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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불교방

건방진 여우 대왕 3

작성자이슬기|작성시간14.09.04|조회수62 목록 댓글 6

다음 날이었습니다.

여우 왕은 아침 일찍 코끼리 위에 올라앉아 맹수부대를 지휘하며 대궐을 향했습니다.

‘사자가 맨 앞에 서서 소리 지르는 일만 제발 하지 말아달라고? 킬킬. 오늘 전쟁은 이미 우리의 승리나 다름없다. 그럼 나는 제일 먼저 공주를 이 앞에 태우고.......데리고 숲속으로 와서는 잔치를 하는 거야. 히히히.......’

여우 왕은 자신이 타고 가는 코끼리 앞자리에 미리 만들어 놓은 공주 자리를 가리키며 속으로 웃었습니다.

이윽고 대궐이 보였습니다.

대궐 쪽에도 말과 코끼리를 앞세운 병사들이 집결해있었습니다.

여우 왕은 사자들을 제일 앞에 세웠습니다.

“너희들도 들었지? 전쟁이 시작되면 너희들은 제일 앞장서서 큰 소리를 질러서 저들의 기를 꺾어 놓아라. 알았느냐?” “예, 염려 마십시오. 대왕.”

사자들은 이렇게 대답하면 제일 먼저 앞장을 섰습니다.

대궐이 가까워졌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항복을 하고, 공주만 보내준다면 전쟁을 중지하고 돌아가리라.”

여우 왕은 횐 코끼리를 타고 대궐을 향해 소리쳤습니다.

“절대로 그럴 리가 없다. 너야말로 싸움을 중지하고 돌아가면 목숨은 구할 수 있을 것이다. 돌아가라!”

왕도 초조한 표정으로 소리쳤습니다.

“좋다. 시작하라!”

여우가 들고 있던 지휘봉을 높이 쳐들었습니다.

둥둥둥.

양쪽 진영에서 북소리가 전쟁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그와 동시에 여우 왕 쪽의 사자들이 일제히 소리를 질렀습니다.

어흥. 으르르릉.

수 백 마리의 사자가 동시에 질러대는 소리에 하늘과 땅이 두 쪽으로 갈라질 듯 요란했습니다.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사자들이 외치는 소리를 처음 듣고 깜짝 놀란 것은 바로 여우 왕을 태운 흰 코끼리였습니다.

크르르릉.

깜짝 놀란 코끼리는 비명을 지르면서 공중으로 펄쩍 뛰어 올랐습니다.

이건 여우 왕도 생각하지 못한 뜻밖의 일이었습니다.

코끼리가 펄쩍 뛰는 바람에 전혀 대비를 하지 않고 있던 여우 왕이 그 자리에 떨어져 굴렀습니다.

깜짝 놀란 코끼리가 마구 돌아다니는 바람에 여우 왕은 코끼리에게 짓밟혔습니다. 여우 왕이 코끼리 등에서 떨어지자 맹수부대는 더 이상 싸울 생각을 하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멍청한 것, 내 그러니까 뭐라고 그랬더냐? 사자가 제일 먼저 소리를 지르면 안 된다고 했지 않더냐? 여우라면 여우답게 처신을 해야지, 어디 남의 시체에서 벗겨낸 옷을 입고 왕 행세냐? 게다가 감히 사람을 아내로 삼겠다고 욕심을 부렸으니.......”

여우에게 다가간 젊은 대신이 여우의 엉덩이를 발로 툭 차면서 말했습니다.

“속았다, 분하다.......너 때문에 그 동안 이루어 놓은 것이 하루아침에 연기처럼 날아가다니........”

여우가 이를 빠드득 갈면서 숨을 거두었습니다.

“그대가 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해냈구나. 자네는 영웅이야.”

대왕이 직접 대신의 손을 잡아주면서 치하를 했습니다.

“그대는 이렇게 될 줄을 어떻게 미리 알고 있었나?”

“예, 원래 이 나라 코끼리들은 성질이 순하여 사자 같은 동물들이 소리를 지르면 깜짝 놀라 뒤로 나자빠집니다. 그러니 사자들이 한꺼번에 소리를 지르면 우리 진영에 있는 코끼리들보다 여우가 타고 있던 코끼리가 더 먼저 깜짝 놀라게 되겠지요.”

“그대의 지혜는 정말 대단하구나. 그대야말로 우리 공주의 짝이 되기에 충분하구나. 내 마땅히 사위로 삼겠노라.”

왕의 말이 끝나자마자 저쪽에서 공주가 활짝 웃으며 달려왔습니다.

“만세!”

“만세!”

“젊은 대신 만세!”

“공주마마 만세!”

여기저기에서 만세 소리가 하늘을 찌를 듯이 요란했습니다.

“허허허.......오늘은 아주 경사스런 날이로구나. 이런 날 잔치를 벌이지 않으면 언제 벌이겠느냐?”

왕의 명령에 따라 대궐에서는 흥겨운 잔치가 벌어졌습니다.

만세 소리, 흥겨운 노래 소리가 밤새도록 계속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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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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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이슬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9.06 감사합니다.
    즐거운 추석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 작성자염화미소 | 작성시간 14.09.04 즐감하고 갑니다..
    지혜가 제일 인가봅니다..
    감사합니다_()_
  • 답댓글 작성자이슬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9.06 부처님께서도 강조하셨죠.
    지혜있는 사람은 어떤 일이 있어도 헤쳐나간다고요.
  • 작성자修行心 | 작성시간 14.09.05 너무 건방진 많은 여우...
    잘 읽었습니다.
    다음 작품을 기대해 봅니다.
    고맙습니다.
  • 답댓글 작성자이슬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4.09.06 감사합니다.
    곧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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