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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불교방

[동화]임금님과 신기료 장수

작성자이슬기|작성시간18.02.18|조회수125 목록 댓글 2

 임금님과 신기료 장수

 

늘 자신의 처지를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신기료장수가 있었습니다.

“어휴, 힘들어. 어떻게 하면 이 짓을 안 하고도 편안하게 살 수 있을까?”

그는 신을 꿰매면서도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얏! 에구, 손이야. 날마다 바늘과 송곳에 찔려가면서 이 더러운 가죽 냄새를 맡고 살아야 하다니, 에구, 내 신세야. 에구, 힘들어.”

그는 자기가 하는 일에 한 번도 만족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어느 날 대궐에 사는 임금님이 일반 백성들이 입는 옷으로 갈아입고 거리로 나섰습니다. 그는 가끔 아무도 몰래 대궐에서 빠져 나와 백성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살피곤 했습니다. 벼슬아치 중에서 백성들에게 원성을 듣는 사람은 없는가도 알아보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백성들은 몰래 도와주기도 했습니다.

그는 우연히 신기료장수가 신 깁는 가게 앞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그 때에도 신기료장수는 불평을 하고 있었습니다.

“에구, 허리야. 이제는 밤이 되니까 잘 보이지도 않는군. 이런 짓을 않고도 좀 편안하게 살아봤으면 소원이 없겠네.”

신기료장수의 불평을 들은 임금님은 슬그머니 가게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물었습니다.

“영감님은 지금 하시는 일이 몹시 힘드시나 보군요.”

“보면 모르시우. 정말 죽지 못해 이 짓을 하고 있지.”

“그럼, 영감님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하시우?”

“그야, 나라에서 최고 어른이신 임금님이시겠지요.”

앞에 있는 사람이 임금님인줄 알 리가 없는 신기료장수가 대답했습니다.

“그래요? 왜 임금이 가장 편하고 행복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아, 생각해 보시우. 가장 넓은 집에 살면서 수많은 신하, 병사, 시녀들의 시중을 받으며 살고 있지 않소. 밥 가져 오너라 하면 밥 가져오고, 술 가져 오너라 하면 술 가져오고.......얼마나 편안하겠소. 말 한 마디면 모두 다 척척 대령인데.”

“그래요?”

임금님은 잠시 뭔가 생각을 하더니 그에게 술을 사주어 취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병사들을 시켜 그를 대궐로 데려가게 했습니다. 그리고는 임금님이 입는 옷을 입혀서 침대에 눕혀 두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난 신기료장수는 깜짝 놀랐습니다.

‘이크! 아니, 내가 왜 이런 옷을 입고 여기에 와 있나?’

신기료장수가 몸에 걸쳐진 옷을 이리 저리 살피면서 이렇게 중얼거리고 있는데 신하들이 찾아 와서 나랏일을 물었습니다.

“상감마마. 북쪽 지방에 외적이 쳐들어 왔는데 어쩌고, 저쩌고.......”

“마마, 남쪽 지방에는 가뭄이 들어서 어쩌고, 저쩌고........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어서 대답을 해 주시옵소서.”

그러나, 무슨 말인지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행동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디를 가고 싶어도 마음대로 갈 수도 없었습니다.

며칠을 그렇게 하고 나니까 도무지 불편하기만 했습니다.

기름진 음식이 나왔지만 맛이 없었습니다. 비단 옷은 걸거치기만 했고, 비단 이불에 으리으리한 침대도 불편하기만 했습니다.

‘이상해, 내가 왜 임금 옷을 입고 사람들이 나를 상감마마라고 부르게 되었는지.......나는 임금이 아니야. 신기료장수라구.’

신기료장수는 하는 수 없이 신하들에게 사실을 털어놓았습니다.

“나는 신기료장수인데, 내가 왜 임금이 되어 여기에 있게 되었을까요?”

그러자 신하들이 대답했습니다.

“아이쿠, 상감마마,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십니까? 아마 신기료장수가 되어 있는 꿈을 꾸신 게지요.”

그러면서 신하들은 계속 모르는 말만 지껄였습니다.

‘아, 미치겠네. 임금 자리도 편안한 게 아니구나. 마음대로 먹을 수 있고, 마음대로 굴러다닐 수 있는 신기료장수가 차라리 훨씬 편하다.’

며칠이 지났습니다.

진짜 임금님은 신하들에게 시켜서 술을 먹여 취하게 했습니다.

그리고는 원래 그의 집으로 데려다 주도록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난 신기료장수는 또 한 번 깜짝 놀랐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전처럼 자기의 일에 대해 불평불만을 하지 않았습니다.

며칠 뒤에 임금님이 다시 그 집으로 가보았습니다.

“어이쿠, 어서 오시오. 얼마 전에 당신이 사준 술을 먹고 잠이 들었다가 꿈을 꾸었는데 임금이 되는 꿈을 꾸었지 뭐요. 그런데, 임금 자리도 편하지 않더라구요. 먹을 걸 마음대로 먹을 수 있나,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있나? 이 신 깁는 일이 훨씬 편하고 좋더라구요.”

임금님이 빙그레 웃으며 그 집을 나왔습니다.

뒤에서 신기료장수가 소리쳤습니다.

“당신도 꿈을 꾸더라도 임금이 되는 꿈은 꾸지 마시오. 임금, 그거, 진짜 힘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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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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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지혜의 숲 | 작성시간 18.02.18 ()
  • 작성자구름과물 | 작성시간 18.02.18 감사합니다
    성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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