 기둥에 탁, 부딪혔습니다.

와지끈, 뚝딱.

요라한 소리를 내면서 두레박이 산산조각으로 깨어졌습니다.

“우하하하. 재미있다.”

“왜 이래요? 두레박은 왜 깹니까?”

“두레박이 없으면 지나가는 목마른 사람들이 얼마나 곤란하겠어요.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왜 그런 짓을 해요?”

다른 여우들이 한 마디씩 했습니다.

“히히히........와지끈, 소리를 내면서 깨어지는 소리가 얼마나 재미있는데........그깟 사람들이 곤란을 받든지 말든지........”

대장 여우는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연신 낄낄거렸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일찌감치 농장으로 나온 농부는 깨어져 박살이 난 두레박을 보았습니다.

‘아니, 지금까지 괜찮던 두레박이 왜 깨어졌을까? 이게 없으면 사람들은 우물이 있어도 물을 마실 수가 없을 텐데.......’

농부는 새로 두레박을 마련해서 우물에 갖다놓았습니다.

그날 밤 여우 대장은 다시 우물로 내려와 전 날 밤과 같이 두레박에 머리를 넣고 땅바닥에 또 박았습니다.

와지끈, 투다닥.

두레박은 또 깨어졌습니다.

“이러지 말아요. 왜 멀쩡한 두레박은 자꾸 깨뜨려요? 그러면 우리도 물을 마실 수가 없잖아요?”

다른 여우들이 짜증을 냈습니다.

“너희들은 내가 두레박을 깨기 전에 얼른 마셔. 그러면 되잖아.”

“내일은?”

“내일? 내일은 다시 농부가 새 두레박을 갖다 놓을 거야. 히히히.......”

다음 날 농부는 또 새로운 두레박을 준비해 놓았습니다.

그날 밤 여우 대장은 또 두레박을 깼습니다.

‘누가 내가 판 우물에 원한을 품고 있는 모양이구나. 오늘은 누가 그런 짓을 하는지 알아봐야겠다. 누군가 잘 보아두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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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이슬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8.12 벌 좀 받아야겠죠? 그렇게 진행하려고 합니다.
  • 작성자염화미소 | 작성시간 14.08.11 나무아미타불_()_
  • 답댓글 작성자이슬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8.12 남을 위한 배려가 필요한 이야기를 쓰려고 생각했었습니다.
  • 작성자유유자적 | 작성시간 14.08.11 재미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이슬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8.12 여우 대장을 좀 혼내주어야 할 텐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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