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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불교방

두 친구 2

작성자이슬기|작성시간14.08.23|조회수66 목록 댓글 6

“주인마님, 대궐에서 사람이 나왔는데, 주인마님을 빨리 대궐로 들어오시랍니다.”

밖에서 하인이 전해왔습니다.

“그래, 알았다. 이 친구는 이대로 잠이 들었으니........그래, 그냥 뭘 준다고 하면 이 친구가 자존심이 있어서 안 받으려고 할 거야. 그러니........”

주인은 자기가 아끼는 보배구슬을 하나 꺼내어 거지의 주머니에 넣어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거지의 옷에는 주머니 하나 변변한 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주인은 누더기 안에 보배 구슬을 넣고 빠져나오지 않도록 바늘로 꿰매주었습니다.

‘이거 하나면 뭘 해도 할 수 있을 거야. 장사를 해도 되고.......논밭을 사서 농사를 지어도 될 터이고.’

주인은 대궐로 들어갔습니다.

잠시 후 잠에서 깨어난 거지는 친구가 대궐로 들어갔다는 말을 듣고 그 집에서 나와야 했습니다.

‘내가 부담스러운 게 맞아. 그러니까 나를 일부러 피한 것일 거야.’

‘나 같은 거지 친구에게 뭘 바랄 게 있겠어.’

거지는 마음속으로 투덜거렸습니다.

그는 다시 이 집 저 집 다니면서 얻어먹는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삼 년이라는 세월이 흘러갔습니다.

어느 날 부자는 아직도 그 친구가 거지로 구걸을 하면서 다닌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아니, 그 친구가 왜 여태껏 그런 꼴로 돌아다닐까? 그 정도 보배구슬이라면 팔아서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을 텐데.......’

부자는 물어물어 거지 친구를 찾았습니다.

그는 여전히 그 누더기 옷차림으로 동냥을 해온 밥을 남의 집 처마 밑에서 아귀처럼 먹고 있었습니다.

“삼 년 동안이나 소식이 없기에 지금쯤은 잘 사는 줄 알았더니 아직까지 이 노릇을 하고 있는 건가?”

부자가 다리를 쪼그리고 앉으며 반갑게 거지의 손을 잡았습니다.

“놓게, 자네가 내 진정한 친구인가?”

거지가 부자의 손을 휙 뿌리쳤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진정한 친구라니?”

“흥, 내가 찾아가니까 얼른 대궐로 자리를 피했잖은가? 내 처지를 알면서도 모른 척 하고........”

“이 친구, 단단히 오해를 하고 있군. 여기 좀 봐. 자네 자존심 상할까 봐 직접 주지 못하고 여기에 보배 구슬 하나를 넣어 두었는데 여태 그걸 못 봤어?”

부자는 거지의 누더기 옷을 뒤져서 구슬을 찾아냈습니다.

“아니?”

거지는 부자와 구슬을 번갈아 바라보면서 눈을 커다랗게 떴습니다.

“내 몸에 이렇게 귀한 보물을 지니고 다니면서도 몰랐다니........고맙네, 미안하네.”

거지가 눈물을 주르르 흘렸습니다.

“가세, 이 사람아. 업은 아기 삼면 찾는다더니 아무리 자기 몸에 대해 무관심해도 그렇지, 자기 몸에 지닌 보물도 모르고 지낼 수가 있단 말인가?”

부자가 거지의 손을 잡아 일으켰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그것도 모르고.......난 자네를 오해만 했지 뭔가? 흐흑.”

친구가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됐어. 이제라도 찾아냈으니 늦진 않았지.”

두 사람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두 사람 앞에는 밝고 환한 길이 쭉 펼쳐져 있었습니다.

햇살이 등 뒤에서 그들의 가는 길을 환하게 비춰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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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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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이슬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8.23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작성자修行心 | 작성시간 14.08.23 관세음보살_()_
  • 답댓글 작성자이슬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8.23 고맙습니다. 행복하세요.
  • 작성자염화미소 | 작성시간 14.08.23 법화경 오백제자 수기품에
    나오는 내용이 떠오르네요^^
    감사합니다_()_
  • 답댓글 작성자이슬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8.24 제가 쓴 글은 대장경에서 소재를 얻는 경우가 참 많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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