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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불교방

열매야, 나오너라 2

작성자이슬기|작성시간14.08.16|조회수55 목록 댓글 8

그러면서 틈이 나는 대로 수행자네 가족을 섬겼습니다.

땔 나무를 해 오기도 하고, 쌀도 찧어 주었습니다.

집 안팎을 구석구석 청소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고, 늙으신 부모님 수발도 열심히 들었습니다. 멀리 있는 우물가에 가서 물을 길어 오기도 했고, 수행자가 과일을 따러 숲에 오르면 그 뒤를 따라 가 과일을 주워 담아 바구니를 나르며 시장에 파는 일도 거들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정말로 부지런히 공부도 하고 일도 도와주었습니다.

삼 년이라는 세월이 바람처럼 흘러갔습니다.

그 사이에 수행자의 아내가 아들을 낳았습니다.

아이를 낳았을 때도 젊은이는 자기 일처럼 도왔습니다. 밥 짓고, 빨래하는 일, 집 안팎을 구석구석 청소하는 일, 그리고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가 아이를 돌봐주는 일.......

어느 날 밤, 아내가 말했습니다.

“여보, 저 젊은이는 정말로 진심인 것 같습니다. 이제는 주문을 가르쳐 주시지요.”

“아직은 때가 되지 않았소.”

“그러지 말고 저 젊은이를 더 이상 고생시키지 마세요. 제가 미안해서 그래요. 주문 한 가지 배우기 위해 저렇게 우리 집을 위해 열심히 해 주었잖아요. 저 사람이 주문을 재대로 해낼지 그건 별개 문제에요. 일단 내일부터는 그 주문을 한 번 가르쳐 줘 보세요.”

아내가 사정을 했습니다.

“좋소. 어디 한 번 해 봅시다.”

다음 날부터 수행자는 젊은이에게 주문을 가르쳐주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이 주문을 외우기 전에 마음의 자세부터 갖추어야 한다.”

“명심하겠습니다.”

“우선 이 주문으로 돈을 벌거나 이 주문을 이용해서 권력자들과 가까이 해서는 안 된다.”

“예.”

“꼭 필요한 만큼만 과일을 따야 한다.”

“예, 스승님.”

“다음으로 누가 너에게 네 스승이 누구냐고 물을 때에는 반드시 내 이름을 대어야 한다.”

“제가 감히 어떻게 스승님 이름을 숨기겠습니까. 누가 묻더라도 나는 스승님에게 배웠다고 당당하게 말하겠습니다.”

“만일 이 중에 한 가지라도 어기면 그 때에는 주문의 효과가 사라진다.”

“정말 명심하겠습니다.”

수행자는 젊은이에게 주문을 가르쳐 주기 시작했습니다.

그 동안 열심히 학문을 익혀서 그런지 젊은이는 곧 주문을 외울 수 있었습니다.

“나를 찾아왔던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중도에서 실패하고 돌아갔는데 너는 정말 집념이 대단하구나. 자, 따라오너라.”

수행자는 한 겨울 눈보라가 씽씽 휘날리는 숲속으로 젊은이를 데리고 갔습니다.

“어디 한 번 외어보아라.”

수행자의 명을 받은 젊은이가 지금까지 배운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수리수리 마하수리.......열매야, 나오너라.”

그러자 정말로 신기한 일이 눈앞에서 벌어졌습니다.

수행자가 하는 것과 같이 잎이 돋아나고, 꽃이 피고, 열매가 익어가고........

“스승님, 성공입니다. 정말 성공입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는 감격해서 엉엉 울었습니다.

“그래, 너는 오늘부터 세상에서 둘도 없는 주문을 얻었다. 이로써 너는 막대한 재산도 얻을 것이요, 이름도 세상에 크게 날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 시작하기 전에 가르쳐 준 그 약속은 절대로 따라야 한다. 잊지 마라.”

젊은이는 수행자에게 인사를 하고 떠났습니다.

그는 왕궁이 있는 수도로 들어 가 거기에서 열매를 팔아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왕의 동산의 정원지기가 시장에 나갔다가 그에게 열매를 몇 개 샀습니다.

“한 겨울에 나무 열매라니, 이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는 곧 그 열매를 왕에게 바쳤습니다.

“오호. 한 겨울에 금방 딴 싱싱한 과일이 어디에 있더냐?”

과일을 먹어 본 왕이 놀라서 물었습니다.

“대왕님, 어떤 젊은 사내가 팔고 있기에 샀습니다.”

“당장에 그를 데리고 오너라.”

정원지기는 시장으로 나가서 젊은이를 데리고 대궐로 들어갔습니다.

“너는 지금이 제 철도 아닌데 어디서 이런 빛깔도 향기도 맛도 모두 좋은 열매를 얻을 수 있느냐?”

“대왕님, 저는 과일을 마련할 수 있는 주문을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완전히 그 주문의 힘으로 마련하는 것입니다.”

“그게 정말이냐? 그렇다면 너는 대궐에서 머물면서 날마다 나를 위해 과일을 갖고 올 수 있겠느냐?”

“마마께서 원하신다면 얼마든지 마련해 드리겠습니다.”

그날부터 젊은이는 대궐에서 남아 왕에게 바칠 과일을 마련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나는 아직도 네 말이 믿어지지 않는구나. 어떻게 주문을 외우면 한겨울에 그렇게 맛있고 싱싱한 과일을 얻을 수 있단 말이냐? 그 주문의 힘을 나에게 보여줄 수 있겠느냐?”

“좋습니다. 대왕님, 내일 동산으로 가서 보여드리겠습니다.”

다음 날이었습니다.

젊은이가 주문을 보여준다고 하니까 왕뿐만이 아니고 왕비, 대신들, 시녀들, 병사들 수백 명이 그 뒤를 따랐습니다.

동산에 도착한 왕은 마련해 놓은 옥좌 위에 앉았습니다.

드디어 젊은이는 평소에 하던 것처럼 나무와 일곱 걸음 떨어진 곳에 서더니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나무에 물을 주는 일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여러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나무는 기적을 일으켰습니다.

잎이 돋고 꽃이 피더니, 꽃이 진 자리에서 열매가 맺히고 익어가는 일이 단 몇 시간 내에 모두 이루어졌습니다.

“........수리수리 마하수리.......열매야, 나오너라.”

마지막에 먹음직한 큰 열매들이 우박처럼 우르르 떨어지는 것을 본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면서 박수를 했습니다.

왕이 물었습니다.

“오호, 그처럼 세상에 둘도 없는 신비한 주문을 어디에서 어떻게 배웠는고?”

그 때 젊은이는 얼른 생각을 했습니다.

‘스승은 천민 마을에 살고 있는 수행자였다. 만약에 그에게 배웠다고 말하면 남들이 나를 업신여길지 모른다. 나는 이제 주문을 완전히 익히고 있으니까 혼자서 스스로 깨우쳤다고 말하자. 그래야 내 위신이 높아질 수 있으니까.’

“예, 저 혼자 깨우쳤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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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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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이슬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8.17 곧 준비하겠습니다.
  • 작성자법안(法眼) | 작성시간 14.08.16 관세음보살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이슬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8.17 감사합니다. _()_
  • 작성자修行心 | 작성시간 14.08.17 고맙습니다...._()_
  • 답댓글 작성자이슬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8.17 _()_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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