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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불교방

[동화]열매야, 나오너라 .2

작성자이슬기|작성시간18.12.09|조회수115 목록 댓글 1


열매야, 나오너라 2

다음 날부터 수행자는 젊은이에게 주문을 가르쳐주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이 주문을 외우기 전에 마음의 자세부터 갖추어야 한다.”

명심하겠습니다.”

우선 이 주문으로 돈을 벌거나 이 주문을 이용해서 권력자들과 가까이 해서는 안 된다.”

.”

정도 이상으로 주문을 외어 과일을 따면 안 된다.”

, 스승님.”

다음으로 누가 너에게 네 스승이 누구냐고 물을 때에는 반드시 내 이름을 대어야 한다.”

제가 감히 어떻게 스승님 이름을 숨기겠습니까. 누가 묻더라도 나는 스승님에게 배웠다고 당당하게 말하겠습니다.”

만일 이 중에 한 가지라도 어기면 그 때에는 주문의 효과가 사라진다.”

정말 명심하겠습니다.”

수행자는 젊은이에게 주문을 가르쳐 주기 시작했습니다.

그 동안 열심히 학문을 익혀서 그런지 젊은이는 곧 주문을 외울 수 있었습니다.

대단하구나. 나를 찾아왔던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중도에서 실패하고 돌아갔는데 너는 정말 집념이 대단하구나. , 따라오너라.”

수행자는 한 겨울 눈보라가 씽씽 휘날리는 숲속으로 젊은이를 데리고 갔습니다.

어디 한 번 외어보아라.”

수행자의 명을 받은 젊은이가 지금까지 배운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수리수리 마하수리.......열매야, 나오너라.”

그러자 정말로 신기한 일이 눈앞에서 벌어졌습니다.

수행자가 하는 것과 같이 잎이 돋아나고, 꽃이 피고, 열매가 익어가고........

스승님, 성공입니다. 정말 성공입니다. 감사합니다.”

젊은이는 감격해서 엉엉 울었습니다.

그래, 너는 오늘부터 세상에서 둘도 없는 주문을 얻었다. 이로써 너는 막대한 재산도 얻을 것이요, 이름도 세상에 크게 날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처음 시작하기 전에 가르쳐 준 그 약속은 절대로 따라야 한다. 잊지 마라.”

젊은이는 수행자에게 인사를 하고 떠났습니다.

그는 왕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는 바라나시의 수도로 들어갔습니다.

그는 거기서 열매를 팔아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왕의 동산의 정원지기가 시장에 나갔다가 그에게서 열매를 몇 개 샀습니다.

한 겨울에 나무 열매라니, 이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는 곧 그 열매를 왕에게 바쳤습니다.

오호. 한 겨울에 금방 딴 싱싱한 과일이 어디에 있더냐?”

과일을 먹어 본 왕이 놀라서 물었습니다.

대왕님, 어떤 젊은 사내가 팔고 있기에 샀습니다.”

당장에 그를 데리고 오너라.”

정원 지기는 당장에 시장으로 나가서 젊은이를 데리고 대궐로 들어갔습니다.

너는 지금이 제 철도 아닌데 어디서 이런 빛깔도 향기도 맛도 모두 좋은 열매를 얻을 수 있느냐?”

대왕님, 저는 과일을 마련할 수 있는 주문을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완전히 그 주문의 힘으로 마련하는 것입니다.”

그게 정말이냐? 그렇다면 너는 대궐에서 머물면서 날마다 나를 위해 과일을 갖고 올 수 있겠느냐?”

마마께서 원하신다면 얼마든지 마련해 드리겠습니다.”

그날부터 젊은이는 대궐에서 남아 왕에게 바칠 과일을 마련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나는 아직도 네 말이 믿어지지 않는구나. 어떻게 주문을 외우면 한겨울에 그렇게 맛있고 싱싱한 과일을 얻을 수 있단 말이냐? 그 주문의 힘을 나에게 보여줄 수 있겠느냐?”

좋습니다. 대왕님, 내일 동산으로 가서 보여드리겠습니다.”

다음 날이었습니다.

젊은이가 주문을 보여준다고 하니까 왕뿐만이 아니고 왕비, 대신들, 시녀들, 병사들 수백 명이 그 뒤를 따랐습니다.

동산에 도착한 왕은 마련해 놓은 옥좌 위에 앉았습니다.

드디어 젊은이는 평소에 하던 것처럼 나무와 일곱 걸음 떨어진 곳에 서더니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나무에 물을 주는 일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여러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나무는 기적을 일으켰습니다.

잎이 돋아서 자라나더니 꽃이 피고, 꽃이 진 자리에서 열매가 맺히고 익어가는 일이 단 몇 시간 내에 모두 이루어진 것입니다.

“........수리수리 마하수리.......열매야, 나오너라.”

마지막에 먹음직한 큰 열매들이 우박처럼 우르르 떨어지는 것을 본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면서 박수를 했습니다.

왕이 물었습니다.

젊은이여, 그처럼 세상에 둘도 없는 신비한 주문을 누가 너에게 가르쳐 주었느냐?”

그 때 젊은이는 얼른 생각을 했습니다.

스승은 천민 마을에 살고 있는 수행자였다. 만약에 그에게 배웠다고 말하면 남들이 나를 업신여길지 모른다. 나는 이제 주문을 완전히 익히고 있으니까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명성이 높은 스승의 이름을 대자. 그래야 내 위신이 높아질 수 있으니까.’

,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명성이 높은 스승에게서 배웠습니다.”

그는 아무런 죄의식도 없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스승과의 약속을 어기고 그를 배반한 것입니다

그 순간 주문의 힘은 사라졌습니다.

다음 날이었습니다.

오늘도 과일이 먹고 싶구나. 함께 동산으로 나가자.”

, 모시겠습니다.”

젊은이는 왕과 함께 대궐 숲 동산으로 나갔습니다. 다른 날처럼 많은 사람들이 뒤를 따랐습니다.

시작하라.”

왕은 동산에 마련된 옥좌 위에 앉아서 명령을 내렸습니다.

젊은이는 명령을 받고 곧 나무 가까이 가서 주문을 시작했습니다.

“........수리수리 마하수리.......열매야, 나오너라.”

그러나 주문의 힘은 효력이 없었습니다. 아무리 열매 나오라고 외쳐도 열매는커녕 잎눈하나 변하지 않았습니다.

. 이럴 수가........내가 미쳤지. 스승님과 그렇게 약속을 해 놓고, 엉뚱한 사람을 둘러댔으니.......이를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인가?’

젊은이는 새빨개진 얼굴로 쩔쩔 맸습니다.

모인 사람들이 웅성거렸습니다.

왜 그러느냐? 어제까지만 해도 그렇게 많은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리더니 오늘은 왜 나무에 전혀 변화가 없는 게야?”

왕이 물었습니다.

“.........”

젊은이는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고 머뭇거렸습니다.

뭐가 잘못 되었느냐?”

왕이 재차 물었습니다.

만일 내가 사실대로 말했다가는 왕은 크게 진노할 것이다. 일단 오늘은 거짓말로 둘러대자.’

저어, 마마. 오늘은 일진이 맞지 않는가 봅니다. 다음으로 미루는 것이 어떠실지요?”

젊은이의 목소리는 자기도 모르게 떨렸습니다.

일진이 맞지 않는다? 주문에 그런 것도 있더냐?”

왕이 젊은이의 얼굴을 뚫어질 듯이 바라보며 물었습니다.

“........”

자네, 똑바로 말해 보게. 내 생각에는 일진 같은 게 아닌 것 같아.”

, 그래, 더 이상 왕을 속일 수는 없구나. 사실대로 털어놓자.’

젊은이는 하는 수 없이 사실대로 털어놓았습니다.

참으로 멍청한 인간이로다. 스승의 출신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내가 가르침을 받았으면 그의 신분이 높고 낮음이 무슨 상관이냐? 그래, 그 정도 약속도 못 지켜 세상에 둘도 없는 보물을 얻을 수 있는 주문을 무효로 만든단 말이냐?”

왕은 화를 버럭 내면서 젊은이의 엉덩이를 힘껏 걷어찼습니다.

젊은이는 그대로 털썩 주저앉았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대왕마마.”

이 놈을 더 이상 대궐에 머물게 할 수는 없다. 곤장 오십 대만 쳐서 내쫓아라. 이전 스승에게 가서 다시 주문을 배워오기 전에는 대궐 안으로 한 발짝도 들여놓지 못하게 하라.”

젊은이는 곤장을 맞고 대궐에서 쫓겨났습니다.

대궐에서 쫓겨난 그는 이제 갈 곳이 없었습니다.

그는 다시 어슬렁어슬렁 스승의 집으로 찾아갔습니다.

가서 손이 발이 되도록 빌면서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고 해 보자. 스승님께서는 마음씨가 좋으시니까 어쩌면 용서해 주실지 몰라.’

그가 마을로 찾아들어오고 있는 것을 수행자는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여보, 내가 뭐라고 했소. 저 자는 마음바탕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서 안 된다고 했었지?”

수행자가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스승님, 그 동안 안녕하셨습니까?”

그는 조심스런 표정으로 공손히 인사를 하고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 재주라면 지금 쯤 잘 먹고 잘 살 텐데 왜 다시 찾아 왔는가?”

스승님, 잘못했습니다. 저는 약속을 어기고 스승님을 배반했습니다. 그래서 주문의 효과는 사라지고 왕에게 벌을 받고 쫓겨났습니다. 스승님, 제가 다시는 그런 짓 안 할 테니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십시오.”

젊은이가 처량한 눈빛으로 애원을 했습니다.

자네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내 재주로는 한 번 잃어버린 그 주문의 효력을 다시 살릴 수가 없네. 안 됐지만 나가 주게.”

수행자는 고개를 가로 저었습니다.

스승님.”

그런 재주가 없다는 데도........”

젊은이는 하는 수 없이 집에서 나왔습니다.

이런 멍청이, 이런 바보........단 한 순간의 실수로 그렇게 귀중한 재주를 잃다니.......이런 머리로, 이런 인격으로 살아서 뭐 하겠어?”

젊은이는 엉엉 울면서 산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후 젊은이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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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초련1 | 작성시간 20.01.24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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