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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불교방

도깨비와 봄바람 2

작성자이슬기|작성시간14.09.13|조회수102 목록 댓글 3

 

"봄바람이 뭔지도 모르다니......."

아기 봄바람은 투덜거리며 물레방아가 있는 쪽으로 갔습니다. 물레방아에도 두꺼운 고드름이 덮여 있었습니다.

"냇물이 이렇게 얼어 있으면 어떻게 해요? 흐르면서 물레방아도 돌리고 송사리도 키워야지."

하지만 얼음은 너무 꽁꽁 얼어 있어서 말도 못했습니다.

저녁때가 되었습니다.

나들이 갔던 도깨비가 발소리를 쿵쿵 내면서 돌아왔습니다.

씽---.

씨잉---.

도깨비가 가까이 오자 찬바람이 엄청나게 큰 힘으로 불어왔습니다.

"엄마야!"

아기 봄바람도 도깨비의 콧바람에 날려 내동댕이쳐지고 말았습니다.

"아이쿠 엉덩이야! 이렇게 차고 센 바람은 처음 봤네. 이러니까 여기서는 봄이 뭔지 잠에서 깨어나는 게 뭔지도 모르지."

아기 봄바람이 도깨비 마을을 빠져 나오면서 툴툴거렸습니다.

며칠이 지났습니다.

봄의 마을로 돌아온 아기 봄바람은 도깨비 마을에 사는 친구들이 불쌍해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봄을 모르고 살다니 너무 불쌍해. 좋은 수가 없을까?'

곰곰이 생각하던 아기 봄바람의 머리 속에는 마침내 좋은 생각을 떠올랐습니다.

"도깨비의 뱃속에 꽃씨를 심어주자. 그러면 도깨비의 뱃속에서 꽃씨가 싹을 틔우고, 그 싹이 자라서 꽃을 피우고, 그러면 코에서 찬바람 대신 꽃바람이 나올 거야."

아기 봄바람은 다른 봄바람들에게 도와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봄바람들은 선뜻 그 일을 도와주겠다고 나섰습니다.

봄바람들은 곧 들판으로 날아다니며 꽃씨를 모았습니다.

꽃씨를 모은 봄바람들은 도깨비 마을로 날아갔습니다.

도깨비의 콧바람은 여전히 세게 불고 있었습니다.

씽---.

위잉----.

그럴 때마다 봄바람은 멀리 날아가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졌습니다.

“아유, 추워!”

“이러다가는 내 몸이 전부 얼어버릴 것 같아.”

쓰러졌던 봄바람은 다시 일어나 도깨비를 향해 날아갔어요.

씽----.

쌩----.

봄바람들은 도깨비의 콧바람을 쉽게 뚫고 들어갈 수가 없었어요.

“난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우리 봄의 마을로 돌아갈까 봐.”

온몸이 시퍼렇게 멍이 들어서 울상을 짓는 봄바람도 있었습니다.

"아냐, 포기하면 안 돼! 우리는 할 수 있어. 조금 더, 조금만 더 해 보자."

내동댕이쳐졌던 봄바람들은 다시 일어났어요.

그러나 봄바람들은 도깨비의 찬 콧바람에 계속 내동댕이쳐졌습니다.

"알았다. 무작정 들어갈 것이 아니라 도깨비가 숨을 들이마실 때를 기다렸다가 빨려 들어가는 거야."

몇 번이고 내동댕이쳐졌던 아기 봄바람은 마침내 그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봄바람들은 아기 봄바람 말처럼 도깨비가 숨을 들이쉴 때를 기다렸다가 도깨비의 코 속으로 들어갈 수가 있었습니다.

"야! 드디어 성공이다!"

마침내 도깨비의 코를 통해 뱃속까지 들어간 봄바람들은 만세를 불렀습니다. 봄바람들은 도깨비의 뱃속에 꽃씨를 심었습니다.

그리고 싹이 트도록 따스한 입김을 불어 주었습니다.

드디어 꽃씨에서 싹이 텄습니다.

봄바람들의 따스한 입김을 마시면서 새싹은 무럭무럭 잘 자랐습니다.

몇 달 후, 마침내 도깨비 뱃속에는 크고 탐스런 꽃들이 활짝 피었습니다.

도깨비가 숨을 쉴 때마다 꽃향기가 솔솔 실려 나왔습니다.

꽃향기가 실린 도깨비의 콧바람은 아주 따스하고 부드러웠습니다.

콧바람은 꽃바람으로 바뀌어 사방으로 흩어졌습니다.

그러자 산언덕에 덮였던 눈이 녹고 꽁꽁 얼었던 냇물도 풀렸습니다. 냇물 속에서 잠자고 있던 붕어, 송사리 같은 물고기들이 헤엄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물레방아도 힘찬 소리를 내면서 돌았습니다.

땅에서는 새싹이 돋고 꽃도 피었습니다. 새들도 날아오고 나비도 찾아왔습니다.

"흠, 흠, 흠. 이상하다! 세상이 왜 이렇게 변했을까?"

도깨비는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도깨비는 아직 그 이유를 모르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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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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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법안(法眼) | 작성시간 14.09.13 ()
    나무아미타불
    감사합니다.
  • 작성자修行心 | 작성시간 14.09.13 아~다행이네요...
    잘 읽고 갑니다.
    고맙습니다..._()_
  • 작성자염화미소 | 작성시간 14.09.14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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