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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불교방

건방진 여우 대왕 1

작성자이슬기|작성시간14.08.29|조회수76 목록 댓글 6

건방진 여우 대왕

 

어느 숲속에 도를 닦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왕이 되는 길에 대한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왕이란 한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이므로 갖추어할 덕목이 있다. 우선은 나라를 통치하고 백성들을 지배하려면 배짱과 용기가 세어야 하고, 누구와 대적하더라고 물러서지 않고 억누를 수 있는 자신감이 있어야 하고......”

그가 큰 소리로 책을 읽을 때 마침 나무 뒤에 있는 여우 한 마리가 그 소리를 들었습니다.

“거, 듣고 보니 왕이 되는 일이 어려운 일도 아니군. 힘과 배짱과 용기와 자신감만 있으면 왕이 될 수 있다고?”

나머지 구절은 듣지도 않고 여우는 속으로 만세를 불렀습니다.

“좋아. 그 정도라면 나도 충분히 왕이 될 수 있어. 이제부처 이 숲속나라 짐승의 왕이 되어야지.”

여우는 어디론가 펄쩍펄쩍 뛰어갔습니다.

그 때 동굴에서 나온 늙은 여우 한마리가 비척비척하며 그의 앞을 지나갔습니다.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이 걸음걸이가 비틀거렸습니다.

‘옳거니, 저 놈부터 항복을 받자.’

여우는 늙은 여우 앞을 가로 막아서며 이빨을 으르렁거렸습니다.

늙은 여우는 깜짝 놀라 뒤로 몇 걸음 물러갔습니다.

“무슨 이유로 나를 잡아먹으려고 하느냐?”

늙은 여우가 벌벌 떨면서 말했습니다.

“나는 이 숲의 왕이다. 그린데 너는 감히 왕도 알아보지 못하고 그냥 지나가려고 했지 않느냐? 이 무례한 놈아, 그래서 너를 잡아먹으려고 하는 거다.”

“아이구, 대왕님, 참으로 죄송합니다. 형상이 보통 여우와 별로 다른 점이 없어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저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그러면 그 은혜를 잊지 않고 끝까지 대왕님을 보좌하겠습니다.”

“좋아, 너를 살려 줄 테니 이제부터는 내 말에 절대 복종하여야 한다. 알았느냐?”

“예. 대왕님. 살려주신다니 정말로 고맙습니다. 앞으로는 시키는 대로 모두 하겠습니다.”

이렇게 하여 자칭 짐승의 왕이 된 여우는 늙은 여우를 앞세우고 의기양양하게 걸어갔습니다.

“대왕님, 사람은 임금이 되면 보석으로 장식한 관을 쓰고 용포를 입습니다. 대왕님께서도 무엇인가 보통 짐승들과 다른 점이 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늙은 여우가 아첨하는 말투로 손을 슥슥 비비며 말했습니다.

“듣고 보니 과연 네 말이 옳다.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

“으음.......예, 좋은 수가 있습니다. 인간들은 죽으면 관을 씌우고 누런 삼베옷을 입혀 파묻습니다. 금방 죽은 인간의 무덤을 파서 그가 쓰던 갓을 벗겨서 쓰고, 그가 입었던 옷을 벗겨서 입으면 모양이 아주 훌륭해 보일 것입니다.”

“참 좋은 생각이야. 그대는 내 맘에 꼭 드는 말만 골라서 하는군. 앞으로 총리대신을 삼아야겠어.”

“감사합니다. 대왕님.”

여우들은 곧 공동묘지로 가서 만든 지 얼마 되지 않는 무덤을 파헤치고 갓과 옷을 꺼내 입었습니다.

“어떠냐? 이 정도면 왕의 복장으로 손색이 없지?”

“그렇습니다. 저기 냇물이 있으니까 한 번 비춰보십시오.”

늙은 여우가 근처에 있는 냇물 웅덩이로 데리고 갔습니다.

“허허.......정말 천하일품이구나. 과연 짐승들의 왕이 될 만하군.”

그 때 마침 젊은 여우 한 마리가 지나갔습니다.

“네 이놈, 당장에 거기 서지 못할까?”

젊은 여우는 이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쳐다보았습니다.

“나는 이 나라 왕이다. 어찌 젊은 녀석이 예의도 차리지 않고 그냥 지나가느냐?” 젊은 여우가 돌아보니 이상한 차림의 여우가 소리를 지르고 있었습니다.

“뭘 하고 있는 게야? 대왕마마이시다.”

옆에 있던 늙은 여우가 젊은 여우의 엉덩이를 냅다 찼습니다.

“어이쿠. 몰라보아서 죄송합니다.”

젊은 여우가 재빨리 일어나 무릎을 꿇었습니다.

여우는 늙은 여우, 젊은 여우를 양쪽 옆에 거느리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가는 길에 만나 다른 여우와 토끼, 살쾡이, 사슴, 늑대, 다람쥐 등을 모두 항복시켜 부하로 삼았습니다.

이제는 그 수가 엄청나게 불어났습니다.

가는 길에 코끼리를 만났습니다.

“여봐라. 저 코끼리를 내 부하로 삼을 터이니 너희들은 저 놈을 포위하라. 내가 항복을 받으리라.”

“코끼리는 덩치도 크고 힘이 세어서 곤란하지 않겠습니까?” (다음에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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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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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이슬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8.31 감사합니다.
  • 작성자법안(法眼) | 작성시간 14.08.29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이슬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8.31 행복하십시오.
  • 작성자修行心 | 작성시간 14.08.29 갈수록 욕심이 많아지는 여우...
    마음이 조마조마 합니다.
    다음편을 기대해 봅니다...
  • 답댓글 작성자이슬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8.31 곧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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